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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영화사의 한 획을 긋다. 디 워
sue62 2007-08-25 오후 3:55:50 1679   [10]
 

영화 <디 워>를 보고


이무기들의 여의주 쟁탈전을 다룬 영화

코미디언 심형래(각본/감독)가 만들어서 미리 알려지게 된 영화

영화사상 전례 없이 공중파 TV에서 시사토론을 벌여 더욱 유명해진 영화


영화에 대한 모든 선입견 또는 궁금증을 배제하고

단순하게 빈 머리로 관람한 90여분.


평론이나 후기를 보면 일단 스토리의 결핍에 대해 꼬집은 것이 많던데

나는 오히려 스토리의 개연성 없이 불쑥불쑥 사건이 진행되도록 한 편집형태가

오히려 영화를 덜 지루하게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사실 이무기가 도심을 덮쳐 건물이 파괴되고 차가 뒤집히는 광경 등은

이미 여러 영화에서 스릴과 박진감에 정교함을 더한 연출로 무수히 보아온 터라.

거기다가 스토리의 설명을 위해 화면을 늘인다면 관객들이 다소 지루해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없지 않은 건 아니다.

여의주를 쟁취하기 위해 악한 이무기(부라퀴)가 거의 압도적으로 화면을

잠식하는 반면, 선한 이무기는 엔딩 장면에서 잠깐 그 모습을 드러내었을 뿐이고

만약 부라퀴가 여의주를 갖고 승천한다면 후에 어떤 식으로 인간들을 괴롭힐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조금쯤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단지 선이 악에게 져서는 안된다는 명분 하나로 관객들, 특히 외국 관객들의

시각을 장악하기엔 부족함이 없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할까.


어쨌거나 어렸을 때만 해도 난 우리의 전설,

이무기가 오래도록 살다가 결국엔 용이 된다는 현존하지 않는 동물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용의 불굴의 표정과 움직임과 현란한 실루엣을 보라.

그림을 보기만 해도 얼마나 힘이 용솟음치게 만드는지.

이순신의 거북선에도 용머리 모양의 화포구를 사용하지 않았던가.

한국적인 정서로 우리들만이 가지고 있는 이 거대한 상상의 동물 이야기를

소재로 해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

그것도 주 공간배경이 거대한 도시 뉴욕의 한 복판에서 이루어지는,

그 자체가 내겐 ‘자부심’으로 와 닿았다.


감독 심형래는

‘환생’ 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동양(한국)에서 서양으로 이야기를 옮겨 놓고

동서양을 막론한 인간들의 파괴본능, 보호본능을 상존시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자연스레 한국에서부터 헐리우드까지 파고 들 수 있도록 하는

치밀한 각본을 생각한 것이 분명하다.


영화의 중심을 벗어나서 가볍게 사이드 팁 몇 개,,

외국인 배우들이 이무기, 여의주를 그대로 발음할 때, 거 참 별거 아닌 단어

몇 개에 왜 그리 기분이 좋던지.

CGNN 기자, ‘세상에 저런 일이’ 등 깜짝 패러디도 재미있었고.

또 하나 나는 볼 수 없었지만 현대자동차도 영화 속에 나온다고 했다.

(참, 얼마 전에 했던 영화 ‘오션스 서틴’에서는 메이드 인 삼성 휴대폰이 아주

중요한 도구로 등장했었다는..)


캐릭터들에 대해 좀 언급하자면

제이슨 베어(남, 이든역)는 내가 보기에 탐 크루즈 보다 잘 생겼고

아만다 브룩스(여, 새라역)는 브룩 쉴즈 버금가게 예쁜 배우였다.

이들이 앞으로도 좋은 영화에 출연하여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배우가 되길

소망해 본다.

나중에도 이들은 ‘디 워’에 출연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리라...

또한 부라퀴, 샤콘, 불코, 더들러.. 등 이무기와 각종 괴수들의 CG도 어색함이 없었고

특히 불코는 영화 ‘반헬싱’의 뱀파이어보다 날렵하고 멋진 날개를 가지고

뉴욕하늘을 나는데 비록 악의 무리들이지만 어찌나 멋있던지.^^


영화의 엔딩장면,,

드디어 선한 이무기(악한 이무기는 부라퀴라는 이름이 있는데 아무리 쫑긋 신경

쓰고 봐도 선한 이무기는 고유한 이름이 없었음)가 출현하여 부라퀴와의 전투 끝에

새라의 순순한 희생이 담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아리랑’이

백뮤직으로 흐른다.


영화에 대한 감동은 아닌 것이 분명하나

내가 한국인이라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이 증명되는 순간,

아리랑을 들으면서 벅차오르는 가슴이 눈물로 흐르는데

아무런 의지가 작용하지 않더라는...


나는 어린아이들처럼 선한 이무기가 나타났을 때 박수를 쳤고,

선한 이무기가 승천할 때는 빠빠~이 손을 흔들어 주기도 했다.

그리고 심형래의 역사가 자막으로 올라오는 걸 끝까지 읽었다.

미리 일어서는 관객들 때문에 그림자에 가려 제대로 읽지 못한 것도 있지만.


어떤 감동적이고 아름답고 재미있는 영화를 봤다 해도

늘 감독과 배우를 기억하려면 금방 기억해내지 못해 기록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내 사고할 수 있는 기능이 완전히 쇠락해지지 않는 한,

아마도 ‘디 워’를 얘기 할 때면 머뭇거림 없이 아~ 감독 심형래.. 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나 혼자 그렇게 영화사의 한 획을 그어본다.


-------------------------070825 // 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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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nwe
대단히 디워를 좋아하시는군요...   
2007-08-2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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