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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팽글리쉬><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제임스 L.브룩스에 관한 고찰 애정의 조건
pys1718 2007-07-18 오전 12:21:33 1872   [1]
 

감독론 - 제임스 L. 브룩스


제임스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을 잘 표현해내고 가족의 따스함을 영화로 그려내는 예술가이다. 또한 그는 조용하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해내는 성실한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거기에다가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위트 있게 써내려가는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번 과제로 조사해야 할 감독을 선정할 때 고민 없이 제임스 L. 브룩스를 택했다. 사실 제임스라는 감독을 선택하기 전에 내가 본 그의 영화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뿐이었다. 제작한 영화들 중에서는 <빅>이나 <제리 맥과이어>를 본적이 있지만 이번 과제의 중점은 프로듀서가 아닌 ‘감독’으로써 이기 때문이니까 배제해야했다. 결국 중학교 때 인터넷 영화동호회에서 알게 되었던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그의 데뷔작인 <애정의 조건>은 정말 대단하다며 꼭 봐야한다고 하였다. 결국 그의 영화들을 찾아봤지만 한국개봉작인 <스팽글리쉬>와 <애정의 조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밖에 구하지 못하였다. 아쉽지만 그의 미개봉작 <브로드캐스트 뉴스>나 <너를 위하여>는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의 대표적인 세 작품을 보고나서 공통점을 생각해보니 주인공들이 어딘가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걱정거리가 너무 많아 정신적으로 안정을 취해야 할 것처럼 보이는 <애정의 조건>의 오로라나 술만 마시면 너무 흥분하는 바람둥이 기질의 가렛도 그러하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주인공 멜빈 유달도 뒤틀린 성격의 강박증 환자이다. <스팽글리쉬>에서도 권태기를 겪는 다소 신경질적인 데보라나 알콜중독자인 그녀의 어머니인 에블린도 그러하다. 어쩌면 남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게 힘들지 모르는 이 아웃사이더의 주인공들을 가지고 제임스 L. 브룩스는 이야기를 시작해나간다. 개인과 개인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점차 확장되어 개인과 가족, 개인과 사회가 의사소통하는 법을 표현해낸다.


+개인과 개인간의 의사소통에 중점을 두는 제임스 L. 브룩스의 영화들


<스팽글리쉬>에서 주인공 플로르는 가정부로 클래스키 가로 들어간다.

거기서 이제까지는 만나본 적이 없는 상냥하고 사려 깊은 성격을 가진 남자, 존을 만나면서 플로르는 흔들리게 된다. 처음에는 언어장벽과 문화충격으로 서로 마찰을 일으켜 큰소리로 싸우기도 하지만 서로 마음이 잘 맞는다는 걸 알고 고민상담도 하게 되는 사이에 이르게 된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도 멜빈은 이웃집 게이화가인 사이먼의 애견, 버델을 돌보면서 얼음 같은 성격을 녹이게 된다. 사람들과의 소통을 거부하던 강박증환자인 버델은 강아지로 인해 그 주인인 사이먼에게 마음을 열고, 자신이 애용하는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 캐롤에게는 사랑을 고백하게 된다. <애정의 조건>에서도 오로라는 저질 바람둥이인 이웃에게 남모르게 끌림을 갖게 되고 결국 이제까지 남자와의 잠자리를 거부하고 젊게 살려고 마음먹었던 오로라는 이웃인 가렛에게 진심을 담아 행동한다. 이렇듯 그의 영화는 항상 사람과 사람이 사는데 에 이야기에 초점을 두어 그들이 다투고 화해하는 과정을 아름답게 표현한다.



+개인과 가족간의 마찰과 화해를 그려내는 제임스 L. 브룩스의 영화들


그의 영화는 항상 가족과의 마찰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보다 더 좋을 없다>에서 화가 사이먼은 어렸을 적 자신의 엄마를 누드모델로 삼고 누드화를 그린다. 그러나 사이먼의 아빠는 누드화를 예술이라 생각하지 않고 음탕하다 생각하여 아들에게 분노를 표시한다. 그런 아빠와 마찰이 일어난 사이먼은 집을 나오게 되고 수십 년간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런 그가 멜빈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 가족을 만나면서 그의 남모를 가족사가 또 하나의 에피소드로 자리 잡는다. <애정의 조건>같은 경우는 말 다했다. 딸을 너무 걱정하는 엄마 오로라는 무일푼의 교사지망생과 결혼한 걸 탐탁치 않게 여기고 매일 간섭한다. 그런 간섭이 싫었던 딸 엠마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른 주로 떠나버린다. 그러나 슈퍼에서 초콜릿바도 아이들에게 못 사줄 가난한 삶을 살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은 바람까지 핀다. 엠마는 혼자서 세 아이들을 기르는 게 힘들고 그럴 때, 엄마에게 의지하려하지만 악성종양으로 이제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걸 알게 된다. 엠마는 자신의 엄마 오로라에게, 자신의 남편 플랩에게, 자신의 아이들과 마지막 대화를 하고 가족간의 정적인 화해를 만들어낸다. <스팽글리쉬>는 좀 더 다른 관점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딸 크리스티나를 과도한 애정으로 보살피려는 데보라 부인 때문에 자신의 엄마 자리를 빼앗길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던 플로르. 또한 자신의 외도 때문에 걱정하는 데보라와 그와 대화하는 게 오랜만이라 기분이 좋다는 철없는 엄마 에블린. 권태기 부부로 성적 만족부터 아이들 교육방침까지 하나도 맞지 않는 존과 데보라 부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많은 갈등이 나온다. 단지 돈을 벌게 위해 housemaid를 하는 플로르. 그러나 그 가족은 그녀를 homemaid로 취급하게 되고 그 가족간의 대화가 행복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자신의 딸을 미국 중산층 가정으로부터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즉 그의 영화는 개인과 개인의 의사소통을 좀 더 확장하여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지켜야 할 의무, 혹은 다른 가족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개인과 사회간의 충돌, 혹은 사회(문화) 속에서의 개인을 보여주는 제임스 L. 브룩스의

영화들


마지막으로 그의 영화는 더욱 확장되어 개인과 사회에 대한 충돌과 시선을 보여준다.

<애정의 조건>에서 일을 나가는 커리어우먼들이 낙태를 하고 이혼을 하는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말하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주인공 엠마. 뉴욕여성들과 시골여성들 간의 문화적 충돌을 조금이나마 보여주면서 사회적 문제를 비판한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도 남들이 이상한 눈으로 보는 강박증환자도 결국 마음 따뜻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해주게 됨으로 결말이 난다. <스팽글리쉬>는 좀 더 직접적이다. 자신의 문화정체성을 확인한 플로르는 평범한 미국 중산층 가정에서의 가정부일을 그만둔다. 그러나 이미 미국문화에 적응이 된 딸은 그런 엄마에게 화를 내지만 결국 화해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멕시칸 여인과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인 가족들이 서로 어울려 한 문화를 조성하려하지만 결국은 어느 한쪽의 문화가 흡수될 거라고 생각했는지 그들은 어울리지 못한다.




제임스 L. 브룩스의 영화들을 보면서 그는 참으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것도 장황하고 복잡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명쾌하게 풀어나가는 연출력을 보면서 감탄을 멈추지 못하였다. 그의 영화에서는 배우들이 참으로 강한 연기를 보여주고 각본은 물 흐르듯이 진행된다. 내가 제임스 L. 브룩스를 선택한 건 순전히 우연이었지만 드디어 나의 롤모델이 생겼다는 마음에 몹시 흥분된다. 나도 프로듀서로 성공하여 내 영화를 스스로 제작해보고 감독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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