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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이야기] 말리지마! 나 손으로 '포~옥' 찔러볼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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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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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1. 9 (수) 8:50 씨네하우스 말리지마! 나 손으로 '포~옥' 찔러볼래!
마리 이야기
아마 그런다면, 손가락이 살짝 들어가다가, '퐁'하고 튕겨 나올 거다. 2D니 3D니 하는 건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아름다운 영상들. 눈에 담아 두고 싶다. 특히 문방구의 구슬함은 언제까지고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매력의 장면이다. 그 각각의 반짝임이라니... 누가, 나, 그 구슬 한주먹만 쥐어줘요. 하지만, 그런 배경에 비해 인물이 너무 평면적으로 느껴지는, 아주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게다가 그런 영상 만들기가 급급했던지, 왠지 영상을 만들기위한 시나리오라는 생각이 든다. 소박한 소년 남우의 성장기의 어느 때. 남우가 만난 소년 마리는 남우가 진짜 만난 미지의 소녀일수도 있겠지만, 할머니, 어머니와 셋이 사는 외로운 소년 남우가 성장하는 그 '성장' 자체의 환상적 표현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 환상이 아름다운 '자연' 그 자체일 뿐, 그 이상이 되어 주지 못한다. 영상은 나 자신도 뛰어들고 싶을 만큼 너무 아름답지만, 그 뿐, 스크린으로 뛰어든 나는 '쾅' 코만 찧을 뿐 '쭈욱' 미끌어지고 말거다.
나는 그리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지 못했는데, 불행히도 [이웃집 토토로]와 [원령공주]를 보았다. (그래서 오늘 한 편 더 본 것이 [천공의 성 라퓨타]) 왠 불행의 까닭이냐하면, 이상하게도 [마리이야기]에서 연상되는 몇몇이 있기 때문이다. 흰털의 거대한 개 '몽', 장난꾸러기 고양이 '요'(동물 비슷한 캐릭터와 동물 캐릭터), 나중에 남우의 환상여행에 동행하는 친구 '준호'는 [토토로]와, '마리'는 [원령공주]를 생각나게 했다. 특히 마리의 온 몸을 감싸는 털 같은 옷은, 두 손가락에 붉은 물감을 뭍혀 얼굴에 한 번 가로질러 긋는다면 방금이라도 '원령공주'가 되 버릴 것 같다는 착각. 이상한 일이다. 견문이 좁아서겠지.
아직 국내 애니메이션 영화를 스크린으로 본 적이 없기 때문인가? 한국어 대사가 너무 어색했다. 나는 어이없게도 차라리 일본어로 대사를 하고, 한글 자막을 쳤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다면 좀 더 친밀감 있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말해놓고는 더 어이없네...) 게다가, 낯익은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친밀감보다, 어색함으로 먼저 다가왔다. 분명 [마리이야기]의 효진, 경민임에도 불구하고, 배종옥, 안성기가 먼저 떠올라버려, 남우 어머니와 어부 아저씨의 캐릭터까지 나아가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놓쳐선 안될 부분들을 놓치면 안 되겠지? 한국 애니메이션의 힘! 모두 스크린에서 느껴 보길 바란다. 섬세하고 정감있는 영상, 보드랍고 꿈같은 세계가 80분 이상의 시간으로 당신을 끌고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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