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성이라고 부르는 것들과 냉소 그리고 비아냥까지 모든 공격본능을 무장해제 당할 때가 있다.
가슴 뻐근한 미담을 전해들을 때, 생각지 못한 호의를 받을 때,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것(혹은 사람) 앞에 섰을 때가 그렇다.
그럴때 인간은 가장 나약해지지만 그때야말로 가장 아름답지 않은가 싶다.
영화가 주는 몇 가지 좋은 점 가운데 하나도 바로 이것이다.
비록 그것이 판타지에 지나지 않을지언정,
혹은 찰나의 연정을 불러일으키는 미약과도 같을지언정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영화 앞에서 그 누구도 객관과 현실이라는 시퍼런 칼날을 들이밀지 못한다.
라따뚜이도 역시 나를 무장해제시킨 영화 중 하나다.
귀여운 쥐의 몸동작과 유머, 날렵한 CG만큼이나 군살없는 스토리라인.
그리고 실사로도 표현하기 힘든 '맛'을 화려한 색감과 이미지로 돋우어내는 실력은 상상 외다.
쥐와 인간 그리고 특별함과 평범함이 묘하게 오버랩되는 결론은
판타지라면 침을 질질 흘리는 나를 만족시키기에 너무도(!) 충분했다.
판타지의 진맛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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