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아, 참을 수 없는 영화의 가벼움이여. 에반 올마이티
hepar 2007-07-29 오전 2:43:14 1268   [3]

영화의 마지막 장면. 대규모 개발 계획을 막은 에반과 그의 가족이 나들이를 나왔다. 행복한 순간. 마무리를 동작 한 번 하시려고 벼르던 신(모건 프리먼)이 급기야 저만치 나타나 에반을 부르신다. 그리고 기억에 남을 한 마디를 흙바닥에 써갈기시는데...

"ARK"

Act of Random Kindness의 준말이라신다. 얘기인즉슨, '임의의 친절한 행동'이 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인데 미국의 모 교수가 주창한 운동 RAK(random acts of kindness)의 철자 순서를 바꾼 것. 동감이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테레사 수녀의 시 "한 번에 한 사람"도 대중이 아닌 개인을 구원하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사람을 구하는 것은 사람이요. 세상을 구성하는 것은 인간이니 한 사람 한 사람의 변화 그리고 한 사람의 작은 선행이 세상을 바꾸리라는 것. 맞는 말이긴 하다. 근데 테레사 수녀의 시가 주는 울림과는 영 느낌이 다른데 이거 왜 이래?

미국 퀴즈프로그램 중에 '운명의 수레바퀴'란 게 있다. 철자를 하나씩 맞춰가며 정답(문장 혹은 구)을 맞추는 아주 단순한 게임이다. 단서는 없다. 그냥 스물 여섯 개 알파벳 중에서 찍는 거다. 근데 신이라는 이 분이 하는 행동 그리고 이 영화, '운명의 수레바퀴'를 닮았다. 아무 단서도 없이 거대한 방주를 만들 재료들을 선물하고 소심한 물장난 치시더니 대뜸 ARK가 정답이란다. 또 주인공인 에반옹께서는 기어이 그걸 찍어내신다. 아, 방주(ARK)가 단서였던 게야? 그럼 ARK라는 교훈을 던져주기 위해서 ARK를 만들게 했다는 거야? 아...이런 참을 수 없는 영화의 가벼움이여...

개인의 작은 친절이 세상을 바꾼다는 교훈을 (안 그래도 되는데) 굳이 던져 주려 하셨다면 적어도 그게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 좀 알려줘야지. 영화 내내 보여준 것이라곤 언론인에서 하원의원이 된 에반 같은 엄청난 인물이 개과천선(신을 믿게 되었으므로 기독교적 입장에서 보면...)해서 법안을 폐기했다는 건데. 그러면 정치인, 언론인들이 각성하면 된다는 건지. 아니면 방주를 짓는 것 같은 이벤트를 좀 하라는 건지. 결론이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들을 수가 없잖아. 왜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다가 기분전환이나 하려고 극장에 찾은 '만국의 노동자'들을 말도 안되는 언어로 가르치려 드는 건가.

'신이 오늘은 물 장난을 좀 쳤다만 사람은 하나도 안 죽었으니 너는 개인의 친절이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 알라...'

대체 브루스가 신의 전지전능에 대해 고민했던 그 지성과 감성은 다 어디로 팽개친거야...그리고 머리없이 가슴없이 결국 쩐만 노리겠다는 그런 류의 교훈이라면 당장 집어치워 주었으면 해...


(총 0명 참여)
ejin4rang
보고싶어져요   
2007-07-29 14:36
1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55433 [므이] 무섭다는 느낌이 안들었다. (2) topnmin 07.07.29 1110 11
55432 [1408] 차원의 방 1408 (2) topnmin 07.07.29 1097 8
55431 [꽃미남 연..] 영화를보고무언가를느끼게하는 .. (2) eurji5331 07.07.29 2181 3
55430 [화려한 휴가] 그날의 작전명 화려한 휴가 (1) topnmin 07.07.29 987 5
55429 [므이] 특별한 것 없는 공포영화... (1) jjs20021108 07.07.29 997 3
55428 [밀양] 완성도 높은 영화!!자연스러움과 긴장감이 공존한다... (1) sh5167sh 07.07.29 1224 1
55427 [해리 포터..] 책이 더 좋지만 역시나 볼거리 많은 해리포터 시리즈♡ (1) sh5167sh 07.07.29 1266 3
55426 [에반 올마..] 정말 재미있어요 (2) jm0115 07.07.29 1048 2
55425 [주유소 습..] 재미있었던 좋은 영화 (2) joynwe 07.07.29 1177 4
55424 [반지의 제..] 최고의 영화로 잊을수가 없다. (1) kpop20 07.07.29 1851 3
55423 [만덜레이] 뭔가 부족하다. (1) kpop20 07.07.29 1264 2
55422 [폭력의 역사] 지워지지않는 지울수가없는 깊은 상처 (1) kpop20 07.07.29 918 3
55421 [라따뚜이] 교훈을 주는 영화로 감동있다. (1) kpop20 07.07.29 1404 4
55420 [므이] 배경은 참 신선했다. (1) kpop20 07.07.29 1046 2
55419 [뉴욕에서 ..] 넘 멋지네요. (1) kpop20 07.07.29 1083 3
55418 [꽃미남 연..] 괜찮은것 같아요 (1) kpop20 07.07.29 1805 3
55417 [에반 올마..] 최고~최고~~ (2) kpop20 07.07.29 980 4
55416 [화려한 휴가] 넘 가슴이아파 참기가 힘들었다. (1) kpop20 07.07.29 894 2
55415 [알래스카] 느낌이 좋은 영화 (1) kpop20 07.07.29 903 3
55414 [샴] 작정하고 만든 공포의 퓨전! (1) hepar 07.07.29 1026 2
55413 [화려한 휴가] <화려한 휴가> 단지 그 시대 그 정권에대한 비판일까.. (1) dlsxorskfk 07.07.29 1074 2
현재 [에반 올마..] 아, 참을 수 없는 영화의 가벼움이여. (1) hepar 07.07.29 1268 3
55411 [노트북]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감동을 주는 영화... (1) joynwe 07.07.29 3276 5
55410 [미스터 빈..] 좌충우돌 파리 여행기 !!!! (1) jealousy 07.07.29 931 8
55409 [넥스트] 재밌던영화^^ (1) ksm0109 07.07.29 1365 1
55408 [화려한 휴가] 슬프도록 가슴저미는 영화 (1) bluelove75 07.07.29 807 2
55407 [해리 포터..] 와우~ (1) yeun0102 07.07.29 1201 9
55406 [1408] 글쎄요..1408호는 꽤 괜찮은곳이죠 (2) ksm0109 07.07.29 963 4
55405 [판타스틱4..] 꽤 괜찮은 영화 (1) ksm0109 07.07.29 1128 5
55404 [마리 앙투..] 예상보단 내용이..ㅡㅡ (1) ksm0109 07.07.28 1014 2
55403 [트랜스포머] 내용이 아쉽다ㅜㅜ (2) ksm0109 07.07.28 794 3
55402 [해리 포터..] 역시 포터포터^^ (1) ksm0109 07.07.28 1298 9

이전으로이전으로1186 | 1187 | 1188 | 1189 | 1190 | 1191 | 1192 | 1193 | 1194 | 1195 | 1196 | 1197 | 1198 | 1199 | 1200다음으로 다음으로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