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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쇼몽 라쇼몽
lbubblesl 2007-06-07 오후 12:16:42 1216   [3]
 

“나의 모든 영화에는 공통된 테마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하나의 의문이다. 왜 사람들은 서로 보다 더 행복해질 수 없는가 하는 의문. 그들은 인간이기에 그렇다.” 이 말은 그의 영화가 항상 인간이 중심이 되는 휴머니즘을 기초로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라쇼몽>에서도 휴머니즘이 드러난다. 회상을 통한 복합적인 서술 구조로 극을 이끌어 나가며 감독은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들을 보여준다. 진실을 왜곡해서라도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인간의 욕망. 자기합리화의 모습들. 하지만 마지막 그래도 인간에게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휴머니즘을 드러낸다.

 라쇼몽을 보게 된 계기는 별거 없다. 오스 야스지로, 미조구치 겐지와 함께 일본 최고의 영화감독이라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가 보고 싶었고, 베니스 영화제의 최고영예인 ‘황금 사자중의 사자’ 상을 탄 작품이 바로 라쇼몽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 영화에 나는 한동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지금의 수준으로 라쇼몽을 감히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감상만 쓰고 싶다.

 인간을 아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영화다. 주인공들은 자기들의 악행에 대한 합리화와 불가피성을 논한다. 특히 죽어서도 무당을 통해 거짓말을 하는 모습은 나를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무사의 부인을 강간한 뒤 무사와 칼을 멋지게 들고 20여 합을 겨룬 후 멋지게 베어버리는 산적의 말. 도적에게 강간당한 뒤 수치심 때문에 자신의 남편을 죽였다는 무사의 부인의 진술. 모두 자신을 남성적이고 낭만적인 인물, 무력하며 가련한 여인, 무사도 정신이 몸에 벤 사무라이로 표현하지만 목격자인 나무꾼이 본 것은 무사와 도적의 개싸움이며 그들은 모두 나약하고 비겁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 말은 한 나무꾼의 말도 거짓이다. 진실은 없다. 누구의 말도 진실이 아니다. 범인이 누군지도, 피해자가 누군지도 알 수 없다. 인간이란 근본적으로 이기적인 존재이기에 인간에게서 진실을 듣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구로사와 아키라는 앞에서도 말하였듯이 미래에 대한 희망과 인간에 대한 신뢰에 바탕한 휴머니즘으로 회의와 허무를 극복하였다. 승려는 나무꾼을 의심하지만 결국 그를 믿고 아기를 맡긴다. 승려가 바로 구로사와 아키라의 대변인이다. 인간성 회복을 의미하며 비가 그치고 햇빛이 밝게 비친다.

 그의 예술철학이 잘 드러난 영화같다. 보통 누벨바그 영화들은 예술성은 뛰어나지만 대중성이 부족한 것 같다. 프랑소와 트뤼포나 장 뤽고다르의 작품들은 기존의 영화적 규칙을 깨뜨리는 재미는 있지만 스토리나 감동적인 부분은 아쉽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잠 잘 때 보기 딱 좋은 영화들이다. 하지만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라쇼몽이나 7인의 사무라이 난 같은 영화들은 대중성도 뛰어나다. 재밌는 영화 잘 만들기로 소문난 스티븐 스틸버그나 포드 코폴라, 조지 루카스가 구로사와 아키라를 열렬히 추종(?)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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