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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soon9420 2007-09-23 오전 11:03:49 1538   [5]
 

문제는 이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vs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활기차고 귀엽지만 일할 땐 누구보다 열정적인 패션 컨설턴트 유나(엄정화)와 유머러스하고 다정다감한 호텔리어 민재(박용우)는 알콩달콩 친구 같은 커플! 그러나 연애 4년, 결혼 3년에 뜨겁기보단 편안한 생활형 부부. 여자에게 무심하고 차가운 워커홀릭 영준(이동건)과 지적인 외모와 차분한 성격의 조명 디자이너 소여(한채영)는 젊고 잘난, 남 부러울 것 없는 커플! 그러나 그저 남편과 아내로서만 살아가는 설레임은 없는 부부다.

(네이버 영화정보 內  줄거리 중 일부)

 

처음엔 영준과 소여 커플에게는 사랑이라는 게 없는 줄 알았다.

말 그대로 정략결혼..그 이상과 그 이하도 없는 그런 무미건조한 부부.

하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소여는 영준에게 묻는다.

"왜 나량 결혼했어요?"

영준은 이렇게 대답한다.

"어느날 현장에 갔는데 왠 여자가 정장을 쫙 빼입고 안전모를 쓰고 있는거야.

보통 여자들 정장 입으면 안전모 안쓰려고 하는데 그 여자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쓰고 사람들 사이에 서 있더군. 궁금해졌어. 어떤 여자일까?"

그러자 소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도 시작은 나쁘지 않았구나?"

 

그래..뭐 사랑이 아니었을 수 있다. 영준은 어렸을 때 옆집 누나 이후로는 장난치고 싶어질 만큼 관심이 가는 여자는 유나 하나 뿐이었으니 소여에 대한 마음은 사랑이 아니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감정이 없는 두 사람이 만난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유나와 민재...

이들은 연애만 4년, 결혼 이후 7년...

서로를 바라보면서 아직도 가슴이 뛴다면 그건 심장에 이상이 있는 거라고 단정할 정도로 편하고 편해서 이젠 지루하기까지 한 그런 커플...

하지만 요즘처럼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풍조속에서

4년을 사랑하고 결혼하고 또 3년을 살아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옛날도 아니고 단순히 정 때문에 살았다고, 만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확실히 다소 무거울 수 있는 크로스스캔들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러면서도 깔끔하게 표현한 영화긴 하다.

중간에 한채영과 박용우의 베드신이 왜 꼭 그렇게 적나라하게 나가야 했는지는 아직도 의문스럽지만(개인적으로 너무 끈적했다) 이동건과 엄정화의 서로 좋아하면서도 티격태격대는 모습, 최재원의 시기적절한 애드리브성 멘트가 한결 상큼한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정말 지금 생각해봐도 소여와 민재의 사랑만 너무 심각하게 보여준 것 같았다.

마치 둘의 사랑만이 운명적이고 애절하고 소중한 것처럼 울음도 많고 억지로 누군가가 방해하는 것 같고 순결한 것처럼...그렇게 표현되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유나와 영준의 사랑도 소중한 거였다.

끌리지만...태어나서 어렸을 때 이후로 정말 처음으로 끌린 여자이지만

그녀가 그 사람 없으면 안된다고 하니까 그래도 지켜주고자 했던 영준과

다른 사람이 마음에 들어왔지만 나 없으면 안될 것 같은 남편, 차마 내치지 못해서

끝내 가정을 지키겠다는 유나의 모습은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아~ 얘기가 다른데로 샜군..

어쨌든! 처음 시작할 때 쓴 것처럼 이 영화를 보면서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지금 살고 있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도 아닌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 지금 살고 있는가?

어떤게 중요할까? 지금?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어떻게 정의내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많은 나이를 먹은 것은 아니지만 사랑의 표현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20대 초반에야 불같은 사랑, 가슴떨리고 열정적인 사랑이 모든 사랑의 전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친구처럼 편안함, 익숙함도 사랑의 또 다른 형태라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열정적이었던 두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무던해질 수 있는 것인데 과거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들이 사랑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나는 지금은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지 않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게다가 지금이라는 현재형 단어는 너무 가변적이다.

내가 지금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것은 또 과거가 된다.

 

뭐 내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람과 함께 하지 않기 때문에 더 자신있게 말하는지도 모른다. 나도 영화의 네 주인공처럼 어느 순간 폭풍처럼 다가온 누군가로 인해 사랑이라고 믿었던 내 옆의 사람을 놓아버리고 싶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런 감정만으로 뭔가를 결정하기에는 너무 파장이 큰 문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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