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감독의 영화가 사실처럼, 사실과 같은 영화라면, 이창동감독의 영화는 영화적 장치나 미장센등을 철저히 배제한 듯한, 다큐멘터리같은 영화다. 혹은 그것이 설정일 지도 모르지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카메라가 등장인물을 따라가는 방식이 영화같지는 않다. 그래도 조금은 영화같았던 오아시스 보다 조금 더, 등장인물을 엿보는 듯한 느낌,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작은 마을에서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긍정적으로 말하면 가족같고, 나쁘게 말하면 참견이 심한 이웃들을 묘사한 것과 기독교인으로서도 느낄 수 밖에 없는 기독교인의 표리부동이 불편하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로 다가왔다. 약국 약사는 집사이면서도, 용서하러 교도소에 간다는 신애를 말리고, 기독교도가 아닌 사람들은 모두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것은 교회 안에서는 너무나 착하고 인정많은 많은 수의 기독교인들이 교회 밖에서는 그 반대의 생활을 혹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또한 신애가 괴로워 할 때 기도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목사와 다른 신도들에게도 그녀의 괴로움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 굉장히 예민할 수도 있는 부분을 다루었지만 영화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무리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주연배우들은 차치하고라도 조연배우들의 연기까지 모두 훌륭했던 작품이었고 보는 내내 가슴이 묵직해져 왔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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