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전, 미리 "밀양"에서 감독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 또는 영화적 의미등에 대해서 매스컴등을 통해 너무도 많이 듣고 읽고 갔기 때문에 내 나름의 어떤 주관적인 감상은 갖기가 힘들었다.
어쨌든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신애가 자기에 앞서 죄인을 용서한 하느님에 대해 맹렬히 반항하며 맞서는 그런 장면들이었는데,
그렇게 맞서다 자신 역시 죽음앞에선 살려 달라 울부짖을 수 밖에 없는 그 절망적인 모습에서, 역시 인간은 신에 대적할 수 없는 그저 나약한 존재일 뿐이라는 낭패감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하느님에 앞서 신애가 죄인을 먼저 용서한다고 한들 달라질 게 뭐가 있을까? 마음의 평안? 과연 그럼으로써 신애는 평안을 얻을 수 있을까?
사람이 사람을 진정 용서할 수 있을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할 수 없다는 그런 말을 나는 믿지 않는다.
그래서 신 차원의 좀 더 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처럼 버려진 한 뼘의 조그만 땅 위에 조차 가림없이 내리 비치는 비밀스런 어떤 "구원"이 필요한 게 아닐까? (종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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