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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5.18 소재.. 이거 한 번은 봐야할 영화... 화려한 휴가
lalf85 2007-08-10 오후 9:33:52 1024   [4]

100억원의 제작비,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처음부터 이슈가 된 <화려한휴가>!! <괴물>에 이어 2번째로, 영화 개봉 전부터 1000만 관객 운운하는 영화가 또 나왔다. 6.25전쟁이후 가장 영화화 되기 쉬운 소재가 21세기 되어서야 등장한 것은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세계의 압박이 있을 수 있고, 또 민감하게 다뤄야 할 내용이라서 도전을 못했을 수도 있다. 시대극 2편(1950년 전쟁이야기, 1960년 우리가 잘못 알았던 간첩이야기)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시점에서 1980년 시대극이 다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단순히 광주민주항쟁으로 ‘시민vs군인’으로 인식된 사건이 아니라 민주화운동으로써 보다 더 중요하게 인식되어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에도 주목하여 우리가 몰랐던 때에 일어난 가슴 아픈 우리 역사의 한 현실을 꼭 알았으면 한다. 영화를 본 다음에는 이 영화는 1000만 관객 반드시 온다! 이런 생각보다 모든 국민들이 봤으면...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1980년, 그 시절과 현재는 많이 변했다. 현재 대부분의 영화관객들은 20~30대 여성분이다. 이요원도 80년생이지만, 영화 주요 관객의 대부분은 이 영화의 사건을 알기는 알되, 어떻게 흘렀는지는 모른다. 데모가 노조간의 불화로 생겼을 때 일어난 것이 보통이고, 대부분의 대학에서 데모가 없어졌다. 이렇게 모르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 마구잡이식으로 구타를 하고, 병원에는 부상자 투성이고, 전쟁이다시피 포로처럼 끌려가면서 총을 쏘며 대립하는 마치 우리나라에서 일어나지 않은 다른 세계에서 일어나는 장면이 보인다. 물론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요즘 범죄자가 살의 위협을 하지 않고, 도망칠 때에도 총을 쏘면 안 되는 사회에서 군인들이 대놓고, 아무 무기도 없는 시민들을 사형수 처형하는 마냥 쏘아대는 장면이 당연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박정희 前대통령이 죽으면서 나라가 혼란한 것을 막기 위한 계엄령 선포라고 했고, 질서를 유지한다는 명제아래에 이루어진 행동이라고 하지만 이건 명백하게 잔인한 탄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 틈에 신군세력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끝까지 시민들을 물고 늘어진 것이다. 물론 우리는 바로 된 역사를 알 자세가 필요하고, 다큐멘터리와 상업적인 요소가 맞물려서 이도 저도 아닌 중간에 선 영화가 되었지만 한 번쯤은 보고나서 그 역사의 현장에 같이 서서 한 부분을 가슴속으로 느꼈으면 한다.

<화려한휴가>는 이런 감정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태극기휘날리며>에서 사용한 형제애를 넣어 비슷한 설정으로 형이 주동자로 나서는 것을 합리화시킨다. 그러면서 나중에 “우리는 폭도가 아니야!!”를 부르짖는 장면은 너무 설정적인 것이 눈에 거슬린다. 그리고 관객들을 울리기 위해 만든 장면이 많은데, 그것이 극적이라 그 극적인 상황을 해서하기도 전에 바로 슬픈장면을 넣어 눈물을 흘리게 하니 더 집중이 안 됐다. 그 상황에 대해 마음이 아파서 눈물을 흘리고, 영화 속에서 주인공도 울고 그의 상황자체가 불쌍하고, 처절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많았는데, 옷, 얼굴, 벽, 물건에서 핏자국이 너무 많이 보여 감정 몰입하는데 힘들게 한다. 그리고 주인공과 엑스트라 몇 명에게 보이는 80년대에 볼 수 없는 옷과 머리스타일, 그리고 시위와 도망치는 장면에서의 성의없는 참여도 눈살을 찌푸리는데 한몫한다. 그래도 마지막에 이요원이 생각하는 행복한 결혼식 장면은 이 사건만 없었으면 가능한 결말이기에 마음이 아팠다.

