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보길 잘한 것 같다. 단아하면서도 강한 황진이의 모습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영상미와 황진이의 아름다움이 합쳐져 무엇보다 강하고 아름다운 영화가 되었다.
어쩌면 황진이보다 더 아름다운 영상이 내 눈을 잡아끌었다.
어둠과 밝음, 명도의 조절이 굉장히 돋보이는 영화였다.
무엇보다 인물들이 나올때 얼굴의 반은 어둠을 반은 빛을 주는 것이 많았다.
특히 황진이의 얼굴엔 그런 특징들이 많았는데, 난 그것이 참 마음에 들고 눈에 들어왔다.
어쩌면 화려하고 아름다운 황진이의 모습과 또 그녀에게 있는 어둠과 슬픔, 감춰놓은 그녀의 내면속 어두움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또, 황진이의 의상은 드라마 속 황진이의 의상과 판이하게 달랐다. 화려하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기생이지만 화려하고 붉은 빛 계열의 옷은 입지 않고 어둡고 단아한 옷들을 입었다.
어쩌면 옷에 상관없이 황진이 자체에서의 아름다움을 더 나타내고 싶었던 것 같다.
어둡고 조용하지만 손 댈 수 없는 아름다움을 말이다.
또한 그런 황진이를 조선 최고의 기생뿐만 아니라 정많고 연약한 인간적으로 표현했다.
언제나 당당하고 강할것만 같은 황진이에게 그런 인간적모습도 담아내어 더욱 좋았다.
러닝시간이 꽤 긴 편이었다.
사실 이 러닝시간에 한 인물의 삶을 다 담아낼 수도 있지만 그것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아무래도 이 영화속의 황진이든 뭐든 드라마 '황진이'와 비교 될 수 밖에 없고 비교를 한다면 아무래도 영화쪽이 패한 것 같다.
하지만 드라마와 영화속의 것들은 비슷한 것이 얼마 얼마 없었다. 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어? 드라마에선 안 그랬는데'라는 생각이 몇십번은 지나갔다.
이 영화가 제일 실패 한 것은 시간이라는 최고의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 한 것이다.
그래서 무엇이든 짧고 단순하여 이해와 공감을 사기 힘들었다. 황진이가 무사를 만나 가르침을 얻고 깨달음을 얻었는데 그 부분도 너무나 짧아서 관객이 이해하고 동감하질 못했다.
드라마에서도 이 내용이 비춰졌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드라마와 빗대어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드라마와 달랐던 것은 드라마는 황진이 자체의 모습과 삶을 중점에 두었고 영화는 황진이와 놈이 두사람의 사랑을 중점에 두었다.
그래서 그런지 조선 최고의 기생이란 말을 들을 만큼의 도도함과 힘이 비춰지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결국 몸을 팔 수 밖에 없는 나약하고 힘없는 기생의 모습이 보여서 아쉬웠다.
또한 영화 속에 황진이의 삶은 있었으나 기생의 삶은 없었다.
기구한 기생의 삶의 애환은 등은 보이지 않고 기존의 인식대로만 기생의 모습이 비춰졌다.
내가 생각하고 쓰는 이 리뷰도 드라마와 영화가 비교되서 써져 있는걸 알지만
어쩌겠는가. 나와 국민들에게 먼저 황진이가 들어온 것은 드라마였는걸.
어쩌면 드라마와 영화가 겹친 것이 이 영화에게 더 독이 된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