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잘 빠진 장르영화 본 콜렉터
ldk209 2007-06-08 오후 3:48:17 1187   [10]

잘 빠진 장르영화


<본 콜렉터>는 철저한 할리우드식 시나리오의 영화다. 연쇄살인범의 초상은 <양들의 침묵> <쎄븐> 이후 할리우드의 단골로 급부상했고, 범죄를 일종의 예술처럼 여기는 기묘한 사디즘은 정교한 내러티브 속에서 관객과 게임을 벌인다. 물론 <본 콜렉터>는 현대인의 구미에 맞게 양념들을 듬뿍 쳐놓았다. 머리를 제공하는 것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흑인배우 덴젤 워싱턴이며, 그의 수족이 되어 몸을 아끼지 않는 일은 안젤리나 졸리가 맡았다. 할리우드영화에서 남성의 두뇌와 여성의 몸의 결합은 요즘의 한 경향이고 그것도 다른 인종간의 결합이면 금상첨화다. 범인이 제시하는 단서를 따라 뉴욕의 과거를 훑어보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낡은 도살장, 한권의 추리소설, 뉴욕의 어두운 지하도 등. 영화는 끊임없이 우리를 하강과 결말로 이끈다.


하지만 범인의 등장은 빛이 되기에는 함량미달이다. <긴급명령> <패트리어트 게임>을 만든 호주 출신의 필립 노이스 감독은 항상 일정 수준의 오락 영화를 만들어 내기는 하지만 그 이상을 넘지는 못한다. <매드 맥스> 시리즈의 조지 밀러 감독이 제작한 초기작 <죽음의 항해>는 여러모로 괜찮은 스릴러물이었는데, 이후 스펙터클과 스릴러를 혼합한 장르 영화들을 만들면서 기력이 소진된 인상이다. 다행인 점은 <매드 맥스>의 촬영감독으로 유명한 딘 세믈러가 <죽음의 항해> 이후 오랜만에 필립 노이스와 손을 잡았다. 화면에서 역동적인 힘이 느껴진다면 절반이 그의 몫이다.


<본 콜렉터>는 잘 빠진 장르 영화다. 그러나 정작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장르의 관습과는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인물들이 끊임없이 모방한다는 것인데, 도나위는 죽은 아버지를 대신해 링컨을 욕망하고 모방하며, 범인은 연쇄살인의 수법을 추리 소설 속에서 찾는다. 이 점은 <양들의 침묵>을 고스란히 베낀 것이다. 조디 포스터와 감옥에 갇힌 렉터 박사의 관계와 같다. 그리고 더욱 재미있는 것은 <본 콜렉터>조차 할리우드가 세운 장르의 모방 욕망을 보여주는 영화라는 사실이다. 도대체 누가 ‘카피 캣’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인가. <씨네21 리뷰>


(총 0명 참여)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52975 [밀양] 신애는 사랑했을까? (2) lastmist 07.06.09 1143 9
52974 [오션스 13] 시종일관 흥미진진...눈이 즐거운 영화... (1) whiteyou 07.06.09 3320 406
52973 [밀양] 강렬히 내 마음에 내리쬐는 공항같은 햇빛 한 줌 (2) aizzing 07.06.09 1073 5
52972 [메신져 :..] 도농 성공사례같은 영화 fornest 07.06.09 1210 7
52971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 3재미있네요 (1) masy0712 07.06.09 1335 8
52970 [슈렉 3] 1편과 2편에 이은감동 (2) masy0712 07.06.09 922 4
52959 [라스트 콘..] 어린 내 가슴을 울렸던 대표적인 최루성 멜로 영화.... (1) ldk209 07.06.09 788 13
52958 [슈렉 3] 이번엔 과감히 "아니야" (3) kgbagency 07.06.08 1153 10
52957 [넥스트] 역시 니콜라스케이지 dryad60 07.06.08 1282 11
52956 [오션스 13] 즐거움과 유머가 가득한 영화 (1) everydayfun 07.06.08 834 3
52955 [후회하지 ..] 썩 괜찮은 인디영화 jon1986 07.06.08 1317 3
52954 [메신져 :..] 전혀 공포영화답지않다. 카피의 온상인영화 (1) enuom 07.06.08 1101 6
52953 [뜨거운 녀..] 예고편 보고 이영화 본다면 큰코다친다 "뜨거운 녀석들" (2) enuom 07.06.08 1260 7
52952 [웰컴 투 ..] 완전 짱이예요... (1) kpop20 07.06.08 2094 4
52951 [이장과 군수] 사랑받는 영화.... kpop20 07.06.08 1292 4
52950 [데스노트 ..] 데스노트 짱!! (1) kpop20 07.06.08 1020 3
52949 [데스노트] 주인공들 넘 좋아요... kpop20 07.06.08 1113 2
52948 [허브] 연기 대박... (1) kpop20 07.06.08 1140 0
52947 [말아톤] 조승우씨 연기 넘 좋아요.... (1) kpop20 07.06.08 2102 4
52946 [다빈치 코드] 다빈치코드 관람후... kpop20 07.06.08 1292 4
52945 [상성 : ..] 올만에 보는것 같다.. 홍콩영화.. ^-^ ㅎㅎ (1) ehgmlrj 07.06.08 1233 2
52944 [그 여자 ..] 유쾌한 영화.... kpop20 07.06.08 1314 4
52943 [디센트] 영국 호러영화의 힘.. (19) ldk209 07.06.08 27957 55
52941 [쉰들러 리..] 쉰들러와 괴트 pontain 07.06.08 2644 6
현재 [본 콜렉터] 잘 빠진 장르영화 ldk209 07.06.08 1187 10
52939 [여고괴담 ..] 소녀가 소녀를 만난 첫사랑의 비극적 기록 ldk209 07.06.08 1616 11
52938 [미술관 옆..] 유쾌한 해피엔딩 (2) ldk209 07.06.08 1244 13
52937 [8월의 크..] 일상에 관한 섬세한 묘사 (2) ldk209 07.06.08 1900 8
52936 [황진이] 황진이... (1) dbwngml22 07.06.08 999 6
52935 [캐리비안의..] 모험과 사랑 (1) dryad60 07.06.08 958 7
52934 [300] 재밌었어요!!! dbwngml22 07.06.08 1165 2
52933 [인어공주] 누구에게나 아름답고 순수했던 그 때로의 여행과 화해... (2) ldk209 07.06.08 1854 15

이전으로이전으로1246 | 1247 | 1248 | 1249 | 1250 | 1251 | 1252 | 1253 | 1254 | 1255 | 1256 | 1257 | 1258 | 1259 | 1260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