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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저 댄 픽션!!! 스트레인저 댄 픽션
hongwar 2007-09-27 오전 12:31:33 1257   [8]

정확히 8시 17분에 출근 버스를 타는 남자,

칫솔질은 정확하게 78번을 하는 남자,

밤 11시 23분이면 어김없이 잠자리에 드는 남자.

주인공 해롤드 크릭은 그런 사람이었다.

흐뜨러짐없이 꼬박 12년을 성실하게 살아온...

그러던 어느날 해롤드에게 커다란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해롤드의 생활을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그의 일상을 지켜보고 있는 듯이,

그의 행동을 예측이라도 하고 있는 듯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제 3자적 전지적작가 시점으로 해롤드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그랬다. 해롤드는 알지 못했다. 자신의 삶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어쩌면 관심 조차 없었는지 모른다.

그냥 주어진 삶에 아무런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삶.

마치 수학 공식 처럼 한치의 오차도 없는 그의 일상에 대한

어떤 격렬한 반응도 하지 않은 채, 참 무던하게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보는 사람이 갑갑할 정도로 그의 삶은 정리되어 있었고, 정확했으며,

어떤 오차의 범위도 허용하지 않는 듯 보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소설의 주인공이 된 해롤드와

해롤드의 삶을 자신도 모르게 통제하고 변화시키게 된 소설가 카렌.

 

소설만큼이나, 그 소설만큼이나 이상한.. 그리고

더 기발하고 우연적이며 또는 필연적인 삶.

소설가 칼비노의 말을 인용한 더스틴 호프만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문학은 크게 2가지로 정의된다. 비극과 희극.

삶의 연속성과 죽음의 필연성."

과연 우리들의 삶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비극과 희극...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 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필연적으로 다가온다.

 

이제 조금씩 변해가는 해롤드와 그의 일상.

매일같이 반복되던 일상에서 조금은 벗어나 보기도 하고,

예쁜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예전에 꿈꾸던 기타를 배우기도 한다.

그렇다. 우리는 시간에 묻혀, 용기를 잃고,

그 시간과 함께 흘러가며 자신의 꿈을 접는다.

꿈도 잊고, 열정도 잊은 채... 아니 예전에 그런

마음을 품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해롤드의 지루하게만 보이는 일상이 어쩌면 지금 우리들의 모습일 것이다.

그런 내 일상이 누군가가 쓰는 대로,

누군가가 의도하는 대로.. 때론 내가 원하는 대로

변화된다면... 나는 어떤 걸 소망할까..?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것일까..?


(총 0명 참여)
jrs0610
아.. 이거 생각 많이 하게 하는 영화네요   
2007-09-27 03: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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