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은 전편에서의 줄거리를 계속이어오는 시리즈물이지만 이야기에 빠져드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단지 그의 친구 해리가 왜 스파이더맨인 파커를 증오하는지, 아버지의 죽음을 왜 그 때문이라고 하는지, 파커의 여자친구가 왜 모델 여친구의 스파이더맨 키스방식을 주고 받을때 오해하는지 등등의 이야기는 가끔 플래시백으로 영화중간중간에 삽입된다. 친절한 방식이다. 연속된 영화이지만 새로운 영화로서 낯선 관객에 대한 배려 또는 기존 관객의 기억을 더듬어 주는 역할을 한다.
딸의 수술비를 위한 탈옥수가 샌드맨으로 변한다거나, 그가 갑자기 그의 삼촌 살해범이라거나, 마지막 용서를 통해 구원을 이룬다거나, 짠하고 나타나는 성조기 배경의 스파이더맨등은 너무 갑작스럽다. 드라마적인 복잡한 복선보다 이들 인물들의 단순 우연성을 지나치게 자주 사용하며 좀 편한 구성방식을 선택한다. 주어진 러닝타임에 쫓기듯 많은 대칭적인 등장인물들을 쏟아내듯 투입시키며 스파이더맨을 계속해서 어려움에 빠뜨린다.
그러면서도 멜로라인, 마치 하이틴 성장드라마를 보듯 남녀관계를 단순한 구도로 그리고 있는 것도, 여주인공이 주는 비멜로적, 감정이입이 잘 안되는 분위기는 마치 강요하듯 다가온다. 현실감이 떨어진다. 어차피 만화니까 그러려니 하고 보면 되겠지 하지만. 영화관이라는 어두운 공간에서 주어진 러닝타임만킁은 영화자체가 주는 논리적, 감성적 근거는 확실해야 한다 생각된다.
그러나 시종 박진감 넘치는 특수효과와 액션신은 마치 언제그랫냐는 듯히 영화의 분위기를 180도 바꾸어 버린다. 오히려 지나치게 빨라서 시각이 따라가기 바쁘고, 뭐가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순식간에 무기와 인물들이 지나간다.테마파크에서 스파이맨이라는 시뮬레이션 액션을 함께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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