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영화를 어제 알게 되었다. 우연히 들린 비됴가게 아저씨의 오랜만의 추천작이었다. "이 영화는 별로 안 알려졌는데, 본 손님들이 다 재밌다 그래요" 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비됴가게 아저씨의 권유도, 혹은 전쟁영화라는 소재도 아니다. 난 결과가 뻔한 전쟁이야기가 싫다.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단지 Rachel Wisez가 나오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그녀에게 푹 빠져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녀의 엉덩이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다 보고나서 느껴지는 허전함은 어쩔 수 없다.. 난 이 허전함의 원인을 한 번 생각해 봤다.. 그리고 결론 내려봤다..
난 그 허전함의 이유가 과유불급이나 집중력의 부제라고 생각한다. 우선 이 영화는 전쟁영화이다. 그리고 전쟁영화이면서 개인간의 대립에 집중하고 있는 영화였다. 물론 의도는 후자로 인해 전자를 부각시킬려는 것이었겠지. 하지만 러시아 영웅 스나이퍼와 독일군 장교간의 대립은 그렇게 치밀한 구성으로 인한 긴장감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개인간의 대립보다는 주변의 다른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개인간의 대립문제는 흐지부지 해져 버렸다. 이 영화는 너무나 많은 것을 보여주려 했다. 전쟁이야기에 영웅주의와 인간성의 상실과 사랑, 조국애, 여성의 사회참여. 배운자와 못 배운자간의 생각등등..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공존하는 가운데 결국 의도했던 두 개인간의 대립은 느슨해져 버렸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강조한 사랑이야기는 영화가 끝난 후의 잔상까지도 다른 것으로 바꾸어 버렸다...절대 그 잔상의 주인공이 전쟁은 아니었다.
그리고 영화는 러시아 영웅을 주인공으로 했으므로 관객의 우방은 러시아군이었다...그리고 독일은 반대로 나쁜 군이었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영화는 모든 사람은 전쟁의 피해자라고 가끔 말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마지막의 해피엔딩은 결국 영웅주의의 영화가 되어버렸다. 전쟁이라는 보다 큰 스케일이 아니라 결국은 한 국가..또는 한 개인에 포커스를 맞추어 버리고 영화는 끝나버렸다..
물론 전쟁이라는 현실을 생각해보고.. 2차대전을 유럽이나 미국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영화는 하나의 포커스가 있어야하고,, 다른 소재들은 이러한 중심 포커스에 집중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허전함의 이유는 바로 너무 많이 보여주려 하다가 결국 모든게 흐지부지 해버린 것과.. 이러한 중심 포커스의 부재라고 하겠다... 그래서 강인한 그 무언가가 없었나 보다... 없으면 어때? 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의도는 원래 그런 것 하나 만들려고 한게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