극의 고조를 위해 설정적인 것이 뻔하게 보이는 장면의 불편함도 불구하고, 주연, 조연의 연기가 영화 자체를 살렸다. 초반에 청순함을 물씬 풍기면서 김상경과의 러브 라인을 만들다가 환자를 구하기 위해 적진의 한복판으로 달려가는 대담함과 하염없이 눈물을 뚝뚝 흘리는 간호사의 여린 마음을 관객들한테 잘 전달했으며, 연애에는 쑥맥이어서 수줍은 택시기사지만 동생의 죽음으로 안성기와 함께 광주민주화운동을 주동하는 김상경의 사실적인 연기도 영화를 살린다. 사극에서 전라도 사투리의 맛깔나는 연기로 감초역을 톡톡히 하고 있는 박철민과 그와 함께 구수한 사투리를 발산하는 박원상도 영화가 지루해지거나 심각해질만 하면 나타나서 관객들의 지루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풀어버린다. 게다가 이런 장면으로 가벼워질 수 있는 영화를 차분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영화의 무게를 잡아주는 안성기도 영화에 꼭 필요한 인물이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나문희는 나중에 눈물샘을 자극하기 위한 엑스트라급 인물이라 뭔가를 기대한 관객들한테 아쉬움을 남겼다.

세트도 30억원을 들여 만든 것이라 정교하게 잘 지었지만, 1980년의 그 시절을 느끼게 하는 다양한 모습들이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시절에 맞지 않는 이준기의 머리스타일만 뺀다면, 짧은 머리의 학생들과 장발 머리의 시민들, 지금은 어색하게 보이는 일명 배바지. 그리고 1980년에 개봉한 <뭔가 보여드리겠읍니다>의 필름에서 古 이주일을 다시 본 것까지... 그리고 M-16, TNT, 기관총(LNG), 탱크, 군용 20인승 수송트럭 등 <화려한휴가>는 100억의 제작비를 고스란히 영화에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의 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었다. 특히 군인들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마지막 대규모 총격씬에서 사실적으로 보여준 것이 돋보였고, 전남도청을 장악하고, 계엄군의 진입 하루 전에 있었던 통보, “계엄군이 쳐들어옵니다. 시민여러분, 우리를 도와주십시오”라는 가두방송 등 실제 있었던 사실을 영화에 담으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내용면에서나 표현 면에서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듯한 장면이 여럿 있다. 5.18만 뿐만 아니라 이 때에는 시위가 많아 1980년대 영화를 찍으면서 데모장면이 없는 영화가 없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시위하는 장면은 <모래시계><효자동이발사>의 어떤 부분을 길게 편집한 거 같고, 특히 <친구><말죽거리잔혹사>에서 봤던 교련 교복도 반가웠다. <클래식>에서 보여준 눈에 치약 바르는 장면, 형을 믿고 따르는 민우, 진우와 동생이 죽었다는 설정으로 인해 그 상대편에 서서 형이 주동자로 나서는 모습에서 진태, 진석이가 같이 보였다. 게다가 마지막에 적을 향해 총을 난사하며 죽어가는 형! 그리고 무전기로 자기소개를 하는 것은 <실미도>의 마지막 장면인 설경구가 이름을 하나씩 불러주는 장면이 떠오른다. 다른 영화들로 인해 익숙한 장면들은 후속 타자가 가지고 가야 할 짐이지만, 적절하게 분배를 잘하면 오히려 감정이입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절대 돌을 던질 수는 없는 영화지만, 감독의 의도는 이런 역사적 사실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40대 이상은 그 사건의 진실을 알고, 20~30대는 우리나라에서 반복되어서는 안 될 아픈 사건의 기억을 알고, 10대들 또한 전쟁영화의 한 부분인 마냥 그리고 멜로와 중간중간 재미로 넣은 감초들에게서 웃음만 얻어갈 것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나라를 책임질 학생들이기에 이 영화에서 다른 맛을 느끼리라 본다. <화려한휴가>는 오랜만에 전 연령층이 다 볼 수 있는 그런 영화다. 각 세대가 느끼는 감정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앞으로 이런 끔찍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것이다. 특히 지나간 역사를 들춰내면서 영화를 만든 것은 그 때의 일을 지금 가지고 흥분하고, 누구를 응징하고 이런 차원이 아니라 과거의 일을 되풀이하는 그런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함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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