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박해일에 주목하는 이유는,
박해일의 이미지가 내 친구와 많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소년처럼 내린 앞머리에 말랐다 싶은 몸매, 전체적인 얼굴상, 조용한듯 하지만, 자기일에 대한 열정도 있는.
박해일을 처음 주목한것은, 영화 '질투는 나의 힘' 에서 주인공 이원상 역으로 출연했을 때 부터다.
이미 이전에, 국화꽃 향기, 살인의 추억등으로 얼굴이 알려졌지만,
국화꽃 향기에서는 웬지 어정쩡한 분위기였고, 살인의 추억에서는 조금은 답답한 이미지였다.
물론, 극중 캐릭터 자체가 그런 알 수 없는 비밀을 가진 캐릭터였고, 그런 이미지가 박해일의 이미지와 잘 맞기 때문에 굳이 박해일의 연기력이나 카리스마를 말하고자 함은 아니다.
단, 그 캐릭터 자체가 좀 답답한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조용하면서, 당하기만 하는 캐릭터. 물론, 약간의 성질(?)은 내지만, 꽤나 답답했다.
그런후, 한동안 한국 영화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괴물' 에 등장하는데,
이 영화는 공전의 히트를 쳤고, 한국 영화치고는 완성도(?) 있다고들 했지만,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지는 편이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 '극락도 살인사건' 으로 좀더 주도적인 캐릭터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사실 박해일의 이미지 자체가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기에는 부족한 카리스마가 아쉬운건 사실이다.
이 영화에서는 박해일이 주인공이다 라는 느낌이 확실하게 들고, 여리게 보이는 외모 속에서의 강렬함을 나름 분출하고 있다.
이하.. 스포일러성 이므로, 이후 영화를 재미있게 감상하시고 싶은 분은 감상후 읽는게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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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전말은 이러하다.
능력도 출중하면서 외딴섬의 보건소장으로 부임한 제우성(박해일).
젊고 똑똑하지만, 마을 사람들과 잘 섞여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섬에 출장와서 전기 공사를 하던 송전기사 숙소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은, 평소 밤이 되면 숙소에 모여 노름판을 벌이다가 다툼이 일어나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무지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다.
섬 마을 사람이라고 해봐야 고작 17명.
그중에 아이 둘 여자 둘을 빼면 13명의 남자밖에는 없다.
섬은 외부와 철저히 고립되어 있으므로, 누군가 섬으로 잠입했을 가능성은 배제하고, 분명 13명의 남자중 누군가가 범인이다.
약간 지능이 떨어지는 학교 소사 춘배(성지루) 는 그때부터 자꾸 헛것을 본다.
어느날 춘배는 자신의 스케치북에 붙어있는 이상한 쪽지를 발견한다.
쪽지의 내용은 "이장이 섬에 들여놓지 말아야 할것을 들여놓았다." 라는 내용이었다.
춘배는 도대체 "들여놓지 말아야 할것" 이 무엇인지가 몹시 궁금해 어쩔줄 모른다.
노름판에서 함께 노름을 했던 덕수(권명환)가 나타나지 않자, 마을 사람들은 덕수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그러나, 평소 덕수를 잘 아는 소녀 봉순(정예린)은 작은것에도 화들짝 놀라는 덕수의 심성으로 보았을때 덕수가 살인을 했을리 없다고 생각하고, 동네에서 가장 똑똑하고(?) 젊은 보건소장(박해일)과 학교 선생(박솔미)도 그렇게 생각하며, 진범은 따로 있을것이라 여긴다.
진범이 누구인지 미궁에 빠진 상황.
학교 선생은 진범을 찾겠다며 동분서주 하지만, 보건소장은 조용히 경찰을 기다리는게 마을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좋다며 차분히 맞선다.
범죄 행각을 추리하던 마을 사람들은 범인이 굉장히 지능범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마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인 보건소장을 가둔다.
