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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울어주고.싶은.. 밀양
milky413 2007-05-28 오후 4:26:01 1129   [3]

영화를.보고.난.후.한동안은.얼얼했다.

그리고나서.드는.생각은.

전도연이.이렇게.연기를.잘하는.배우였나..?

 

영화.개봉전부터.이.영화는.여러모로.이슈였다.

이창동감독의.복귀작이자.

송강호, 전도연이라는 배우의 만남이자

칸 영화제에서의 부름이.

이 영화를 보기전부터 이미 보고싶은 영화로 만들었다.

 

사실 영화제에서 초청받는 영화는

우리나라 관객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영화의 예술성과 디테일한 연기에 초점을 맞춰

평가하는 영화제이니 만큼 스팩타클한 액션과

화려한 미장센을 원하는 관객들의 입맛에는

안맞을 수밖에 없다.

 

이 영화도 역시. 아마도. 관객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클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래딧이 올라갈 때 관객들의

뭔가 모를 아쉬움의 탄성을, 난 얼얼함과 먹먹함 속에서

희미하게 들었던 걸 기억한다.

아마도 캐리비안의 해적에 맞서 흥행을 거두기엔 조금

역부족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보고난 후에도 가슴이 먹먹하고

애잔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보고 나서 집으로 걸어오는 내내

주변의 차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신애는 아들을 데리고 밀양으로 내려온다.

그녀의 캐릭터는 무척이나 디테일하고 섬세했다.

아픔을 갖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 내려와 있다면, 누구라도

그녀에게 동정의 손길을 내밀었을 것이다.

그녀는 이미 그걸 알았다는 듯, '나 불행하지 않아요'라고

애써 태연한 척 한다.

마음을 열고 환하게 웃는 듯 하지만 주변사람들의 따뜻한 손길에는

이내 마음을 닫아버린다.

'난 눈에 보이는 것도 잘 안 믿어요'라는 그녀의 말에서

이미 그녀는 마음을 닫고 껍데기로만 사람들을 대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종찬.

그는 참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신애의 아픔을 자상하게 보듬어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의 사랑으로 그녀를 항상 보살펴준다.

신애에게 제대로 고백 한번 하지 않지만,, 그저 바라만 보지만,

그녀에 대한 마음은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어디에도 전도연과 송강호는 없었다.

배우가 이만큼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시선 하나, 섬세한 말투, 손짓 하나 까지도 신애와 종찬이

있을 뿐이었다.

나에겐 내용 어디에도 신애와의 공감대를 형성할 무엇도 없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가끔을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었고

또 가끔은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특히 그녀가 아들을 잃고 기독교에 상처를 치유받을 때엔,

개인적으로 무신론자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종교 영화도 아닌데 왜이래 정말. 이란 반감도 들었다.

온화한 미소와 함께, 하느님께 기도드립시다.. 라고 하면서

교회와 찬송가를 부르는 많은 사람들을 오랫동안 카메라에

담았다는 것에도 적지않은 반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반감도 잠시, 신애의 넋이 나간 모습과

이젠 더이상 기댈 곳이 없어져버린 신애의 마지막 몸부림을

볼땐, 공감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울어주고 싶었다. 아니 함께 울고 있었다.

 

다시 한번 전도연의 연기에 대단함과 함께, 감독의 놀라운 연출력이

경이로워진다.

시나리오 상에서 배우가 그 만큼 캐릭터를 뽑아내고 이해하고

연기할 수 있다는 건 감독의 역량과 배우의 집중력이

매우 대단한 것이다.

아무리 대단한 배우라도 캐릭터가 흔들리거나 연출자와의

교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완벽하게 완성될 수 없는

것이고, 또한 아무리 멋진 시나리오라도 캐릭터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배우라면 이 역시도 완벽에 가까운

연기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이.허탈해했던.결말을.

다르게.바꾸었다면.어땟을까..?

결국.슬픔을.견디지.못한.신애는.밀양을.떠난다..

뭐 이런.. 결말이었다면.오히려.

관객들의.탄성을.듣지.않았을까..?

하지만.개인적으론.결말이.완성되게.보이려면.

오히려 인위적이여야만 했을 것이다.

첫 어구와 맞춰 밀양에 오는 신애와 밀양을 떠나는 신애로

아귀를 맞췄다면, 오히려 안정적이었을까..?

오히려 좋든 싫든 밀양에 남아버린 신애가.

영화적이지 않게끔 느껴지게 해준 건 아닐까 싶다.

 

여전히.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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