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심슨 시리즈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첫째는, 그림이 너무 조잡(?) 하고(예쁜 캐릭터들에 익숙해서, 이런 류의 캐릭터 그림이 어색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정말 대책없는 심슨 캐릭터도 맘에 안들고, 마치 남자 목소리 같은 굵고 허스키한 리사 심슨의 목소리도 맘에 안든다.(굉장히 듣기 거북함)
영화는 정치 및 인물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 성향이 강한데,
영화 초반부, 그런 블랙 코미디들이 작렬하면서, 잠깐, 심슨 시리즈가 맘에 들려고 했다.
그러나, 영화는 점점 전개가 느려지고, 대책없는 방종스타일의 심슨이 점점 눈엣 가시가 되어, 결국, 그냥 그런 볼만한 애니메이션으로 되돌아 온다.
작품성을 따져 본다면, 이 정도면 훌륭하다 하겠다.
하지만, 워낙이 대책없는 성격의 심슨을 보면, 도저히 용납이 안된다.
영화는, 그런 대책없는 미성숙 가치관과 무책임한 무대책의 심슨이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을 지닌 심슨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데, 만약, 주변에 이런 인물이 있다면, 결코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물론, 제작자의 의도는, 이러한 방종(자유가 지나친)적이며, 감당 안되는 행동을 일삼고, 풍자적인 행동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반성 내지는 대리만족을 하려는 생각이 엿보인긴 하지만, 과연 '심슨' 이라는 인물이 현실속에서 제대로 직장생활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을 갖게 된다.
이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매력은, '심슨' 이라기 보다는, '풍자' 이다.
대체로, 정치에 대한 풍자와 유명 인사에 대한 풍자가 주를 이루는데, 그러한 풍자를 통해, 제멋대로 살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구와, 법을 지키고, 예절, 도덕을 지키려는 욕구가 충돌을 일으킨다.
이러한 충돌속에, '심슨' 이라는 인물은 이도 저도 아닌 순수한(?) 마음의 아이같은 인물로, 자기 밖에 모르는 굉장히 유아적인 인물이지만, 어찌어찌하여 운이 좋은 탓에, 모든 사건들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해결된다.
심슨 시리즈에 등장하는 동네 사람, 혹은 '사람들' 은, 굉장히 군중심리에 휩쓸리는 사람들이다.
이는 마치 정치권에서 사람들의 군중심리를 이용하는 것을 풍자한듯 한데, 꽤나 그럴듯한 풍자이긴 하지만, 사람들을 '군중' 이라는 우매한 집단으로 폄하하는 듯 하여, 매번 시리즈 마다 반복되어 나오는 그 묘사가 그리 맘편하지는 않다.
영화 등급이 PG-13 이다.
이를 검색해보면, 아래와 같다.
CARA 미국 영화분류판정 분류기준중 하나 13세 이하의 어린이에게는 부적당한 내용이 있으므로 부모와의 동행이 요구되는 영화.
심슨 시리즈 자체가, 선혈이 낭자한 묘사는 없다.
그러나, 다소 폭력적이며, 방탕한 생활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13세 이하 어린이에게 부적당하다는 등급을 매기긴 했지만, 과연 이런 영화가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매우 걱정되는 바이다.
이 정도면, 성인용 등급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미지 자체의 선정성, 폭력성 보다도, 인물의 행동이 보여주는 방탕함은 분명,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래는, 미국이 돈을 벌기 좋은 자유주의 국가라는 대사들과 함께 도시의 간판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여기에서 눈에 띄는 것은, 미국 간판이 아니라, 일어 간판, 한국어 간판, 러시아어(?) 간판 등을 볼 수 있다.
그만큼, 미국의 시장경제가 자유 민주주의 라는 이름으로 외국인(?) 들에게 침식당하고 있는 데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의외의 것은, 중국어 간판이 아니라 한국어 간판이 있다는 점. 그만큼, 한국인들에 대한 인식 및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겠지?)
하지만, 좋은 스토리상 목에서 나온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다.
영화 초반부.
풍자와 블랙코미디가 작렬하며, 영화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지만, 중반 이후 약간 지루해지는 감이 있으며, 전체적으로 작품성은 뛰어나고, 볼만한 영화이다.
우리나라도, 면전에 대고 직접적으로 막말하는 이런 식의 문화가 아니라, 이렇게 풍자, 은유를 통해 좀더 순화시켜 말하는 문화상품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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