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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장근석 팬 됐습니다!! 즐거운 인생
lalf85 2007-09-04 오후 10:55:55 1895   [13]

이준익 감독이 <라디오스타>에서 힘을 받아 음악 3부작을 찍는다고 한다. 내년 개봉에 제목도 이미 <님은 먼곳에>로 정했다. 그 가운데 작품이 바로 <즐거운인생>이다. <라디오스타>가 한물 간 가수왕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면, 이번에는 대학가요제에 3연속 탈락한 대학동아리 밴드인 "활화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지금 이 시대에 밴드? 돈 벌고 살기는 힘들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밴드들도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벌써 그만두었을 것이다. 그들은 하고 싶은 걸 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을 하면서 살고 있을 뿐이다. 영화 속에서 활화산으로 활약했던 4명중에 어떻게 보면 4명 다 좀 그렇다. 한 친구가 죽어서 만난 3명은 각각 백수, 자식들 때문에 죽으라고 일하는 놈, 기러기아빠 이렇게다. 기영(정진영)의 권유로 그들의 꿀꿀한 인생을 달래기 위해 다시 활화산을 결성하고, 연습에 들어간다. 그렇게 영화는 시작된다.

활화산은 원래 4명. 친구가 죽어서 보컬이 없어 퇴짜를 맞고 있지만, 현준(장근석)의 실력을 발견하고 바로 연습 후다닥. 보컬 현준의 투입으로 그들은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었다. 비록 5만원이라는 돈을 받는 것이지만, 그들은 무대 위에 섰다는 것. 그거 하나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러나 당연히 현실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혁수(김상호)의 부인은 남편을 떠나려 하고, 성욱(김윤석)의 부인은 밴드를 하겠다는 남편을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기영 또한 바람피는 거 아니냐는 오해까지 받긴 했지만.. 그렇게 그들이 현실에 부딪히면서 해체되는구나 한 순간 그들은 다시 뭉친다. 그 현실에 맞서는 것이다. 성욱은 아이들을 혼자 챙기고, 기영도 도와준다. 그리고 혁수도 아픈 현실을 딛고 일어선다. 그리고 새로 가게를 열어 첫 공연을 시작한다.

"장근석"!! 진짜 장근석을 다시 보게 한 영화였다고 말할 수 있다. 신나는 음악과 중견배우 3인방의 실력, 이준익 감독의 연출, 중간중간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재밌는 연기, 모두 다 좋았지만 글쎄.. 가장 큰 발견은 "장근석"이다. 음악프로그램 MC 몇 번 본 것과 영화 속에서 지나가는 식으로 몇 번 봤을 뿐 별로 그는 눈에 띄는 '배우'는 아니었다!! 그러나 여기서 그의 노래실력은 너무 좋았고, 제임스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그런 분위기가 그에게서 풍겼다. 반항아 기질이 있는 밴드 보컬이었다. 무대에서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면서 아버지뻘 되는 아저씨와도 친하게 지내면서 무대매너도 수준급이다. 노래를 부르는 영화가 대부분 그렇겠지만, 그도 녹음을 해서 영화에 넣은 티가 조금씩 나는 장면이 있다. 작년 <미녀는괴로워>에서 김아중의 '마리아' 열창으로 600만이 넘는 관객이 와서 좋은 성적을 낸 전례로 볼 때, 장근석의 파워풀한 '터질거야' , '즐거운인생' 에 같이 열광하지 않을까? 그는 <도레미파솔라시도>에서도 밴드 보컬로 나오는데, 다음 작품도 기대되는 배우중에 하나가 되었다.

비관적이 아닌 사람이라도 영화에서 느껴지는 삶과의 싸움이 현재의 나처럼 느껴지면서 그게 오히려 슬프고, 서글퍼서 영화 전체적인 면이 부정적으로 느낄 수도 있다. 먹고 살기 바쁜데, 쟤네들은 한가하게 밴드나 결성하고.. 영화 속 대사처럼 '참 팔자좋다' 생각할 수 있다. 도망간 부인도 남편이 열심히 밴드하는 걸 보고 모두 다 용서하는 것처럼 보이고.. 생계수단을 다 팽개치고 살 수는 없다. 그러나 돈만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다. 애들 잘 키우려고 캐나다에 유학보낸 기러기 아빠도 중고차 팔아서 열심히 돈 벌고 있고, 자식들 학원값 대기에 바쁜 성욱은 부인에게 이런 얘기를 한다. "당신도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 애들이 다야?" 이 대사에도 자식도 없는 내가 울컥했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자식들 학원 뭐 다니는지도 모르면서 직장 열심히 근무해서 번 돈이 교육비로 빠져나간다. 아버지 되려면 한참 남았지만, 자식들 커가는 재미에 살기도 하지만 아버지 인생은 따로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아버지들을 대표해서 외친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자는 얘기가 왠지 찡하게 여운이 남는다. 가장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는 혁수도 첫 밴드 공연에 앞서 자식 목소리를 듣고 힘이 나는 걸 보니 아직 자녀 목소리에 힘을 얻는 한국 아버지들이 꼭 봤으면 한다.

<왕의남자>는 결국 다 죽는다. <황산벌>은 거시기만 살아남는다. 제목은 <즐거운인생>이었지만, 이 또한 역설적으로 만든다면 충분히 비극적인 영화로 예상해볼 수 있었다. 다행히도 결국 자신들의 현재로 돌아가는 그런 쓸쓸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즐거운인생>에서 음악 하나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그런 해피엔딩 영화가 나온 것이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밴드 활동을 하면서 살게 된 것이다. 물론 그 과정까지 희생을 각각 치렀지만,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그들이 부럽고, 음악을 하고 있을 때 그들의 표정에서 묻어나오는 그 행복함이 스크린을 통해 그대로 전해지는 게 느껴졌다. 영화도 현실과 어느정도 타협한 "활화산 조개구이"라는 포차를 여는 것으로 막을 내렸지만, 영화를 보며서 희망을 가졌던 관객들은 보고 나서 다시 현재 생활을 하자니 그 점에는 허탈하기도 하다. 나도 돈 걱정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고 싶지만, 현재 나의 삶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극장 밖에 나오면서 팍팍 느껴지는 것이 이 영화를 다시 또 보고프게 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그들처럼 즐거운 인생을 살라는 메시지는 있지만, 그게 현실에서는 쉽지만 않다는 것. 그러나 그걸 <님은먼곳에>에서 보여줄지 그게 더 기대되기도 하다.


(총 0명 참여)
shelby8318
재밌나요   
2007-09-05 18:37
ranalinjin
브라보 마이 라이프랑 엄청 고민되는데, 이글 보니까...왠지 더 끌리네욬ㅋㅋ   
2007-09-05 16:1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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