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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을 앓는 소녀의 아름다운 성장..... 시간을 달리는 소녀
ldk209 2007-06-14 오후 9:41:31 2617   [35]

 

일본어로 나이스데이라고 일컬어지는 7월 13일, 그러나 평범하지만 활달한 성격의 여고생 마코토가 겪는 나이스데이는 죽을 맛이다. 자기도 모르게 알람을 꺼서 늦게 일어나 헐떡거리며 겨우 교실에 도착했더니 느닷없는 쪽지시험. 공부에서 어영구영 중간은 간다고 생각했지만 하필 이날따라 모르는 문제 투성이. 마코토는 어처구니 없는 점수를 받고, 방과 후에 남아 청소를 하다 학교 실험실에서 호두처럼 생긴 이상한 물체에 넘어지면서 묘한 광경을 보게 된다. 항상 같이 다니며 야구를 하는 치아키와 고스케의 놀림을 뒤로 하고 이모를 보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가던 마코토는 브레이크가 고장나면서 건널목에서 기차와 부딪친다. "아 죽는구나" 했던 순간 마코토는 자기가 시간을 뛰어넘어(Time Leap) 살아 있음을 발견한다.

 

그러나 도저히 시간을 뛰어넘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던 마코토에게 마지 이모는 '네 또래 여학생들에게 가끔 일어나는 일이다'라며 일요일 이불 속에서 비비적대다보면 어느새 저녁이 되어 소중한 일요일이 사라지는 경험을 말해준다.(정말 이상하게 일요일은 시간이 빨리간다) 그 때 책장에 세워져 있는 사진 한장은 이모의 학생 시절. 마르고 키큰 남학생과 뚱뚱하고 키 작은 남학생은 바로 이 영화의 원작 소설에 나오는 이모의 친구들 사진이다. 그래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던 마코노는 이리저리 실험해보다가 드디어 시간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 그런데, 이 어리고 순진한 마코토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그저 노래방에서 노래 더 부르기, 철판요리 먹기, 동생이 먹어버린 푸딩 먼저먹기 등의 소소한 일상에 소비한다. 그러다 느닷 없는 치아키의 "사귀지 않을래?"라는 고백에 마코토는 몇 번이나 과거로 돌아가면서 그 고백을 없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러나 이미 고백을 받은 마코토는 도저히 치아키를 예전처럼 대하지 못하고 피한다. 이모의 충고 "좋아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을 때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런 대사들을 볼 때, 이 영화가 작은 감정들을 얼마나 소중히 여긴다고 느꼈는지..)

 

그러나 시간을 마음대로 되돌려서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 것이 그렇게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마코토는 알게 된다. 그건 굳이 이모의 충고("너가 이득을 본 만큼 누군가 손해를 보지 않았을까?")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 자신 때문에 학생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애꿎은 학생이 생겨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마코토는 슬퍼진다. 그건 우리가 세상을 알면 알수록 힘들고 냉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時をかける少女)’에서 그리는 건널목의 죽음은 '성장통'에 대한 비유로 읽힌다. 마코토는 그런 성장통을 통해 삶의 가치와 여유를 배우며 성장해 간다. 바로 마코토는 기다리는 소녀가 아니라 달려 가서 마중하러 나가는 적극적인 소녀이니깐. 이와 관련해 인상적인 장면-마지막 부분에서 마코토는 이제 영영 떠나게 될 치아키를 만나기 위해 전력 질주한다. 이미 시간 여행 횟수를 다 채운 마코토는 자신의 달음박질로 시간보다 앞서 달려 나간다. 화면은 오른쪽에서 왼쪽을 향해 달리고, 처음에 화면보다 늦었던 마코토는 화면 오른쪽에서 들어와 점차 화면보다 빨라지면서 왼쪽 화면으로 빠져 나간다.

영화에 나오듯이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지만, 어떤 평론가의 말대로 이런 근사한 영화를 보는 것은 삶을 좀 더 풍요롭고 여유있게 연장하는 방법이다.


(총 0명 참여)
ldk209
참.. 사랑스러운 애니메이션입니다...   
2007-06-29 17:12
joynwe
아무래도 봐야 할 듯^^   
2007-06-14 21:4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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