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볼거리와 무난한 이야기. 누구 나가 즐길수 있는 SF 오락 영화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물 판타스틱 4가 2년만에 속편으로 우리들 앞에 다시 나타났다. 전작에서 각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능력을 하나씩 깨우쳐 가면서 악당 둠과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려냈다면, 이번 속편은 인물들간의 갈등과 유기적 관계를 가볍게 그려낸 SF활극이라 말 할 수 있다. 여기에 실퍼서퍼라는 SF영화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관객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준다.
판타스틱 4가 악당 둠으로부터, 세상을 구하고 전세계인들의 스타로 지내온지 2년이 지난 어느날, 전세계에서 갑자기 이상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도쿄 연안이 갑자기 얼음바다가 되고, 이집트에 난데없는 폭설이 내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미국의 대도시들이 갑작스런 대정전으로 인해 순식간에 암흑지대가 돼버리는 일이 일어난다. 거대한 재난에 휩싸인 사람들은 다시 판타스틱 4를 찾게 되고, 이러한 모든 사건의 원인은 바로 우주에서 온 의문의 생명체 실버서퍼인 것을 알게 된 판타스틱 4 일행은 다시금 세상을 구하기 위해 출동한다.
<판타스틱 4 - 실버 서퍼의 위협> 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CG로 구현되는 뛰어난 시각적 비쥬얼로 관객의 눈길을 끈다. 여기에 이제 막 결혼식을 앞둔 수와 리처드의 아웅다웅하는 모습과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파이어와 씽의 모습들을 통해 가벼운 웃음 또한 스크린 안에 담아낸다. 영화는 다른 히어로 물들에 비해, 세상을 구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인한 고뇌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번민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렇다보니, 밋밋한 이야기와 잔 재미들이 다소 가볍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이러한 이야기에 변수로 등장한 것이 바로 실퍼서퍼라는 캐릭터이다. 마치 터미네이터 2 에 등장했던 T-1000 을 연상케하는 금속성 메탈 스킨의 실퍼서퍼는 자신의 무한 에너지의 원천인 보드를 타고 다니면서 어떠한 물체든지 관통하고 다니며, 심지어는 물질의 성질마저 변이시키는 강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이다. 이 약점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캐릭터와 판타스틱 4 일행들이 대결을 벌이는 과정은 사실 영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다만 여기에 눈요기 거리로 보여지는, 이들의 능력과 대결들이 전작에서 보여주는 범주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채 스크린안에 펼쳐진다.
판타스틱 4 일행들과 실퍼서퍼 그리고 여기에 전작에서 등장했던 악당 둠이 다시 부활하여 이들을 위협하는 속편의 내러티브는 다소 복잡하게 엮일수도 있으나, 오히려 단순명료하게 만들면서, 적당한 시각적 볼거리와 경쾌한 줄거리로 축약된다. 이런 점은 블록버스터 영화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의 이런 평범한 이야기가 기존의 코믹 팬들과 영화팬들한테는 실망스럽게 보일수도 있을것이다.
<판타스틱 4 - 실버 서퍼의 위협> 는 기존의 히어로물들에 비해, 다소 가볍게 보일지 몰라도 이러한 단순한 이야기 구조가 오히려 시종일관 무거운 테마로 관객을 부담스럽게 했던 영웅들의 진부한 공식에서 탈피하는 새로운 지점으로 보일수 있다. 그런점에서 <판타스틱 4 - 실버 서퍼의 위협> 는 연령대에 상관없이 온가족이 관람하기에 무난한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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