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 엄마와 함께 시사회에 가서 영화를 봤다.
영화 상영 전후에 사람들이 떠드는 중에도 우리는 별로 말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 엄마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일단 나는 제목이 주는 무게감 때문에 살짝 기대도 되었고, 영화를 본 후에는 여러가지 생각과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적인 요소를 보았을 때는 그리 감탄할만한 작품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최인호 원작이라는 것과 누구나 떠올리면 마음이 짠해지는, 말 없이 코 끝이 찡해질 "어머니"를 중심에 두고 있기 때문에 그 것으로 주목받을만한 영화인 것 같다.
영화 속에서 최작가의 어머니가 자녀들을 한 명씩 품에서 떠나보낼 때는 나도 모르게 그 자녀들이 괘씸하게 느껴지고 어머니의 외로움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홀로 자녀들을 그리워하며 살던 어머니가 병원에서 아들을 맞던 모습은 정말 섬뜩하고 또 나로써는 다 이해하지 못할 그런 "끔찍할 정도로" 크고 남다른 어머니의 사랑의 한 단면을 본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그 장면들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영화를 보면서 다시 생각해본 것인데...
어머니와 자식은 서로에 대한 사랑의 깊이도 다르겠지만, 그 사랑의 표현 또한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랑으로 인해 항상 행복한 경우는 드문 것 같다. 그래서 자식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다 이해하지도, 다 받아들이지도 못 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사랑하는 자식들이 있기 때문에 어떤 어려움도 이기고, 또 살아간다. 물론 가끔 정말 왜곡된 사랑도 있지만, 그런 예외의 경우를 제외한다면... 어머니의 사랑은 정말 놀랍다.
아직도 나는 우리 엄마한테 짜증도 내고, 솔직히 철없이 말하고 행동하는 부분이 많아 부끄럽지만...
영화의 주인공들을 떠올리면서, 뒤늦게 첫사랑을 다시 찾아가던 최작가를 떠올리면서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을 주고 받는 것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지' 다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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