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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에 행복했고, 행복했음에 가슴 아픈 사랑의 기억!! 행복
julialove 2007-09-27 오후 2:31:13 31845   [40]

poster #3 

사랑이라는 주제는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과 들려주는 이야기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때로는 질투가 날만큼 열정적이고 뜨거운 사랑의 모습으로, 때로는 가슴 시리도록 냉정하게 식어가는 사랑의 모습으로 관객들을 웃고 울리게 만들어 준다. 가장 통속적이고 평범한 소재이지만 그 모습에 따라 다양한 감정과 메시지를 전해주는 ‘사랑’이란 테마는 언제나 작품 속에서 관객으로 하여금 느끼게 해주고,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 주는 숙제같은 것이기도 하다. 가슴으로 느끼고, 머리로써 생각하고, 눈으로 바라보고, 귀로 들으면서 입으로 말하는 것...누구나가 쉽게 하고 있는 행동들이지만 정작 그 속에서 하나하나의 의미는 쉽게 알 수 없는 것들이다. 사랑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랑한다고 느끼고, 상대방을 생각하고, 언제나 바라봐주고, 사랑한다는 말을 들려주고, 또 입으로 사랑을 표현하지만 정작 ‘사랑’의 의미에 대한 해답을 찾기는 어려운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랑영화가 관객들에게 쉬우면서도 어렵게 다가오는 것이다.

still #9

편안함 감성으로 다가오는 허진호식 멜로, 사랑에 대한 또다른 질문으로 찾아 오다!!

매번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사랑에 대한 질문을 넌지시 던져 주었던 허진호 감독이 또한번 어렵지만 풀어 보고픈 사랑에 대한 질문으로 관객들을 찾아 왔다. 누구나가 꿈꾸는 아기자기하고 매력적인 사랑을 그리는 로맨틱 코미디, 시종일관 눈물을 자아내고 가슴 아프도록 슬픈 사랑을 이야기하는 최루성 멜로, 격정적이고 때론 파격적일 만큼 뜨거운 육체적인 사랑의 에로틱 드라마 등등 무수히 많은 사랑영화들이 있지만 허진호 감독이 말하는 사랑은 다르다. 많은 사랑영화들의 공식들을 포괄하며 그야말로 ‘멜로영화’다운 멜로영화를 그리지만 그 속에는 지극히 평범한 현실과 일상이 묻어있고, 냉정하리만큼 솔직한 감정과 진심이 담겨있으며, 무엇보다 단순히 웃거나 눈물 흘리면서 바라볼 수 없는 ‘우리의 모습’ 그리고 ‘우리의 사랑’이 담겨 있는 것이다. 영화 [행복]의 영수와 은희는 자신들이 가진 병을 치유하기 위해 살고 있는 ‘희망의 집’이라는 한적한 시골 요양원에서 첫 만남을 가지게 된다. 영수와 은희는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만 단지 이름 하나와 육체적인 아픔이라는 공통적인 상처만으로 이해하고, 감싸주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만들어 간다. 우연히 찾아와서 조심스레 서로를 이해해가고, 가슴 따뜻한 사랑을 만들어 나가는 허진호 감독만의 멜로 스타일이 영화 [행복]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작은 사진관, [봄날은 간다]의 허름한 기차역처럼 영화 [행복] 역시 시골의 작은 구멍가게 앞에서 피식하고 웃음이 날만큼 대수롭지 않은 첫 만남으로 시작한다.

still #16

통속적이지만 예쁘고, 촌스럽지만 가슴 설레이는 허진호식 사랑의 이야기..!!

운영하던 클럽을 파산하고, 술과 담배에 찌들어 살아오던 영수는 간경련으로 인해 ‘희망의 집’이라는 작은 요양원으로 오게 된다. 폐암, 심부전증 등 저마다 육체적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그 곳에서 8년째 머물고 있는 ‘은희’를 알게 된다. 조금만 뛰거나 감기에 걸려 숨이 차게 되면 죽게 될 정도로 심각한 폐 질환을 앓고 있는 그녀는 언제나 밝고 힘차며, 얼굴에는 웃음과 환한 미소만으로 가득하다. 영수는 답답하고, 짜증스럽기만 한 요양원 생활에서 은희를 통해 즐거움을 찾게 되고, 은희는 비록 몸이 아프지만 영수에 대한 감정만큼은 솔직하게 표현하고, 사랑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다가선다. 영화 [행복]이 가진 요양원이라는 배경과 병에 걸린 남자와 여자라는 설정은 관객들에게 그리 공감가거나 와닿는 요소가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그러한 배경과 설정으로 인해 오히려 반감을 가질 수도 잇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 [행복]은 이렇듯 통속적인 설정과 배경으로써 허진호 감독만의 스타일을 녹여 색다른 사랑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단 둘이 극장에서 영화도 보고, 산책을 하기도 하고, 스킨쉽과 키스도 하며 사랑을 만들어 가는 영수와 은희의 모습은 지극히 평범한 연인들의 모습이다. 때로는 식상하고 진부한 사랑 이야기를 예상하는 관객을 향해 마치 반박이라도 하듯 평범한 연애공식을 비꼬기도 하고, 촌스러울 정도로 닭살 돋는 애정표현으로 예쁜 사랑 이야기를 그려 나간다. 이렇게 영화 [행복]은 처음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이 가지는 설레임과 가슴 한 구석을 지속적으로 두근거리게 하는 묘한 힘을 가진 사랑의 매력을 질투가 날만큼 예쁘게 만들어 보여준다.

