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9일에 개봉한 영화 <리핑 -10개의 재앙>(스티븐 홉킨스 감독, 2006). 국내에서 개봉된 지 약 10여일쯤 극장에서 관람했다. 그러나 이 영화를 관람하지 않았다면, 어렸을 때부터 보거나 들어왔던, 구약성경에(특히 출애굽기) 등장하는 10가지 재앙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 영화는 그렇게 눈에 띌 만큼 관심을 보였던 영화는 아니었다. 적어도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10가지 재앙을 토대로 사실적으로 재현했다는 정보를 접하기 전까지 말이다. 만약 이 영화에 약간의 관심이라도 있었다면, 아마도 개봉 전부터 정보 수집 차원에서 인터넷을 샅샅이 뒤졌을 것이다. 국내 개봉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 접했기 때문에 약간의 궁금증과 호기심 그리고 기대를 갖고 관람할 수 있었다. 그리고 관람한 이후에는 집에서 성경책을 꺼내 10가지 재앙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는 출애굽기를 읽었다. 10가지 재앙에 대해 구체적이면서도 선명하게 이해될 수 있었다.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공포감과 긴장감은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이어졌다. 그런데 필자가 느꼈던 공포감이나 긴장감은 단시간에 조성되거나 유발된 것이 아닌, 극의 흐름이나 전개구조에 따라 서서히 조성, 진행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이 영화가 공포ㆍ스릴러 영화라 그런지, 극의 흐름이 진행될수록 그 긴장감의 강도 또한 점점 더 강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극의 흐름을 따라 중간중간 등장하는 음악은 처음부터 끝까지 공포스러움과 스릴러적 요소를 적절히 버무렸다는 점에서, 장르영화의 특성을 나름대로 잘 살려준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는 점이다. 영화 <리핑 - 10개의 재앙>은 장르영화가 지니는 나름대로의 재미를 느끼게 하기도 하지만, 구약성경의 출애굽 재앙을 소재로 한 만큼 사실적 표현과 묘사를 통해 완벽해 재현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종교적 색채가 매우 짙은 영화'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스릴러적 요소를 갖춘 공포영화인 동시에 종교적 색채를 지닌 종교영화로 볼 수 있다. 그것은 종교적 신념에 의해 가족과 함께 한 난민돕기 캠프에서, 사랑하는 남편과 딸을 잃은 한 여인(여인은 천주교 혹은 기독교를 지닌 신앙인이다.)의 아픔과 상처에 종교적인 관점에서 해결하는 과정을 그려낸 영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강력한 절대 권력을 지닌 조물주의 권위, 존재를 순식간에 펼쳐지는 재앙을 통해 만 천하에 알림과 동시에 절대 신의 존재와 권위를 부정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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