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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이런 영화는 대환영! 철콘 근크리트
comlf 2007-07-11 오전 1:17:12 1352   [11]

오랜만에 필름2.0을 사 들었고 생각보다 읽을거리가 없어서 괜히 샀나 후회를 하다가 철콘 근크리트에 대한 소식을 발견했다. 더욱이 좋아하는 일본의 여배우 아오이 유우와 벌써 아라시로 유명한 미소년 니노군이 나온다고 해서 그 기사를 열심으로 읽었다. 막연한 기대감이 솟았고 일본애니매이션이 날 실망시켰던 적은 거의 없었기에 이번에도 믿고 보았다.

 

최근에 봤던 애니매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도 좋았는데 이 영화는 그 영화보다 더 강렬하고 좋았다. 물론 내용이 다르다는 점을 빼고도 말이다.

 

우선, 개적으로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영화의 스토리 쓰기를 즐기지 않는 터라 내가 느낀 감상 위주로 글을 쓰고 싶지만 그냥 그렇게 글을 쓰자니 혹시라도 내가 쓴 글을 읽고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잃을까 조금 겁이 난다.

 

영화에는 눈이 많이 나온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그 눈 말이다. 눈과 비슷하게 생긴 독특한 그 동네도 그렇지만 주인공의 눈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시작부터 이상하게 눈이 강조되어 있다. 그 눈은 뭔가 꿰뚫는 느낌도 주고 소통하는 느낌도 주고 그러면서도 말 없이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잠시 먼저 영화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접고.

 

 이 영화를 만든 마이클 아리아스 감독의 <애니 매트릭스> 제작자로서의 경험 때문인지 캐릭터들의 움직임이나 뭔가 무중력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것 같은 그 느낌이 비슷하게 느껴졌다. 몇년 전에 감탄했던 애니매이션의 느낌은 이 영화에서도 역시나 살아있고 훨씬 더 멋지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직도 만화영화에 대한 편견이 있어나서 그런지 다른 영화를 볼 때 실제 영화를 본 것만 못하다는 생각을 가진적이 많았는데 그런 생각은 그냥 자연스레 사라졌고 어떻게 이렇게 만들까하는 궁금증과 감탄이 머리 속 한 자리를 꿋꿋이 차지하고 있었다. 움직임이나 내용의 연결, 카메라가 주인공을 향해 달려갔다 나갔다, 현란할 때는 현란하고 집중력을 줄 때는 한 없이 깊었다. 그와 함께 엄청난 음악과 소리로 무장한 이 영화라니... 나는 보는 내내 감탄했다.

 

 내용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약간의 지루함 비슷한, 아니 뭔가 축 늘어진듯 힘이 없어지는 순간들이 존재하지만 잠깐 스치듯, 그저 그 순간들은 존재랄게 따로 없을 정도로, 사라져 버렸다.

 

여러 장면들에서 일본의 현 상황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느꼈고 무엇보다 여러 위기와 변화 속에서도 스스로의 길을 찾는 것은 바로 자신이라는 것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거기에 '함께'라는 단어를 붙이면 더 뻥 뚫리고 따뜻한 느낌이고.

 

목소리로 넘어와 니노군은 우선 둘째치고 아오이의 목소리 연기에 박수를 치고 싶었다. 목소리를 들으면서 이상하게 아오이 유우의 얼굴이 뇌리를 자꾸만 스쳤다. 시로가 웃을 때, 그녀가 그렇게 웃으며 연기하는 상상을 했을 정도였다. 어쩌면 시로라는 캐릭터를 아오이 유우라는 배우와 동일시하며 감상했는지도 모르겠다. 한 없이 뭔가 지켜줄 것만 같아서...

 

철콘 근크리트를 보면서 가장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생각한 점은 바로 자기비판적이면서 자기치유적이라는 것이었다. 마치 내 마음속에서 한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신을 바라보다가 다시 긍정적으로 뭔가 변하려고 하는 나 자신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우리가 어쩔수 없는 여러 환경과 변화와 사람들에 맞물려 시시각각 변하는 나, 그리고 우리 자신들이라고 생각되었다.

 

재미있고 느낌있고 굉장히 좋은 작품이었다. 뭐 또 궂이 말하자면 아이들이 등장하지만 주인공 또래의 아이들은 볼 수 없는 영화였고...

 

자꾸만 시로의 눈과 쿠로가 변해가는 과정들이 가슴이 아프다. 결과적으로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영화가 되었지만 슬픈 과정이 없고 그 아름다운 눈만 시원하게 깜빡이길 바랐다. 고생 끝에 낙이 오는거였던가? 여하간...

 

대추천! 철콘 근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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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콘 근크리트(2006, Tekkon Kinkreet / 鐵コン筋クリ-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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