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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스타일 디 워
comlf 2007-08-03 오후 10:06:07 1467   [15]

미안하지만 시작할 때 영구아트무비 로고가 뜨는데 살짝 웃고 말았다. 그리고 그 웃음이 이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 시선의 가장 원초적이고 기초적인 중심점이 아닌가 싶다.

 

코메디언 혹은 개그맨 심형래가 아직도 영구 없다를 외치며 웃겨줄 것만 같은게 사실이다. 엇그제 또 몇일 전에 봤던 여러 쇼 프로그램에서 그가 나와 보여준 것들은 코메디가 살아있는 홍보였다.

 

디 워에 대한 내용만 말하고 싶은데 그에 대한 시선을 먼저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이 영화에 대한 이슈는 끊이지 않는 것 같다.

 

그 동기에서 나는 말하고 싶다. 직업적으로 웃기는 사람이라서, 원래부터 충무로 패밀리가 아니라서... 그러한 이유들로 이 영화가 폄하되거나 그런 이유들이 심감독의 연출력이 딸린다는 것에 대한 부연설명으로 작용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그리고 이제부터, 항간에 떠도는 '충무로 왕따 이야기' 등등 여러가지 '심형래 까기'에 관련된 내용은 감상평을 쓰는데 철저히 배제하겠다.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심형래라는 감독에 대해 분명 존경심과 온정이 있고 더불어 그가 애국심으로 포장을 했던 안했던 간에 나에게 애국심을 불러일으킬만한 작은 요소들은 무조건 플러스 요인이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내용으로 넘어가겠다.

 

처음으로 다루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 영화의 가장 큰 핵심인 독자적 기술로 탄생한 CG에 대한 생각이다. 전체적으로 말하자면 완벽한 퀄리티를 보여주지는 못해도 잘 만들어진 게임 동영상은 저리 가라 정도는 된다고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러한 CG가 나오기 위해서는 정말 엄청난 노가다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박수를 안 칠래야 안 칠수 없다. 특히나 영화 후반부로 갈 수록 악한 이무기 부라퀴와 선한 이무기 그리고 여의주로 인해 승천하게 되는 용을 보고 있을 때는 이 영화가 SF 블록버스터로 정말 손색이 없다고 느껴졌다.

 

여러 장면에서 탄성을 질렀다. 여태까지 그 어떤 감독도 만들어내지 못했던 장면들이 가득했다. 철저히 박수쳐 주고 싶다. 더군다나 그가 그런 장면들을 위해 사용한 자금을 생각한다면 정말 엄청난 것이다.

 

자 사람들은 그래픽은 그렇다 치자고 얘기한다. 미안하지만 그래픽은 그렇다 치자는 말의 저의를 모르겠다. SF영화에서 어떤 스토리의 짜임새를 얼마나 기대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최근에 봤던 트랜스포머를 보며 그것의 이야기 자체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것 때문에 하품을 하기도 했던 나로서는 말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가 인간의 고뇌라도 엄청깊게 표현하는 예술영화가 되길 바라는 사람들인가 하는 물음을 품게 된다. 유치하기로 치자면 헐리우드의 왠만한 블록버스터들은 따로 명함도 못 내밀 영화들도 엄청나고 더군다나 대한민국의 수 많은 저질 영화들도 그렇다는 대답밖에 할 얘기가 없다. 더군다나 다양성이 부재에 늘 허덕이는 꼴을 보고 있자면 더 그렇고.

 

자... 그렇다. 사람들은 역시 훌륭한 연출력을 원했던 거다. 나 역시 이 영화의 연출력에 CG에서 받은 감동만큼의 박수를 쳐 줄수는 없다. 분명 내가 우호적임에도 영화 장면 장면의 구성이라던지 시간 조절에는 어색함이 많다.