still #1

자연속에서 전해지는 편안하고 차분한 감성적 사랑!! 일상적인 언어에 묻어나는 주옥같은 사랑에 대한 대사들!!

이른바 ‘허진호 멜로 매니아’들이라 하면 꾸민듯 하지만 꾸밈없고, 낯선듯 하지만 일상적인 사랑 이야기에 흠뻑 빠진 관객들일 것이다. 바로 그것이 지금까지 보여준 허진호 감독의 멜로가 주는 매력이며, 영화 [행복] 역시 그러한 매력을 그대로 담고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외출]에 이르기까지 허진호 감독의 멜로는 언제나 서울을 떠난 한적한 지방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 [행복]의 영수가 서울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선택한 곳 역시 한적한 시골의 요양원이다. 바로 조용하고 한적한 배경이 주는 안정과 차분함, 그것이 바로 허진호 감독의 멜로영화가 관객들에게 편안하게 다가오는 이유일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영화에서는 서울의 이미지와는 전혀 상반되는 느낌의 시골풍경과 농촌 마을의 모습을 대비시켜 가며 영수라는 캐릭터의 감정의 변화를 더욱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영화가 담고 있는 사랑에 대한 감성을 보다 뚜렷하게 느끼도록 해준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뜨겁도록 따스한 햇빛, [봄날은 간다]의 봄바람과 벚꽃, [외출]의 하얀 눈을 통해 사랑의 이미지를 강하게 그려나간 허진호 감독은 영화 [행복]에서도 숲길과 시골마을, 논과 밭 등 자연과 그 속에서 만들어 지는 사랑의 이미지들을 그야말로 허진호 감독다운 모습 그대로 담아 내고 있다. 그리고 허진호 감독의 멜로영화의 트레이드 마크라 하면 일상적인 언어로 구사되는 사랑에 대한 주옥같은 대사들에 있을 것이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솔직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대사로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져 주었듯이 허진호 감독의 영화 속에는 우리가 쉽게 말할 수 있는 대사 한마디이지만 그를 통해 가슴 시린 아픔을 전달하기도 하고, 사랑에 대한 솔직한 정의가 담겨 있다. 영화 [행복]은 일상적인 언어들로 때론 웃음을 주기도 하고, 사랑의 설레임을 전달하기도 하며, 짧은 한마디로써 눈물 짓게도 만들면서 다시금 사랑에 대한 주옥같은 대사를 들려준다.

still #18

사랑의 또다른 이야기 "행복".."행복"에 대한 허진호 감독의 질문!!

언제나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관객들과 대화를 해온 허진호 감독은 이번 영화 [행복]을 통해 제목처럼 사랑과 함께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하게끔 해주고 있다.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요양원을 떠나 따로 살게 되는 영수와 은희는 너무도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50원짜리 봉투값 하나도 아쉽고, 아픈 몸을 치유하기도 버거운 그들이지만 사랑이라는 든든한 버팀돌이 있기에 함께 살아가는 하루가 행복하고 소중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시련이 찾아오고,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의 대사처럼 사랑의 변화에 대해 또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사랑 하나만으로도 행복했던 영수와 은희에게 있어 ‘행복’은 서로가 곁에 있기에, 사랑하기에 찾아 온 그 순간이었다. 자신에게 오늘 하루는 내일 보다 소중하다는 은희의 말처럼 매 순간 찾아오는 그 행복을 간직하고픈 은희와 지금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며 또다른 행복을 추구하려는 영수의 모습은 바로 우리들이 가진 ‘행복’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일 것이다. 누구나 사랑을 하는 순간만큼은 행복하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지만 그 순간을 소중하게 간직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보다 나은 현실과 또 다른 모습의 사랑을 통해 행복을 찾으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영수와 은희의 모습을 통해 전자가 여자들이 행복을 바라보는 시각이고, 후자가 남자들의 행복에 대한 시각이라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 [행복]은 남자나 여자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그리고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 해준다. 사랑하기에 찾아오게 되었고, 사랑이 있기에 가능했던 행복과 그 순간에는 몰랐지만, 행복했던 그 순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알게 되는 잔인한 배움, 그것이 바로 우리가 ‘행복’을 찾게 되는 모습인 것이다.

still #10

임수정과 황정민이 엮어내는 진심어리고 가슴 아픈 사랑연기의 매력에 파고들다..

