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은감이 없잖아 있긴 했지만, '괴물'을 볼 수 있었음에 참 다행으로 여기고 싶다.
대형 스크린과 길다란 의자가 놓여 있지 않은, 우리집 TV와 거실 쇼파에서 온 가족이 모여서
길다란 접시에는 메론을, 동근 작은 볼 그릇엔 빨아간 방울토마토를 앞에 두고서...
먹어가며 웃어가며 그리고 격분과 비통에 잠겨가며...
미국의 어느 한 실험실에서 시작된 그 실체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도 모른채 실험용
약물이 '한강'으로 유입이 되면서, 그 누구도 상상치 못했던 '괴물과의 전쟁'이 시작이 되었는데,
왜 미국에서는 이 실험용 약물을 대한민국의 젖줄인 '한강'으로 유입시키며, 그 의도하는 목적은
무엇이였을까?
죽음의 공포는 당해보지 않고는 전혀 실감할 수 없는 것이다.
살아있는 그 자체가 공포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내 삶의 전부인 '가족'이 뜻하지 않은 일로 인하여 내 곁을 떠나갈때 그 심정은 또 어떤 의미로
남아 있겠는가?
사건,사고...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국가와 국가간의 긴밀한 협조내지는 관행.
인권을 묵살해버리고 존엄한 한 '인간'의 생명을 가지고 '실험대상'으로 치부해버리는 과학자
내지는 의사들 그리고 그 주변인들...^^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
부모와 형제간의 끊어질수없는 핏줄의 소중함.
귀한 생명을 포기할 수 없다라는 그 강한 집착!
예기치 않았던 그 누구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괴물'출현으로 인해 벌어지는 삶과
죽음 그리고 공포...
이 지구상에서 끝없이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총과 칼을 겨누는 것만이 아니다.
어쩌면 내 자신과 하루에도 수십번씩 '전쟁'을 하고 있는게 사실이고 보면 말이다.
4월에 우리들을 가장 안타깝게 했던 '버지니아공대 총기사건'도 어쩌면 내 자신과의 '전쟁'에서
스스로를 이기지 못함에서 오는 한 인간의 좌절된 모습이 아니였을까?
한 사람으로 인하여 수많은 인명이 곱게 피어나지도 못한채 이 세상의 모든것들과 '이별'을 해야만
했던 현실!
'비극'이란 그 출발점이 아주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시작된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단지 현실에서 잠시잠깐 망각을 하기 때문에, 크나큰 문제로 대두되는 것이다.
나와 내가 그리고 우리가 평화롭게 삶을 영위한다라는 것은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는 건 절대
아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는 당연히 있는 것이고, 시작이 있으면 결말 또한 있는게 당연한 이치이고 보면
그 어떤 수단과 목적을 위해서 인간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하는 짓은 제발 삼가해야 할 것이다.
비록 이 영화가 한국인에 의해 만들어지긴 했지만, 그래서 조금은 '반미 감정'이 없잖아 있을수도
있겠지만, 미국인이 싫어하는 내용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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