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별명은 펭귄이다. 어릴때 부터 펭귄이란 별명으로 불리곤 했는데 그래서일까? 펭귄에 관련한 것이라면 일단 친근함부터 느끼고 본다. 펭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숙연해지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밝고 즐거운, 보면서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어도 좋을 그런 영화라 기대했다. 생각보다 내가 원했던 부분의 비중이 많지 않아서 조금 실망했다. 게다가 어드벤처 액션물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목숨을 건 모험이 너무 많았다. -.,-
멈블의 여정이 인간 세계에 갔다가 거기서 다시 돌아오는 부분까지 나온 건 무리가 아니었나 싶고, 결말 부분은 황당하기까지 했다. 굳이 생태계 파괴를 막고, 먹이 사슬을 지키자고 하는 메시지를 저렇게 직접적으로 전달하지 않아도 좋았을텐데 하는 씁쓸함.
동시에 어제 sbs 스페셜 '마지막 주자들의 행복' 이 떠올랐다. 남과 다르다고 사회에서 쫓겨난 멈블. 다른 펭귄들이 다 갖고 있는 하트송도 없고 엄청난 음치라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는 멈블. 공부를 못하는 학생으로 점찍힌 꼴지들과 멈블은 그런 면에서 닮아 있다.
남들 다 하는 취직, 남들 다 하는 결혼, 남들 다 하는 출산을 하지 않은 자들에게 너희들은 왜 우리가 가는 길을 따르지 않느냐고, 순리를 거스르냐고 사회의 낙오자로 취급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멈들도 마지막 주자들도 소수의 자기 길을 가는 사람들도 기죽지 마시라.
인생에 있어서 정답이나 바른 길 같은 것은 어차피 자기 주관으로 정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가는 길을 택해 순탄하고 안정적으로 가건, 가시밭길을 헤쳐가며 가건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물론, 그에 따르는 책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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