 

그렇지만 뜬금없는 이야기들이 뜬금없이 연결되어있다고 여기는 생각은 굉장히 '이해력이 없는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이 영화는 이미 시작부터 운명과 시대를 초월하여 일어나는 그 정해진 임무에 대해 잘 설명을 해 놓았다. 물론 다른 상상력으로, 이야기의 연결이 마치 대단한 반전 스릴러를 보는 듯이 연결지어지고 꼬이도록 해 놨다면 이 영화가 더 엄청난 영화가 되었겠지만 이야기의 대부분의 것들이 전문 작가가 탄생시킨 이야기이가 아닌 이상에야 SF 상업성 영화에 그것이 얼마나 되겠나. 그리고 또 어울리지도 않고 말이다. 그 예로 황당무계하기로 치자면 우주에서 날라왔다는 트랜스포머는 도대체 어떤가?!

 

정말 영화의 내용을 이야기 하기는 싫지만, 아트록스 군단 지휘자의 칼집에서 칼이 나왔다 사라졌다 하는 것이 유치한가? 뜬금없이 나타난 여자가 사람을 치고도 그냥 가는 것이 이해가 안되는가? 병원에서 새라와 이든을 도망가게 해 주는 의사가 어이없기만 한가?

하지만 분명 영화에서는 모든 것들이 설명되고 있다.

 

내 생각에 영화는 비유기적으로 어이없게 보여주기보다 단지 조절이 약하고 또 임팩트의 강약에 있어서도 일관된 상태로 순차적인 컷이 즐비하다는 점. 바로 그 점 때문에 이야기 연출에서 가장 큰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고 본다. 그래서 영화가 좀 허접하고 어색하게 보이는 면이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를 까야 할까?

 

넘어가서 미술적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무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아트록스 군단이 분명 내 눈에는 마이너스 포인트다. 더군다다나 어디에서 많이 봤던 것 같은 느낌도 지울 수 없던게 사실이다. 상상력이 딸렸다는 얘기도 하고 싶다. 여튼 CG만큼 공을 들였다면 좋았겠지만 CG가 가장 큰 문제인 영화에서 그 부분이 소홀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도 생각된다. 그리고 또 개인적으로는 CG에서 많은 즐거움을 얻었기 때문에 영화를 감상하는데 마이너스 포인트들이 많이 플러스화 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칭찬하고 싶은 느낌들이 있는데 분명 심형래의 스타일이 녹아있다는 것이다. 난 이 영화가 연출이나 구성이 허접하고 어색해서 못만든 영화라기보다 그렇게 연출하는 것이 심형래의 스타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가 재미가 없지도 않았고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편도 아니었다. 심형래가 영화에서 표현하고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들이 예상외로 큰 전달력을 갖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세계에 이무기와 같은 우리 문화에서 나온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이런 대형 영화를 만들어낸다든가 하는 것이 영화에 녹아있는 가장 큰 전달력이라고 생각된다.

 

각자 다들 바라보는 생각이 다르고 느낌이 다르겠지만 내게 이 영화는 요즘 떠도는 평론가들의 평한 여러 영화보다 훨씬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다. 더군다나 그런 것들이 넷에 떠돌듯 충무로 심형래 왕따론같은 문제들에서 온다면 더더욱. 심형래 감독의 이 영화를 더 지지하는 바이다.

 

무엇보다도 마지막에 용이 승천하는 장면을 통해서 판타지적 요소가 극에 달했는데, 무한한 감정이 솟아남을 느꼈다. 이야기적으로 딸린다는 얘기는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이 더 남발하는 이슈가 아닐까 생각된다. 분명 장담하건데 세계 무대에서 이런 장르적 특성이 있는 영화는 통할 것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에 더 무게감을 주며 두 손을 들어 박수갈채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심형래 감독님께 정말 수고하셨고 영구아트의 모든 스태프들 흥행돌풍으로 그간 힘들었던 점들 잘 보상받길 바라며 이 기점으로 대한민국 영화 시장에서 진짜 '시장'적 개념으로 만들어진 영화도 하나의 다양성을 충족하는 발전가능성으로 여겨지길 바란다.

 

그리고 영화기 시작할 때 영구아트무비 로고를 보며 비웃듯 실소했던 내가 부끄럽다.

 

맨 위에서 심감독에 우호감이 있고 애국심도 플러스 요인이라고 했는데 물론 내 감상평에 그런 것들이 녹아 있겠지만 여하간 이 영화는 있는 그 자체로 재미있고 기대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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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워(2007, D-War / Dragon Wars)
제작사 : (주)영구아트 / 배급사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d-w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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