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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레이션과 반전으로 무장한 장진의 새롭지만 아쉬운 도전... 아들
ldk209 2007-07-30 오후 3:34:49 1926   [16]
내레이션과 반전으로 무장한 장진의 새롭지만 아쉬운 도전...

 

장진이란 이름은 대단히 새롭다라거나 재치있다, 또는 유쾌하다, 똘똘하다, 엉뚱하다 등의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다. 그가 감독으로서 보인 역량은 '장진'이란 이름값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에 동의하긴 해도 그의 뛰어난 기획과 아이디어는 한국 영화에서 매우 독특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음은 부인하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장진 감독은 영화 스케일이 커질수록 자신의 장점을 잃어가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장진이 시나리오만 쓰고 다른 사람이 감독을 맡은 <동막골>이 장진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2005년 <박수칠 때 떠나라>와 2007년 <아들>은 한국 영화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개봉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많은 언론과 평론가들은 장진 감독 영화가 어려움을 타개하는 기폭제가 되어 주길 바랬고, 따라서 많은 관심을 끌었으나, 두 영화가 이룩한 성과는 <아는 여자>나 <거룩한 계보>에 미치지 못해 보인다.(이런 차원에서 보면 왠지 장진과 차승원은 그다지 어울리는 조합은 아닌 것 같다. 장진에게는 역시 정재영이 적합한 조합이다) 그럼에도 장진 감독은 영화를 선보일 때마다 새로운 도전과 확장을 추구해 왔으며, <아들>의 경우엔 내레이션과 반전이라는 형식의 도입이 그것이다.

 

내레이션과 반전으로 무장한 장진의 새로운 도전의 결과는? 안타깝게도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저번 칸 영화제 마켓에서 외국 바이어에게 선보인 <아들>은 상영 도중 바이어 대부분이 퇴장하는 참담한 실적을 보였다. 외국 바이어들은 왜 <아들>이 내세우는 반전을 구경도 안하고 나가 버렸을까? 아마도 그건 내가 느낀 것과 비슷하리라. 우선 <아들>의 반전은 그 자체만으로 보면 꽤 그럴 듯하고, 괜찮다. 한국 영화든 외국 영화든 이 정도의 반전을 본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 반전 하나를 보기 위해 감내해야 할 지루함이 너무 길다. 그 반전을 위해 투여해야 할 노력과 희생이 너무 크다. 차라리 반전을 구경하기 위해 참고 감내하느니 관람을 포기하겠다라는 게 외국 바이어들의 판단이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내레이션은? 내레이션의 도입은 장진의 수다스러움의 상징인 듯 하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영화가 침묵할 때도 있고, 조용한 사색이 필요할 때도 있는데, 단 몇 분을 참지 못하고 떠들어 대는 <슈렉>의 동키처럼 이 영화는 말이 없어지는 순간의 두려움을 회피하기 위해 내내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 강박관념이 느껴진다. 보는 것으로 모든 게 설명 가능한 상황을 설명하느라 영화는 너무 많은 정력을 소비한다. 심지어는 마지막 기차역에 도착해서는 박 교도관까지 내레이션에 가담시킨다. 말이 많으면 지루하지 않아야 할 터인데, 오히려 이런 말 많음이 영화를 늘어 뜨리고 지루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건 아이러니다.

 

이런 양상은 반전 이후에도 지속되어 짧은 화면 만으로도 충분히 이해 가능한 상황을 구구절절 설명해주느라 질질 늘어진다. 내레이션을 통해 일정 감동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감동 받은 건 반전 이후 보여진 여학생의 오열과 간직하고 있는 이름표를 꺼내는 장면에서 였다. 반전이 주는 잠깐의 숨통 마저도 막아버리고야 마는 말의 성찬. 가끔은 인간이 말을 한다는 게 괴로울 때도 있다.

 


(총 0명 참여)
ldk209
흠... 너무 코치코치 알려주기 때문에 오히려 지루하더군요...   
2007-07-31 23:07
ejin4rang
감동적이네요   
2007-07-31 16:0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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