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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공공의 적> 더이상의 공공의 적은 없기를... 공공의 적
white174 2002-01-22 오전 9:55:49 698   [0]
<공공의 적> 더 이상의 공공의 적은 없기를....

 

국가 유지와 최소한의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서 우리에게는 경찰이 필요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서 각자가 성취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 부대끼고 경쟁하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다툼속에서

경찰은 중립적 입장을 취하며 국민에게 강제적 명령적인 권력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영화 <공공의 적>의 강철중(설경구)는 대한민국의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이다.

아시아 게임 권투 은메달리스트 특채 경찰인 그는 주먹 하나만으로 경찰계에

입문한 지극히 단순하고 다혈질인 강력계 내의 요주의 인물이다.

 남루한 옷차림과 며칠째 감지 않은 덥수룩한 머리와 너저분한 수염, 뛸때마다

뒤뚱대게 만드는 부담스런 살을 소유하고 입주위에 욕이 떠나지 않는 강철중...

 가난한 살림에 두 딸이 있는 홀아비... 가끔은 뒷돈에 마약을 돈에 대는 등

건실한 경찰은 아니지만 공공의 적만은 용서치 않는 이중적인 경찰..

 

 이와 대비적으로 조규환(이성재)은 회사에서 인정받는 잘 나가는 펀드 매니저이다.

깔끔하게 넘겨 빗은 머리와 곱게 성장한 듯한 핸섬한 외모....

적당한 근육으로 다부진 완벽한 몸매와 화목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어디에 내 놓아도

흠잡을 것 없을 듯한 외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는 내적으론 인간이하의 생각과 가치관을 소유한 어찌보면 악마적 근성을

지니고 있다. 겉과 속이 일치하지 않는 이중적 인간상이다.

 

 이미 충무로에서 연기 잘 하기로 소문난 두 배우의 완벽한 연기 변신과 카리스마

대결이 영화적 재미를 더한다.

 

영화 <공공의 적>은 단순히 소재면에서 바라보면 상당히 무겁다.

자신의 출세욕을 위해 자선사업가인 부모를 무차별하게 살해하는 패륜아와 선량한

소시민을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칼받이로 만드는 사악한 인간의 단면을

들어낸 사회성을 가미한 영화이다.

수년전 부모를 살해, 구타하는 패륜아가 신문지상에 자주 거론되며 "세상말세야"라고

혀를 쯔쯔~~~ 차는 어른들의 한숨 섞인 푸념이 어렴풋이 생각이 난다.

 

 영화 속 인물 "조규환" 은 고대 중국의 유학자들의 학설인 성선설, 성악설 중에

어느쪽에 속할까?

 나는 과감히 "성악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태어나면서부터 악한 기질을 띤 인간이 사회안에서 성장해 가며 도덕적 규범과

법에 의한 교화로 사회의 질서를 지킴으로서 착함은 후천적으로 길러짐을 의미한다.

그러나 인간의 도리로써 결코 행할 수 없는 일을 행하는 것은 인간의 악한 본성이

외부의 가르침으로 교화되지 못하고 분출됨으로써 이성적 사고가 배제되고 갖은

범죄에 노출되게 된다.

"사람이 사람 죽이는데 이유있냐?"

 위 어구는 "조규환"이란 인물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표현이다.

 

사회성을 가미한 내용에 코믹성을 어느 정도 적절히 배합하느냐는 영화의 흥행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 "영화는 모름지기 재미있어야 한다."라는 신조로 영화를 만드는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상 <공공의 적>은 오락성 영화이다.

 시네마 서비스의 대표이자 제작, 배급등 영화계에서는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하는

강우석 감독의 작품이기에 기대가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그의 전작인 <투캅스>와의 색깔 비교도 궁금증을 자아낼 것이다.

 

 요즘 한국 영화의 추세 중 하나인 조연배우의 역량 증대도 <공공의 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다.

 이문식(안수役), 성지루(대길役), 유해진(용만役)의 맛깔스런 재담과 표정연기는

주연 배우의 카리스마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연극계에서 다져진 탄탄하고 개성강한 연기실력은 카메라 앞에서도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절묘한 타이밍에 어우러진 그들의 입담은 이것이 시나리오에 적힌 대사를

단지 외워하는 것인지 애드리브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이다. 한국 영화의 극장 점유률이 50%에 다다른 것도 조연배우의 질적 역량 증대가 한 몫 했음은 아무도 부인 못할 것이다.

 

<공공의 적>에도 여느 한국 영화처럼 "욕"이 많이 나온다.

공중파 방송에서는 상상도 못할 다량의 "욕"은 영화만이 누릴수 있는 특권이다.

욕이 지닌 의미는 결코 평범하지 않는 강력계 형사와 악랄한 범인의 성격 묘사 차원에서

적절한 도구로 사용된다.

마치 ~는,~은 등의 조사처럼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XXX는 함부로 욕할 수 없는 세상을

사는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준다.

한편으론 "너무 심하다"라고 생각하지만 조금후에 피식 웃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배우 설경구... 진지한 눈빛에서 우러나오는 코믹한 한마디.

이미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에서 시도된 코믹한 제스쳐와 대사는 이번

<공공의 적>에서는 진지함 속에서 검증 받은 듯 하다.

<박하사탕>에서 보여주었던 살기 가득한 눈빛을 새삼 떠올리게 하는 그의 연기는

무척 사실적이고 관객으로 하여금 몰입하게 만든다.

많은 영화에 출연하지 않은 신인다운 그만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서로의 이해 관계 속에 틀어지고 늘어지는게 인간관계의

다반사이다. 그럴 때마다 상대방을 죽이고 싶다면...어디 무서워서 말한마디 제대로

하며 살아가겠는가?

자신의 일에 있어서 관철시켜야 하는 의견 때문에 각 개인의 적은 될 수 있어도

사회에서 매장 당하는 공공의 적은 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조규환"이란 인물은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길 바랄 뿐이다.

 

(총 0명 참여)
jhee65
더 이상의 공공의 적은 없기를....   
2010-08-28 17:44
1


공공의 적(2002, Public En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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