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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공장 세워야겠어 팩토리 걸
redface98 2007-06-10 오후 11:42:54 1099   [3]

070608 스폰지하우스(종로) 18:30 

 

정진규의 시 <플러그-알2>에서는 욕망의 플러그공장이 나온다. 그대들의 몸에 플러그를 꽂기만 하면 빛의, 욕망의 코인들이 좌르르 쏟아져나오는. 게다가 플러그공장을 독과점하겠다고까지 다짐한다. 나도 시를 읽으며 암! 그렇구말구! 하고 공감했었지. 그리고 앤디 워홀의 모든 창작물이 탄생하는 그 곳 ‘팩토리’ 역시 60년대 미국의 절제없는 자유분방함을 대표하는 욕망의 팩토리였다.

 

앤디 워홀에게는 수많은 뮤즈들이 있었다던데 에디 세즈윅은 그에게 어느 정도의 뮤즈였을까. 영화만 봐서는 앤디 워홀을 천하에 매정한 놈으로 몰아버리기에 딱 좋겠다. 요정같은 외모와 몸짓으로 한 때 앤디 워홀의 팩토리걸이었던 그녀. 28세의 새파란 나이에 약물과 눈물과 절망에 쩔어 세상을 등져버린 여자. 영화는 그녀가 그렇게 비참해진 책임의 상당부분을 앤디 워홀에게 묻는다. 팩토리걸인 에디 세즈윅의 일생을 그린 영화였지만 조금 편파적인 시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에디가 좋아하게 되는 밥 딜런은 마치 구원자처럼 등장하고 있지 않은가. 나중에 모든 것을 잃은 에디가 친구들과 식당에서 밥을 먹는 앤디 워홀에게 찾아와 너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울부짖는 장면은, 그래서 사실 별로 공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팩토리걸>의 영상은 기술면이나 정서면이나 모두 흘러간 시간의 낭만과 향수를 자극한다. 거친 입자의 화면이나 화면분할, MTV스러운 현란함, 락큰롤과 마약과 섹스를 표현하는 원색과 히피의 장신구와 모던한 의상들이 왠지 아련한 향수감을 일으켰다. 여자관객들은 60년대로 돌아가 에디가 즐겨입던 털코트를 입고 다리를 꼰 채 무릎에 보그잡지를 올려놓은 듯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남자들은 귀엽고 깜찍한데 섹시하기까지 한 여자들을 좋구나- 하며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짧은 런닝타임은 이 영화가 가지는 세 번째 미덕이랄까~^^

 

추신일...그런데 같이 영화를 봤던 녀석은 재미없어서 혼났다는 후문을 남겨 나의 구박을 받았다.

 

추신이...가이 피어스가 연기한 앤디 워홀은 너무 닮아서 깜짝 놀랐다. 헤어스타일도 스타일이지만 옆모습의 턱피부가 좀 늘어지는 거라던지. 반면 시이나 밀러가 연기한 에디 세즈윅은 너무 평범해 보여서 깜짝 놀랐다. 역시 구관이 명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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