감독 이창동 배우 전도연 / 송강호 / 조영진 / 김영재 장르 드라마 / 멜로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42 분 개봉 2007-05-23 국가 한국 20자평 평점 : 7.29/10 (참여 214명)
간만에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영화를 보았다.
카메라는 전도연의 주변 반경 2 M 내에서 맴돌거나 전도연의 시점에서 촬영되었다.
늘 그렇지만 송강호의 연기는 현실과도 같기 때문에, 영화는 극적 이라기보단, 현실과도 같았다.
거두 절미하고... 같이 본 친구중 하나는 '또라이 영화'라고 표현했다. 그 친구는 믿음이 엄청 강한 친구였다.(예전에 내가 종교에 대해 의문을 갖고 토론을 하다가..친구가 울어 버릴 정도로 -_-;) 이 영화에 대해서 기독교에 대한 시선을 빼어 놓을 수 없다.
처음에는 종교에 대한 시선이 들어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전도연 - 송강호 의 멜로 영화 인줄 알았음..)
** 용서 **
1. 전도연의 용서
아들을 잃고난 후, 처음부터 전도연은 뒤틀린 믿음을 시작했다. 아들이 사라진 상처를 닦지도 않은 손으로 애써 뭉개고 짓물러서 상처가 곪은 것 처럼, 언뜻 보이기에 그녀는 치유된 것 같았고, 그녀 역시 치유되길 바랐다.(나는 '처음부터' 뒤틀린 믿음을 시작했다고 생각했지만 기독교친구는 믿음을 가졌다, 안가졌다 했다고 보았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의 그녀는 항상 밝은 모습으로 현실을 도피 하려 했다. 그러다 혼자만 남게될 때의 그녀는 원래의 신애로 돌아 왔다. 집에서 혼자 남았을 때 떠오르는 아들 생각에, 눈물이 솟구 친다. 주기도문을 외워 보지만 맘을 진정 시킬 수 없었다. 애써 맘에 못처럼 버젓이 박혀 있는 아들이 지워지질 않는다.
또한 유괴범의 딸이 폭행을 당하고 있을 때, 그녀는 그것을 모른 척 지나쳐 버렸다. (뒤틀린 믿음(용서)이 가장 노골적으로 표현된게 아닐까 싶었음..)
유괴범을 '용서해주러' 교도소에 갔을 때도, 처음부터 그녀는 그녀의 용서에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유괴범과 눈을 제대로 마추지 못하였으며, 이미 자신은 하나님으로 부터 용서 받았노라고 말하는 유괴범을 보며 그녀는 분노를 삭히지 못하고 만다.
끝까지도 신애는 유괴범을 용서치 못한다. 머리를 자르러 들어간 미장원에서 신애에게 인사를 하는 유괴범의 딸아이를 보며, 애써 침착해 하며 상황을 넘겨 보려 하지만, 머리를 자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미장원을 뛰쳐 나간다.
2. 유괴범이 하나님으로 받은 용서.
비 기독교인으로써 이해가 안 가는게 있다. 정말 이 사람이 하나님으로 부터 용서를 받았을 까 하는 점이다. 그저, 자신이 했던 끔찍한 범죄를 '하나님의 용서'라는 점 하나로 덮어 버리고 꽁꽁 묶어 버리고 싶었던 건 아닐까. 그 사람은 진심으로 회개한 것일까..? '하나님의 용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유괴범과 유괴범에게 살인당한 아이를 둔 엄마가 동일선상에 오를 수 있단 말인가..(-> 이 부분에서 신애가 가장 분통 터진게 아닐까 싶음)
3. 유괴범의 딸이 구한(구하고자 한) 용서.
가장 진실된 용서가 아니었나 싶다. 신애를 보며 어렵게 다가가서 머리를 만지다... 힘겹게 '안녕하세요'를 말하며 눈시울이 빨개지는 아이. 신애의 비어있는 질문과도 같은 말(겉치레)에 공부는 체질에 안 맞아서 교도소에서 미용기술을 배웠다며 진심으로 신애를 대했다. 신애가 준을 찾아 헤매며 고생할 때, 준의 피아노를 기웃 거리며 어떻게든 진실을 알리고 싶었던 아이..
분명 자신이 폭행 당하고 있던 것을 신애가 보았는데도 그냥 지나친 신애를 용서하고(물론 자신이 신애에 있어 유괴범의 딸이긴 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딸은 유괴범이 아니다.) 그런 신애에게 끝까지 용서를 구하고자 해었던, 영화내에서 가장 진실된 사람이 아니었다 싶었다.
** 김사장(송강호) ** 김사장은 신애의 처음과 끝을 같이 하는 인물이다. 신애가 처음 왔을 때 부터, 뒤틀린 믿음을 가졌을 때, 병원에서 퇴원할 때 역시 신애를 신애일 수 있게 해 주었다. 자신은 치유 됬노라고 말하는 신애는 유독 김사장에게만 처음처럼 쌀쌀 맞은 모습을 보인다. 이모습 마치 신앙을 접하지 않았을 때의 자신을 완전히 놓아버리지 않았다는 것처럼 보였다. 본래의 그녀로 돌아가고 난 후에도 김사장과의 약속을 가벼이 여기고 막 대하는 그녀를 보며, 김사장이 어쩌면 그녀 생에 마지막 생명줄과도 같은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 영화가 건들기 힘든 부분을 깊게 들어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나와 비슷한 시선이어서 그런가..;) 다만.......앞에서 두번째 줄에 앉은 사람이 고개를 쳐들고 보기엔 너무 긴 시간이 아니었나 싶은...(이건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참고로 기독교를 믿는 친구는 '그 놈 목소리' '우행시'등을 비벼 놓은 뻔하고 재미없는 또라이 영화라고 말하긴 했다.. 그런 친구를 보며..역시 기독교는 내 체질이 아닌가부다..싶었다.;
p.s - 영화에 박찬욱 감독의 형님이 등장하는 것 같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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