하지만, 결국 제2,제3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은 다른 사람임이 명확해지는데,
보건소장은 남몰래 판수와 동굴에서 덕수의 토막난 시신을 발견하고, 결국 덕수가 범인이 아님은 밝혀지지만,
사건은 점점더 미궁으로 빠진 상황에서 이장의 집을 숨어들어온 검은 복면의 사내를 막으려다 이장의 아들 종구가 죽고, 범인을 쫒아가던 판수마져 죽는다.
혼란에 빠진 동네에서 밤에 돌아다니길 좋아하던 소년 태기(이다윗)는 자신의 다리를 붙잡은 판수를 보고 놀라 죽은 아버지를 떠올린다.
너무 놀란 태기는 정신이 혼미해져 절벽아래로 떨어지고, 태기를 잃은 슬픔에 눈물 흘리던 태기 모(유혜정)마져 절벽으로 떨어진다.
그 상황에서, 춘배는 도대체 이장이 들여오지 말아야 할 것을 들여놓은게 무엇인지 궁금해서, 송전기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송전 기사들에게 첫날 살인사건이 벌어질 당시 없어진 판돈이 든 가방이 있는 곳을 안다며 송전기사를 열녀당으로 유인하여 죽인다.
열녀당에서 또다시 춘배(성지루)는 귀신을 보고, 마을의 최고령 노인 김 노인(김인문)도 귀신을 보기에 이른다.
사건의 윤곽은 점점 '춘배' 가 살인범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랬다. 살인사건의 범인은 춘배였던 것이 밝혀지지만, 이것이 끝이 아닌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것은, 보건소장과 학교 선생의 대화에서 밝혀진다.
사실, 춘배가 미친것은 보건 소장이 마을 이장의 입막음을 해가며, 무언가를 섬에 들여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설탕가루를 위장한 신약이었다.
신약 실험을 위해 보건 소장은 마을 사람들에게 설탕가루 대신 그 약을 먹게 했고, 그들의 변화를 관찰하였던 것이다.
그 약은, 지능이 떨어지고, 사고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것으로 예측 되었고, 춘배의 지능이 올라간 것과 김 노인이 말을 하게 된것으로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듯 하였으나, 갑작스레 춘배가 송전기사들을 죽이게 되면서 예상을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마지막 테스트로 보건소장은 춘배에게 그 쪽지를 건넸고, 그로 인해 일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것이었다.
심성이 착한 보건소장이지만, 그의 빗나간 열정이 결국 마을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게 만든 것이었다.
춘배의 추격속에서 간신히 탈출한 학교 선생.
그녀의 설명으로 사건의 전말은 밝혀진다..
그렇게 이야기는 막을 내리지만, 묘한 복선을 남긴듯한체 여운을 주는데.
그것은 과연 학교 선생의 진술처럼 보건소장이 꾸민 일에 의해 벌어진 일일까?
아니면, 갑작스레 느껴진 느낌처럼, 학교 선생이 가장 배후에 있었던 인물일까?
아니면, 모든 사건의 책임을 보건소장에게 뒤집어 씌운 학교 선생의 거짓 진술일까?
학교 선생이 보건 소장의 실험노트를 형사에게 전해 주었으니, 실험 노트의 필체 자체를 위조하지 않은 이상은, 더이상의 추리는 불필요한 듯 하다.
즉, 있지도 않은 복선을 추리할 필요는 없는거지.
영화는 완성도가 높고, 신선하며, 보는 내내 긴장감을 유발하고, 영화 후반에 해소점을 줌으로 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영화의 내용을 보지 않은 이상에는 영화의 결말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예측하기 힘든 반전을 가진것이라 볼 수 있다.
혹자의 말에 의하면, 무슨 이상한 기법을 썻다고 하던데(음향에서), 그래서인지, 누운 자리에서도 자꾸 영화속의 그 귀신이 떠오르는게 조금은 께림직 했다.
P.S. 기억의 한계에 의해, 마을 사람들이 모두 어떻게 죽었는지는 기술하지 못하겟다.
혹자들 중에는 나처럼, 보건소장(박해일)이 범인이 아닐 수 도 있다는 추리를 하고 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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