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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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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03 오후 5:13: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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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마티유 카쇼비츠 생각이 났다. 그는 <증오>에 대한 찬사를 뒤로 한채 '나는 헐리우드를 지향한다'고 공공연히 떠벌리더니 결국 <크림즌 리버>라는, 헐리우드 액션스릴러 를 흉내는 냈지만 썩 치밀하지 못하고 재미없는 작품이나 내놓았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이후 시련을 겼던 스 티븐 소더버그가 <에린 브로코비치>를 거쳐 <트래픽> 으로 마침내 다시 인정을 받았을때 그가 앞으로 단순한 오락물 이나 만들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 그래서인지 <오션스 일 레븐>의 '가벼움'은 정말 의외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마티유 카쇼비츠와의 차이점은 이거다. 스티븐 소더버그는 보기에 편한 즉, 재미있는 영화도 잘 만 든다는 것. 단순한 이야기지만 관객이 뭘 좋아할지를 분명 히 파악하고 있는듯 했다. 영화는 대니 오션(조지 클루니) 을 중심으로 모인 한 일당이 라스베가스의 카지노 금고를 터는데 성공한다는 내용인데 그렇다고 <히트>처럼 무겁고 꽉찬 분위기의 액션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다양한 등장 인물들에 대한 각각의 동기부여나 뚜렷한 캐릭터를 심어놓 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가만히 의자에 몸을 파묻고 영화를 보고 있다는 그 자체로 즐거움을 주는 그런 이상한 범죄영 화다. 그 즐거움이란게 휘황찬란한 캐스팅에 의한 눈요기에서 기 인하는 바가 큼은 부인할 수 없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 트, 맷 데이먼, 앤디 가르시아 등등 이런 섹시가이들을 집 합 시켜놓고 거기다 줄리아 로버츠까지. 동생 벤 에플렉의 유명세에 가려있던 케이시 에플렉이란 배우를 발견한 것도 좋은 수확이었다. 전작에서 함께 일했던(조지 클루니-아웃 오브 사이트, 줄리아 로버츠-에린 브로코비치, 돈 채들-트 래픽) 배우들을 다시 한 자리에 불러 모을 수 있다는 것 자 체가 감독으로서의 역량일까? 스토리가 단순하고, 많이 울궈먹은 뻔한 내용일수록 영화를 재미있게 만든다는게 더 어려운 일일텐데, 스티븐 소더버그 는 깐느와 오스카상 트로피를 살짝 등뒤로 감춘채 "잠깐, 쉬면서 놀다 갑시다"라고 말하려는듯 화려한 캐스팅의 도움 과 가벼운 말장난 몇마디로 그걸 해냈다. 이제 재미있게 한바탕 즐겼으니 본업으로 돌아가 다시 이름 에 걸맞는 뭔가를 보여주리라 믿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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