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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가 보고싶다면 <황진이> 황진이
rubypoint 2007-07-16 오후 2:50:23 1573   [6]
황진이는 왠만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름은 들어본 기생이리라.
기생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반은 논개를 떠올릴 것이고, 반은 황진이를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가끔가다가 자유부인 어우동을 떠올리는 이도 있으리라.

박연폭포, 서경덕 선생과 함께 송도삼절로 불리는 황진이는 그 스토리도 기구한데,
원래는 기생이 아니라 양반이었다고 한다.
누가 자신을 사모하다가 상사병 걸려 죽고는 그 관이 집 앞을 지날때 안움직이더랜다.
황진이가 이때 와서 뭘 덮어줬다느니, 속옷을 하나 줬다느니,
또는 무슨 말을 걸어줬다느니 하자 다시 움직였다고 한다.
그 뒤로 황진이는 만인의 연인이 되겠다고 결심하여 기생이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는 영화의 그 부분을 조금 재해석한다.
(이 영화에서 맘에 드는 유일한 부분이랄까-_-)



뭐 그밖에도, 색주가 출신이 죽으면 상을 치를때 기쁜 노래를 부른다던가 하는것도 흥미있었고,
황진이와 애정을 나눴다던 벽계수를 사실 황진이가 놀려먹었다는 스토리도 나름 재미있었다.
황진이가 송도 사또와 짜고 정인군자라 자처하는 자들을 놀려먹는 이야기.
아마 지족거사와 서경덕 선생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왔으리라 싶다.
(안타깝게도, 영화에서는 서경덕 선생과 만나는 장면 한컷만 나오고 이야기는 뭉텅 컷.)



하지만, 아쉬운 것이라면..
황진이가 기생이 되는 과정은 이렇게 길게 설명해 놓고서는,
기생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은 '5년뒤'라는 글자 하나로 뭉텅 생략하고는
후반부에서는 '화적두목 놈이'의 이야기로 스토리가 넘어간다는 것이다.
분명 제목은 '황진이'인데 후반부 스토리는 '이놈이!' 가 되는 것이다. (일단 성은 없다-_-)

게다가 16세기에 살았던 21세기의 여인이라.
이제 곧 사형당할 사람 앞에 두고는, 수절을 맹세하는
조선시대 여인상이 최고라는걸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데 대체 어디가.
요즘 여인네가 발랑 까졌다느니 그딴 얘기를 하는게 아니라,
주제가 그렇다면 저건 좀 빼도 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그냥 같이 슬퍼하고 울고 하면서 나오면 되는 것을.

게다가 처음에 친모의 무덤 앞에서 했던
'세상을 내 발 아래에 두겠다' 라던 맹세는 어찌 된건지.
그렇게 굳센 맹세를 하고 기생이 되더니 취객의 희롱도 받아주지 못해,
손님의 따귀를 때리고 놈이까지 출동해서 두들겨 패게 만들기나 하고.
거기에 송도 사또 하나 발 밑에 두지 못하고 농락당하다가,
송도를 떠나는 황진이의 모습을 보니 이거 뭐야 싶더라.
(진짜 떠났나 좀 알아봤으나 황진이의 노후와 관련된 이야기를 찾지 못했다)


게다가 가장 안타까운 것은 놈이의 존재인데,

1. 사람들이 황진이의 미모를 보고도 건드리지 못하는 이유
2. 그리고 주인공인 놈이의 영웅화

이 두가지를 모두 채우려다보니 조금 스토리가 이상해진것 같다.
싸움 잘하고 황진이를 끔찍하게 아끼는 놈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내서
'놈이가 한때 황진이의 기둥서방이었고, 황진이를 끔찍해하니, 놈이가 두려워 못건드린다.'
라는 것을 짜냈고, '그래도 유지태인데' 기둥서방으로 삭히기 아까웠던지
화적패 두목으로 만들어서 관가나 부잣집을 턴다던가 하는 일을 시켜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놈이는 그냥 기둥서방이나 하고 있던게 오히려 훨씬 좋았을것 같다.
갑자기 이재수의 난도 아니고 -_- 천한것 귀한것 소리치면서
우리가 이렇게 차별받고 산다고 외치고, 지상낙원이 어쩌고..
이건 좀 황진이라는 인물에 대한 스토리에 안맞는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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