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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자와 읽지 않은 자, 그리고 본 자와 못 본 자.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hepar 2007-07-23 오전 2:46:53 927   [6]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작을 읽은 자와 읽지 않은 자의 차이만큼이나 전편을 본 자와 못 본 자의 차이는 컸다.

나는 원작을 읽지 않았고, 1편을 제외한 전편을 보지 못했다.

해리포터라는 영화에 있어서만큼은 그야말로 문외한인 것이다.

영화 감상에도 사전 지식이라든가, 인물에 대한 정보가 필요할 때가 있다.

특히 시리즈물일 경우 전편의 줄거리, 인물간의 갈등 관계를 알지 못하면 영화의 태반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만큼 재미도 반감되기 마련이다.

 

해리포터는 딱 그런 영화다.

스타워즈에 비교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 싶은 기분도 들지만

어릴적 스타워즈 시리즈에 열광하지 않은 사람 중에

후에 나온 스타워즈 에피소드를 재밌게 본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해리포터도 전편을 섭렵하지 못했다면 재밌게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불사조 기사단 '이 한 편만 놓고 봤을 때

눈길을 끄는 장면도 없을 뿐 아니라 줄거리 자체도 무척 지루하기 때문이다.

물론 '해리포터를 모르면 닥쳐라'라고 강변할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영화 한 편을 즐기러 간 것이지, 해리포터를 즐기러 간 것이 아니다.

 

해리포터는 시리즈로서 성공할 가능성이 아주 적다.

일부의 마니아층에 소구할 수는 있겠지만

줄거리를 놓치거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전편을 놓친 이들

그리고 지금의 나처럼 새로 시작해 보려는 이들에게

'다음 편은 꼭 봐야지'라는 생각을 갖게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앞서 말했듯, 한 편의 영화로서 '불사조 기사단'은 하품이 나올 정도로 지루하다.

사실, 1편은 봤기 때문에 영화에 대해 대강은 알고 있는데...

우선 1편에서 봤던 신선함, 요컨대 신기한 마법과 특수효과라든가 아기자기한 소품들의 쓰임이

예전에 비해 나아진 점이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극적 긴장감이나 속도감이 느껴지느 것도 아니다.

우유부단 소심쟁이 포터가 어찌어찌해서 악을 물리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는

너무나 단선적이고 반복적인 플롯.  

물론 다양한 캐릭터, 주변 인물들 각각의 매력만큼은 주목할 만한데

점점 많은 인물들이 등장함으로 인해 오히려 서로의 매력을 상쇄시키고 있다.

단선적인 플롯, 매력없는 인물들. 결국 관객 흡입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시리즈물에서 성공한 영화로 치자면

앞서 예로 든 스타워즈, 그리고 슈퍼맨, 매트릭스, 스파이더맨을 들 수 있는데

판타지물로서 해리포터와 가장 근접한 거리에 있는 영화 한 편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전편을 보지 않아도, 원작을 굳이 읽지 않아도 한 편 한 편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영화.

바로 반지의 제왕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며 동행한 사람과도 이야기했지만

공교롭게도 1편의 개봉 날짜가 비슷해 몇 년 간 꾸준히 비교 대상이 되었던,

반지의 제왕에 비해 해리포터는 떨어져도 한참 떨어진다.

물론, 오랫동안 비교가 된 만큼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을 놓고

뭐가 재밌느냐를 따지는 건 진부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도 해리포터의 발생론적 운명이다.

 

톨킨의 친구인 루이스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나니아 연대기'가 같은 시기 등장했더라면

아주 적절한 비교대상으로 낙찰되어 해리포터는 저만치 물러나 있었겠으나

나니아 연대기는 후속작 소식도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그 짐은 해리포터가 끝까지 가지고 가야 할 짐이다.

만약 해리포터 한 편 한 편이 반지의 제왕이 보여준 아니,

반지의 제왕과 다른 그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산해내지 못한다면

아마 이런 식의 비교는 영원히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부디 한 편 한 편에 공들이기를 바란다.

매번 롤링의 후속편이 전세계적 열풍을 일으키는 것은 비단 마케팅의 효과만은 아닐 테다.

원작의 인기를 재현하진 못해도,

다음 편은 적어도 돈 아깝단 생각이 드는 그런 작품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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