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를 빼앗긴다. 주변 사람들이 더이상 자신이 알던 사람들이 아니다. 친숙함이 낯섬으로 변질되는 것, 공포로써는 대단히 매력적인 소재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 영화는 뭐랄까... 쉽다. 좀더 무거워도 될 듯 싶건만 가볍고 빠르다.
1. 단일적이고 이성으로 무장된 흐트러짐 없는 외계인들과 개별적이고 감성적인 예측할 수 없는 인간들, 이 두 무리의 대립에는 날카로움이 없다(글쎄, 한쪽에 감정이라는 것이 없어서일까?).
2. 평화롭고 이성적이고 세계를 동경하면 인간의 이성을 신뢰하는 캐롤이 극한 상황에 도다르자 범죄를 저지르는데 그에 대한 내면적 갈등도 적은 편이다(없지는 않다).
3. 아들을 구하자마자 모든 일이 해결된다(간단하게 백신이 만들어지고 외계인들은 박멸된다. 똑똑하고 이성적인 외계인들, 대응도 못하고 맥없이 당한다).
뭔가 더 가슴 졸이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주 재미없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뭔가 아쉽다.
영화가 끝나고 같이 봤던 친구가 말했다. "재밌는데... 3%가 모자르다." 나 역시 동감이다. 재밌지만 3%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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