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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게 살자]바늘구멍만큼의 융통성을 가진 한 남자의 은행강도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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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게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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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만' 이라는 이 남자는 융통성이 전혀 없습니다. 새로 부임한 경찰서장을 속도위반으로 넘기는 가 하면 그의 친구는 그의 여동생에게, '넌 오빠한테 잡히면 구속감'이라는 말을 합니다. 그 정도로 그는 세상에 만연하고 있는 거짓과의 협력을 거부하고 그만의 正道를 지키며 삽니다. 하지만 그런 그는 보란 듯이 세상에 외면당하고 무시당하며, 교통과로 좌천까지 됩니다. 하지만 세상도 가끔은 약에 쓰려면 없다는, 개똥도필요했나 봅니다. 그 개똥은 정도만이고, 약에 쓴다는 생각을 한 사람은 서장입니다. 역시 정도만, 그는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대신 서장과 잡혀있는 인질들의 이마에 인내천자를 긋게 합니다. 계속되는 상황극속에 특수기동대가 투입되고 TV로 전해지는 생중계는 이전에 일어났던 은행강도 행각을 뛰어넘는 은행강도범들 조차 허를 찌를 정도로 '대단한 도전'을 합니다. 저는 이 순간 사람들이 왜 독서를 해야하는 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깨달았습니다. 모의훈련을 위해 수많은 책과 관련자료를 독파했던 그에게 저는 개인적으로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경찰일 때의 정도만처럼 그는 강도일때도 강도로서예의를 지키고, 최선을 다합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고 했지만 그가 떠날 때는 아무도 박수를 처주지 않습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힘의 압력과 바늘구멍을 뺀 나머지의 융통성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바늘구멍같은 그의 유도리(융통성)없는 삶을 즐겁게 볼 수 있었던 건, 저런 사람 하나 있으면 세상 살 맛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기때문입니다. 물론 그가 경찰로 돌아오면 우리는 다시 외면할테지만, 다른 이들의 매서운 눈초리보다 자신의 소신을 가장 우위에 두는 그의 삶을 한발짝이라도 쫒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그런 무모한 강도짓은 안한다는 이 세상 강도들에게 경각심보다 더 큰 '은행외면'을 가져다 줄 것이고, 모의훈련을 통해서 평소 뒷짐만지고 계시는 '그 분들'을 충분히 곤란하게 했다는 점에서 사람(관객)들과의 호흡은 영화 내내 정도만과 함께 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곳곳에 특유의 유머터치가 생동감있게 너울치고, 주연 못지 않은 조연들의 연기도 빛을 냈습니다. 정도만의 얄짤없는 은행강도 모의훈련은 우리의 삶으로 넘어와서 마침내 진정한 성공입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지만, <바르게 살자>는 책보다 적은 분량으로 더 큰 즐거움을 안겨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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