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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설화와 디지털 영상 미학의 칸타타 디 워
nugu7942 2007-08-08 오전 12:29:10 981   [5]
토종 설화와 디지털 영상 미학의 칸타타
[디워 관람후기] SF, 첨단CG, 괴수 앞세워 '아리랑' 여운
 
 
 

땜빵 난 머리의 '영구'와 뒤뚱뒤뚱 '펭귄' 등의 몸개그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개그맨 심형래가 영화 <용가리>에 이어 영화 <디 워>(제작 영구아트무비, 감독 심형래)를 들고 6년 여 만에 다시 맨 몸으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전면전을 내세우며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선보였다. 

지난 1994년 <티라노의 발톱>으로 영화 감독에 데뷔한 그는 이어 1999년 영화 <용가리>를 출시했을 당시 21세기 '신지식인'으로도 선정됐지만 흥행에는 실패를 맛보았다. 그러한 그가 6년 여 만에 공들여 자신의 그 동안 삶과 애환을 섞은 '에필로그'를 삽입한 영화 <디 워>가 지난 달 23일 언론 시사회를 시작으로 8월 1일 전격 개봉됐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영화 <디 워>는 여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뒤를 이을만한 스케일과 함께 여름방학을 맞은 청소년 층들이 좋아할만한 가족형 오락 영화로서 추천할 만하다.

▲ 100% 국내 순수 영상기술로 제작된 심형래 감독의 SF영화 '디 워' 티저포스터 © 영구아트무비

◇ '티저 예고편' 동영상이 전부가 아니다..민족 정서 녹아내

어느 날 이든(제이슨 베어 분)은 대형 참사 현장 취재 도중에 파충류의 것으로 보이는 듯한 거대한 비늘을 발견하고, 이번 사건이 과거 자신이 경험을 했던 골동품점의 주인 잭(로버트 포스터 분)으로부터 들은 적 있는 한국의 설화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회상을 하게 된다.

신지식인에 걸맞는 심 감독은 국내에서는 몇 차례 드라마 등으로 익숙한 '이무기의 전설'을 달리하여 조선과 미국 LA라는 다소 이질적인 동서양의 공간을 넘나들며 한국적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물론, 현재의 이든이 한국편 설화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환생했다는 개연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지만 어디 심 감독 뿐인가..그 동안 헐리우드나 국내 블록버스터도 주인공들의 필연적인 운명을 다뤄왔다.

하지만, 관객의 시선은 운명을 소재로 한 이야기의 내용보다 얼마 전 9.11 테러 참사를 떠올리듯 괴수의
등장으로 일순간에 쑥대밭이 되어버린 조선 시대와 미국 LA라는 공간과 아비규환으로 공포에 떠는 인간의 심리에 맞닿아 있다. 

특히, 예고편에 보이지 않았던 이무기의 설화를 설명하는 잭이 보여주는 조선시대 장면은 이방인들에게 오래동안 수 백번의 외침을 받으면서 전쟁을 치러온 우리 민족이 역사를 전한다. 

◇ 블록버스터 외화와 흥행 대결을 위한 디지털 전쟁(Digital War)

흥행을 염두에 둔 '오락 영화'로서 면모는 90여 분 동안 쉴새없이 스크린을 향해 달려드는 부라퀴 외에도 사콘, 불코, 더들러 등 괴수들과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은 인간들이 아팟치 헬기와 전투기를 앞세운 참혹한 전쟁씬에 이어 먹이감을 찾아 고층빌딩을 유유히 감싸 올라가는 이무기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이 영화 'D-WAR'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재미있는 점은 영화 제목이다. 당초 용(Dragons)이 되려는 이무기 간의 전쟁이라는 의미 외에도 영상 기법과 특수효과 면에서 아날로그 수준에 그쳤던 심 감독의 데뷔작으로부터 <괴물><킹콩> 등 국내외 괴수 영화에서 봐 왔던 CG기술과 미니어쳐 등 디지털 시대의 영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즉, 아날로그와 디지털 간의 전쟁.

마지막 하나는 그 동안 수 많은 영화 제작자, 투자자들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들이 꺼려왔던 SF 장르에 대한 도전으로 8월 1일을 대한민국 SF 영화의 자존심을 내세우는 '독립 기념일' D-day로 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특히, <괴물>이 가족애를 소재로 해외 기술력으로 국내 SF 영화의 자존심을 세운 뒤 였으니까. 

그건 초호화 캐스팅과 수 백억을 쏟아 부으며 국내 스크린을 공습하는 블록버스터 외화
와 전쟁을 치르기 위한 D-day였을 것이며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심 감독의 장인정신을 통해 이뤄낸 국내 영상기술의 성과를 세계인들에게 확인시키는 D-day 였을지도 모른다.

▲ 영화 <디 워>에서 이무기 '브라퀴' 무리들의 LA 도심 습격 장면 © 영구아트무비

◇ 블록버스터 외화가 주지 못하는 동양적 정한(情恨)의 여운 

최근 개봉됐던 블록버스터 외화에서도 영화 속 주인공들이 시, 공간을 자주 이동하곤 했다. 500년을 사이에 둔 동,서양의
이질적인 공간이 '이무기의 설화'로 인해 스크린에서 시간대에 어우러지고 현재의 두 주인공은 골동품점에서, 그리고 세라(아만다 브릭스 분) 주변의 배경에 노출된 동양화를 통해 운명적으로 얽혀 있게 된다.

이든과 세라는 각각 500년전 전생에서 여의주의 운명을 타고난 정숙한 18세의 조선 처녀 나린(반효진 분)과 그녀의 연인이자 수호자였던 전사 하람(현진 분)이었던 것. 대형 참사현장 사고이후 이든은 연쇄적으로 자신과 운명적으로 얽혀 여의주를 품은 채 18세가 되길 기다려야 하는 여자 세라를 찾게 되고 역시 500년전 조선시대의 보천도사에서 환생한 잭이 그들의 힘겨운 싸움에 수호자가 되어 길을 안내한다.

이후 두 사람을 쫓는 악의 이무기 '브라퀴' 무리들과 도지히 믿어지지 않는 그들과의 전면전을 벌이는 전투기와 헬기들,
그리고 운명을 거스르려는 두 사람의 탈주와 괴수들의 추적은 결국, 용이 되려는 브라퀴의 제단에 올려진 세라와 그의 수호자로 붙잡힌 이든에 의해 멈춘다.

애초부터 해외 시장을 타켓으로 한 이 영화는 한국적 설화에 마치 유려한 칸타타 같은 '아리랑'을 엔딩 크레딧과 함께 엔딩 타이틀 OST로 삽입해 동양 특유의 여운깊은 정서를 녹여냈다. 90여 분을 쉴새없이 달려 온 관객들도 엔딩 크레딧과 함께 울려퍼지는 '아리랑'으로 인해 가슴 벅찬 눈시울을 적실 수도 있을 것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영화시장에서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연상케하는 이무기 '부라퀴'에 대항해 방어하며 싸우는 국내영화인들의 생존을 건 전쟁을 은유하며 '73일로 스크린쿼터 축소' 시행 후, 최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던 국내 영화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사기를 전하고 영화가 흥행할 경우, 비로소 자신감을 확인시켜주는 전쟁이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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