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터데이]는 참 묘한 느낌의 영화였습니다.
부분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의 요소들이 모여서 결과적으로는 영화를 다운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었거든요.
과학지식을 나름대로 열심히 깔은 시나리오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야기의 연결고리가 듬성듬성 빠져서 “저건 왜 저런 거지? 이건 또 뭐야?”라는 식으로 관객이 끼워 맞추길 원하고 있었거든요.
캐릭터는 무게 잡는 것까지는 좋은데 극에 역동성까지 확실히 잡아버리더군요.
대사가 잘 안 들린다는 건 일반적인 지적이었고 배우들은 캐릭터를 나름대로 착실히 소화하고 있었지만 서로 조화를 이뤄 상승작용을 일으키기엔 ‘각자 열심’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중에 제일 나은 건 영상이더군요.
지금의 현실 공간을 바탕으로 미래의 풍경을 잡아낸 비주얼은 제가 보기엔 손색이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과거가 없는 미래는 있을 수 없습니다.
석은 닫혀있던 자신의 기억이 열리면서 원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그 사이에서 있었던 기나긴 갈등의 끝을 맺습니다.
원한다고 다 행할 수 있는 건 아니란 걸 자신의 과거를 통해 알았으니까요.
[예스터데이]는 과거라는 기둥이 확실치 않아서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는 주인공들처럼 영화를 전체적으로 지탱해줄 구심점이 없었다는 게 가장 문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용이든 캐릭터든 배우든...
그 중 한 가지만이라도 무게 중심이 있었다면 괜찮은 SF영화가 될 수 있었는데 내내 아쉽더군요.
그러나 이 영화를 과거의 바탕으로 삼아 미래엔 더 멋진 SF영화가 나올 거라고 굳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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