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목이 참 독특하다. 리핑의 립(reap)이란 뜻은 '거둬들이다' 즉, 수확을 의미하는 단어이고, 부제로 붙은 '10개의 재앙'은 말그대로 영화에서 10개의 재앙을 볼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대강 추측해 보건데, 누군가가 10개의 재앙을 수확한다는 그런 의미인가 -_-??
아니나 다를까 영화는 이 10개의 재앙을 그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캐서린은 전직 선교사이자, 현재는 종교적인 미스테리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역할을 하는 반종교주의자이다.(캐서린이 왜 선교사를 그만두고 오히려 신앙보다는 지성에 더 초점을 두는지는 영화를 통해 알 수 있다.) 어느 날, 캐서린은 한 마을에 나타난 10개의 재앙에 대한 조사를 의뢰받는다. 신앙보다는 지성에 더 많은 중심을 둔 (아니면 완전히 지성으로 기운)캐서린에게 이런 종교적인 현상은 단지 대수롭지 않은 하나의 과학적인 현상일 뿐이다. 여느때와 같이 조사를 하던 캐서린은 한 소녀와 마을 사람들이 얽힌 이 사건이 평범한 사건이 아니라 생각하게 되고 종교적인 하나의 현상으로 서서히 믿어가게 된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하나의 사건을 풀어나가면서 보이는 주인공의 심리. 종교인가 과학인가. 혹은 신앙인가 지성인가에 대한 주인공의 고뇌를 주로 다루고 있다. 인간 본연의 심리를 다룬 스릴러 이면서도 다분히 판타지적인, 감독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하지만, 각족 CG의 부자연스러움. 그리고 영화가 스토리에 중심을 두어 주인공의 심리 묘사에 아쉬움이 많이 남고, 사건을 비약적으로 꼬아놓은 면이 없지 않다. 또한, 스릴러적인 분위기를 유도하려는 배경음악의 기괴한 느낌. 하지만 이 또한 너무 늘어져있고 사건의 긴장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루한 느낌까지 주었다.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인간사회의 여러 면들을 직접적으로 잘 표현해내었다. 특히나, 사건의 종지부를 향해 달릴수록 더욱 깊어지는 인간들의 감정들. 이기심. 한 소녀를 매장시킴으로 인해 자신들이 얻으려는 오만방자한 이기심을 통해 상황이 열악하든 좋든 인간은 절대 그러한 불완전성을 절대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인간이다. 그리고 그런 불완전한 인간들과 어울려 살아가며 나 자신도 불완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재'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때로는 이런 불완전한 인간들 때문에 재앙이 일어나기도 한다. 사건, 사고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품고 있는 이기심, 시기, 질투, 분노, 그리고 부정적인 모든 면에서 우리는 재앙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 아닐까. '리핑'이라는 제목은 감독이 이러한 점에서 의도했는지도 모른다. 경각심을 가져야한다. 불완전한 인간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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