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역시 재일동포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박치기> <고> <역도산> 등 꽤 많은 작품에서 재일동포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영화속 주인공 히데노리는 재일동포 2세로서 가족과도 떨어져 혼자 지내고 이지메의 추억이 서린 학교는 안간지 오래이다. 칼에 손이 베어 피가흘러도 여자에게 뺨을 맞아도 실실 웃기만 하는 마치 정신병환자와도 같은 인물이다. 그런 그와 유미와 타로는 히데노리의 계획에 동참하는데 그건 죽은 히데노리의 누나에게 한국을 보여주는 것이다. (히데노리는 누나의 죽음앞에서도 웃으며 "나도 죽을까?"라고 한다) 영화속에서 나오는 수많은 사회적인 논쟁점이 될만한 사항들과 그들은 정면으로 충돌하는데 전혀 물러섬이 없다. 순수한것인지 무식한것인지 모르지만 그들에게는 가장 현실적인 돌파구인 셈이다.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상상의 장면또한 매우 평면적인데 이는 곧 직접말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감독의 연출인 셈이다.
과거의 시대적인 배경에 따라 재일동포가 소재인 영화에서는 언제나 우리의 민족과 핏줄이 등한시되고 피해자의 위치에 선다. 이 영화에서도 직접적인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보상주의의 심리가 남아있다. 그것이 그다지 씁쓸하지는 않으나 다만 나는 이런 소재의 다양성이 존중받고 가능한 일본영화의 광대함에 볼때마다 놀랍고도 부럽다.
결국 엔딩으로 접할 수록 감독은 관객에게 판단을 맡긴다. 주인공 히데노리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웃는 것처럼 우리는 스스로의 생각에 기댈 뿐 정확한 답은 알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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