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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이 자연스러운 세상이었으면 삼거리극장
ioseph 2007-06-20 오후 1:25:26 1031   [3]
 

쫄딱 망한 영화다.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오픈작이였다고는 하는데,

결국 개봉관을 못 찾아, 쩔쩔매다 재개봉으로 소극장에서 2주간 상영하고 막을 내린 영화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을 보면,

분명 영화 외적인 배급사의 능력부족인지 알 수는 없지만.

 

올해 <수면의 과학>에서 보였던 그 짜릿한 흥분을 능가했다.

작년 내게 최고의 영화였던 <비단구두>와 비슷한 영화다.

삼거리 극장이 더 끌렸던 이유는 같이 정신 사나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록키 호러 픽쳐 쇼>에 중독된 사람이라면,

분명 이 영화에도 중독 될 것이다.

그리고 영화속 대사를 주절거릴 것이다.

 

- 울지마라 외로운 소녀야 서글픈사람이 너뿐이더냐. 닥치고 춤이나 춰

 

노래나 부르고, 춤이나 추어라.

 

이 영화에는 <록키 호러 픽쳐 쇼> 처럼 할 말이 너무도 많은 영화다.

게다가 많이 닮은 영화이기도 하다.

캐릭터들의 그 이중성 - 대부분의 그 이중성은 반대를 표현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밤이 되어 캐릭터가 바뀌어도 그들은 삼류다. -.-

낮에는 따분한 경리에서 밤에 최고의 여배우로 변신하지만, 그것은 그들만의 최고의 배우다.

 

영화 맨 끝 절규하며 부르는 사장-좌절의 삼류감독-는 그 빛의 향연을 이 영화는 그대로 담고 있다. 호러 영화니까, 우울한 색깔들 뿐만 있을 것이라는 것은 선입관이다.

정말 욕심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그 빛의 향연은 눈을 못 돌리게한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그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나오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마치 대중음악사를 다 섭렵한 ^.^

낮 스산한 극장 앞 삼인조 밴드의 집시 색깔의 소리도 꽤나 매력적이다.

소리에 대한 이야기에서 재미난 것은 이렇게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고함친다. '무슨 똥 싸는 소리'냐고.

 

머리는 인간이고, 몸은 소인 최고의 생명체는 결국 머리는 소고 몸은 인간이 나온 미노수. 그리고 미노수 이야기에서 보여주는 신화원형의 문학적 구조들도 이 영화의 미덕이다. - 그레고리오 성가 3선법의 미노수 노래도 참 끌렸던.

 

내게 있어, 올 해 이 영화의 충격을 능가할 다른 작품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이 영화의 가장 치명적인 흠은 프리재즈를 닮았다는 것이다.

하고싶은 말은 너무 많고, 보여 줄 것은 너무 많은데,

기존 형식으로는 도저히 담아 낼 수 없으니,

낯선 형식을 택했다는 것.

 

감독은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

영화는 예술작품이기 이전에 문화여야한다는 요즘의 시대흐름속에 편승할 것인가 말것인가.

결국 편승하지 않았고 망했다. -.-

 

이 글처럼 때로는 철학적이고, 지적 유희가 철철 넘처 흐름에도 불구하고,

그저 '똥 싸는 소리야!' 하면서 스스로에게 패배의식을 씌우는 그것이 어쩌면 이 영화가 주목 받지 못했던 이유가 아닐까싶다.

 

한국영화. 이제 다양성을 외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만하면 충분히 다양하다.

이제는 그 다양성이 자연스러운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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