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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 라디오 스타
jack9176 2007-06-13 오후 11:45:43 1350   [2]

  

작년 연말과 올해초를 <왕의 남자>로 스크린을 뜨겁게 달궜던 이준익 감독.

그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배우인 안성기 + 박중훈과 함께 돌아왔다.

<라디오 스타>라는 영화로..

 

언제나 나를 최고라고 말해준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카피가 얼마나 적절한가~ 다시 한 번 감탄~

항상 믿어주고 지켜봐주는 그런 누군가가 있다는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부럽다!

 

 
한물 단단히 간데다 여전히 꿋꿋하게 철없는 왕년의 스타가수 최곤과 그의 매니저 박민수.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이젠 별 볼 일 없어진 이 두 사람이 엮어가는 이야기는, '영월'이라는 공간과 '라디오'라는 매체을 만나면서 웃음과 눈물을 버무려 깊이있는 감동의 울림을 끌어낸다.
 

어쩜~ 철이 없어도 저렇게 없을까~ 싶은 최곤역을 자신의 색깔로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박중훈.

속 깊은 매니저 박민수역에 다른 사람을 떠올릴 수 없게 혼연일체가 된 국민배우 안성기.

실제로 오래된 그들의 찰떡궁합을 담아내듯 스크린에 쏟아붓는 끈끈한 우정은 그들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리라~

 

 

박중훈,

최곤을 위해 머리를 기르고 찰싹~ 달라붙는 의상을 소화하려고 살을 뺐다는데, 내 보기엔 오히려 얼굴이 얼마나 탱글탱글 살이 올랐는지~ 볼을 꼬집어 보고 싶을 정도였다; ^ ^; 쫙~ 달라붙어 주는 쫄바지의 압박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고, 영화에서 살짝살짝 입맛 다시게 해주는 박중훈표 개그 또한 기분좋은 옛기억을 되살려 준다. 직업이 가수인 캐릭터인 만큼 노래에도 많이 신경을 썼다는데 영화를 관통해서 흐르는 최곤의 최고 히트송 '비와 당신'. 박중훈의 목소리이기에 더욱 애절하게 들린다.

 

안성기,

유들유들 사람좋은 웃음을 보이며 철부지 최곤의 모든 험한 뒷치닥거리를 군말없이 감당하는 속깊은 매니저로 열연한 국민배우. 이 영화를 보면서 예전 그의 히트작 <고래사냥>이 떠올렸다. 바로 그 느낌.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의 연기 느낌은 바로 <고래사냥>에서 벙거지를 쓰고 신나게 웃던 민우의 느낌이었다. 오랫만에 그의 관록의 연기를 보여주는 영화를 만난 것이 반갑고, 그 속에서 오랫만에 제대로 물을 만난듯 멋진 연기를 보여주는 그의 모습이 반갑다.

이 영화, 오랫만에 제대로! 안성기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는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 -^

 

 

영화가 시작되면서 박중훈, 안성기에 이어 최정윤과 나란히 떠오른 이름, 노브레인.

노브레인이 출연하는 지조차 몰랐던 나는, 엥? 노브레인이 얼마나 나오길래 저렇게 이름이 빨리 나와? 하고 잠시 의아해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곧.. 그 의문이 풀리지만. ^ ^

 

어설픈 그들의 연기는 오히려 자연스러움으로 변모되어 그들로 인해 웃음꽃이 번지고, 그들의 음악으로 돋아난 흥으로 어깨를, 머리를, 발을 까딱까딱~하게 된다.

오~ 노브레인! 그대들이 이렇게 귀여웠단 말이냐!!

정말이지,, 난 네게 반했어~! ㅎ 0ㅎ (노브레인이 중간에 부르는 곡명이기도 하다. ^ ^)

 

 

누구나 라디오를 들은 경험이 적어도 한 번 쯤은 있을 것이다. 학창시절 늦은 시간까지 애청프로에 귀를 기울이지 않더라도 버스나 지하철에서 우리는 종종 라디오를 듣곤 한다.

티비와 영화, 다른 영상매체에 너무나 익숙해진 우리들에게 '라디오'라는 아날로그적 매개체가 더이상은 어떤 감정을 남겨주지 못할 것 같지만 의외로 이 '올드'해 보이는 물건을 통해 진한 향수와 감동을 건네받을 때가 많다.

 

목소리로만 전해지는 그 특별함.

그래서 수많은 이미지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요즘에도 라디오의 따뜻함은 여전히 살아있다.

마치 전자파일이 세상을 지배해 사라질거라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여전히 활자와 종이의 매력으로 인해 사랑받으며 남아있는 책들처럼 말이다.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의 감동은 그런 아날로그적 따뜻함으로 세상에 전해진다.

영화 내내 쯧쯧~ 혀만 차게 만들던 최곤이 마지막엔 진한 눈물을 쏟아내게 한다.

그래서 이 영화가 좋다. 그런 따뜻함이 물씬~ 풍겨나는 영화. 가슴 따뜻한 이 기분이 너무 좋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영월"은 이 영화의 또다른 주인공이다.

영월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영화의 여기저기에 촉촉히 배어난다.

나는 특히 최곤의 목소리와 함께 펼쳐지는 항공촬영장면-영월과 서울, 부산-이 너무 좋았다!

마지막 엔딩씬과 함께 가장 좋았던 장면으로 꼽고 싶은 장면.

 

<왕의 남자>처럼 <라디오 스타>도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난다.

마지막 그 장면. 한 폭의 그림 같았던 그 장면에 차고 넘치게 흐르는 그 교감.

눈을 감아도 선~하게 펼쳐지는 그 광경이 단연 이 영화의 압권! ^ -^

 

영화 전체를 감싸는 최곤의 '비와 당신'과 함께 흘러간 명곡들과 발랄한 노브레인의 음악들로 귀 또한 즐거웠다. ^ ^

 

 

<황산벌>로 꽃을 피워 <왕의 남자>로 한국영화의 기록을 새로 쓴 이준익 감독은 예의 그 관록의 힘을 <라디오 스타>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작지만 힘있는 영화. 그것이 바로 그가 지향하는 철학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젊은 영화인들 속에서 이렇게 관록의 힘을 보여주는 중년의 배우와 감독.

이런 그들이 있기에 한국영화, 더욱더 희망을 품어도 되지 않을런지. ^ ^

 


두 배우의 콤비플레이를 아낌없이 볼 수 있는 영화,

이준익 감독의 녹록치 않은 연출솜씨에 감동하게 되는 영화,

노브레인의 깜찍한(?) 웃음도발 연기에 즐거워할 수 있는 영화,

그리고 가슴 저 깊숙이 따뜻함이 뭉클뭉클 피어오르는 영화, <라디오 스타>

 

올 추석 따뜻함을 선물받고 싶다면 이 영화, 강추닷!! ^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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