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도 손수건도 가지고 가지 않은 극장 안에서 화장이 다 지워지도록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남편을 잃고.. 그래도 살아보고자 아들을 데리고 내려온 남편의 고향 밀양..
그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자 하지만, 하나뿐인 아들마저 잃은 신애의 괴로움을..
삶은 잔인하게도 계속하여 살아라.. 살아라.. 외칩니다.
신애의 뒷모습.. 그 작은 등에 짊어지고 가야 할 삶의 고통은 그리도 큰데,
세상의 모든 좌절을 가진 것 같은 신애의 주변은 너무나도 태연하고 무심한 일상입니다..
어떻게든 살아야 했기에..
어떻게든 이겨내야 했기에..
작은 그녀는 강인한 모습으로 주님의 은혜에.. 주위의 관심에.. 문을 열고 나아가지만
행복하다고.. 자신조차도 속이고 살아가지만
그 속의 무거운 아픔은 지워지질 않습니다..
살아가는 것.. 살아지는 것..
삶에 자기 몸뚱이를 맡기고 흘러가는 것..
그렇게 살자 하고 모든 것을 믿고 맡겼는데..
자신보다 앞서 자식을 죽인 살인자를 용서 해 버린 하나님에 대한 배신감은 그녀를 미치게 합니다.
불안하고 위태한 그녀의 일상을 조용히 지켜주는 그가 있기에..
그나마 잠시 마음을 놓습니다..
따뜻하게 희생하고 감싸주는 그를... 무심한 듯 받아들이는 것 같으나..
그것 역시도.. 신애의 의지가 아닌.. 살아지는대로.. 그렇게 힘없는 자가 삶이 시키는 대로
몸을 맡긴 그냥 그렇게 살아지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니
더욱 더 마음이 아픕니다..
마지막에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고 마당 한 구석 수채구멍을 비추었을 때.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영화의 첫 부분.. 남편을 잃고 그래도 살아보고자 밀양으로 내려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신애의 마음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또 다른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고통과 외로움과 좌절이 다가올 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도 삶은.. 이렇게 누구나 '살아지는' 것인가 봅니다..
답답한 마음을 접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