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세상'이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요란스럽다. 다들 자기 살기에 바빠서, 하루하루 쳇바퀴같은 삶에 지쳐도 또다시 떠오를 '내일의 태양'을 보며 사는 우리들. 이 영화를 보면 조금은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영화는 시끄러운 세상과는 다르게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의 '류정호'와 세상이 바로잡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열심히 뛰어다니는 '김형사'. 두 인물의 시각으로 전개된다. '스릴러'라는 장르에 걸맞게 미스테리한 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서로 상반된 성격의 두 인물은 각자의 생각을 통해 공통분모의 사건에 접근한다. 무겁고 중우한 느낌이 부족하다 싶으면서도 상당한 긴장감이 느껴졌던 것은 아무래도 개성강한 캐릭터와 전체적인 완급조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장치들(사실 이 부분에서는 좀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으실 듯;;)때문인 듯 싶다.
특히, 박용우가 분한 열혈형사 캐릭터는 그나마 평범하다 치더라도, 김상경이 분한 '류정호'라는 캐릭터에 각별한 애착이 들었다. 전혀 웃지 않는 얼굴. 하지만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한 그의 예리한 눈매와 포커페이스는 결국 사건이 종결되는 데 큰 힘을 미치게 되는데, 그의 신비로운 분위기에 압도되어 영화를 보면서 류정호의 입장에서 사건을 많이 바라보게 되었고 결국은 그것이 영화의 재미가 더 극대화 되는 계기가 되었다.
'저는 알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또다른 세상을' 나도 류정호와 같은 그런 안목을 가졌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