지금까지 허진호 감독의 멜로가 주는 여러 가지 매력들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그 어떤 요소들보다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아마도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에게 있을 것이다. 심은하, 한석규, 이영애, 유지태, 손예진, 배용준까지 매번 당대 연기에 절정에 오른 배우들과 한국 영화계에 있어 대표적인 배우들로써 이목을 집중 시켰기에 허진호 감독은 이번 [행복]에서도 황정민과 임수정이라는 멋진 두 배우로써 관객들을 그의 영화가 주는 매력에 흠뻑 빠지도록 해준다. 먼저 작품마다 좋은 연기로써 젊은 20대 여배우의 내공을 보여주고 있는 임수정의 정통 멜로연기가 돋보인다. “나 보기보다 나이 많아요.”라며 영화에서도 말하듯 대표적인 동안배우인 임수정은 지금껏 여러 작품에서 보여준 연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멜로연기로써 관객들의 감정을 자극 시켜준다. 병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힘차고, 밝게 살아가며 사랑에 있어서도 솔직하고 당당하는 은희라는 캐릭터는 다시금 임수정이라는 배우에 대해 감탄하게 해준다. 사랑에 아파하며 눈물 흘리는 모습부터 사랑에 헌신적인 여자의 모습까지 성숙하면서도 여린 임수정의 매력을 확인하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이미 [너는 내 운명]을 통해 명실공이 최고의 멜로연기를 보여주었던 황정민은 이번 영화 [행복]에서 사랑에 대한 이중적인 모습을 가진 영수라는 캐릭터를 통해 또다른 매력의 멜로연기를 보여준다. 사랑에 대해 너무도 쉽게 약속하고, 너무도 쉽게 변해가는 남자의 모습과 진실한 사랑에 후회하는 남자의 모습까지 서로 다른 색깔의 연기로써 역시나 황정민이라는 배우의 연기가 주는 힘을 느끼도록 해준다. 뿐만 아니라 요양원 원장을 연기한 신신애와 박인환을 비롯한 요양원 식구들로 나온 조연배우들로써 인간미를 더해주며, 세련된 이미지로 영화의 또다른 매력을 더해준 공효진과 류승수까지 영화 [행복]에는 여러 캐릭터와 배우들이 보여주는 연기가 주는 즐거움까지 있다.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그 무엇보다 잔인하고 냉정한 것이 사랑일 것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매 순간을 행복하다고 여기다가도 어느새 그 ‘사랑’으로 인해 불행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 가진 이중성이며 모순인 것이다. 영화 포스터의 노골적이면서도 뜨끔한 카피 ‘변치 않겠다는 새빨간 거짓말‘처럼 영화 [행복]은 사랑에 대한 진심어린 시각으로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조심스럽지만 따끔하게 사랑과 행복에 대한 대화를 하며, 현실을 비추어 보여준다. 억지로 상상하며 눈물을 쥐어 짜내지 않고서도 충분히 가슴 아프고,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내 모습을 보는 듯 편안하고 일상적인 그 느낌, 그것이 바로 허진호 감독의 멜로영화의 매력이다. 영화 [행복]은 지금 사랑고 있는 사람들에겐 ’사랑‘을 통해 찾게 되는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고, 사랑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겐 진실한 ’사랑‘을 찾음으로 얻게 되는 ’행복‘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시간을 만들어 줄 것이다. 괜시리 감성적으로 변하는 가을, 허진호 감독의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멜로영화 한 편에 기대어 차분하게 가을을 즐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고서 떠오른 한 편의 시가 있었어요.  유치환님의 <행복>이라는 시랍니다. 이 시의 느낌과 영화의 느낌이 참 닮아 있는것 같네요. 시도 첨부해 봅니다..^^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 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서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총 1명 참여)
leejisun24
배우들 연기는 정말 좋았음   
2007-10-17 20:07
harmatan
배우들은 참 좋아요   
2007-10-13 20:10
egg0930
대단해요~   
2007-10-12 13:50
dlsgud22
와 ~~   
2007-10-11 21:55
khkyum
임수정과 황정민의 연기
화학적 반응이 확 달라지네   
2007-10-11 14:36
semoon78
정말 대단합니다.
  
2007-10-10 15:41
oksusu0720
정말.. 평론가 처럼 쓰신거 같애욤..   
2007-10-10 09:32
hy1020
정말 잘 쓰셨네요 ㅎㅎ   
2007-10-09 16:06
szin68
어색한 여배우...이번엔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2007-10-09 00:22
leejisun24
미치겠다 진짜보고싶다..   
2007-10-03 17:06
pjs1969
베스트 리뷰에 당첨되어서 축하드립니다   
2007-10-02 20:49
pjs1969
평론가 같네요~ 나도 보고싶어요~   
2007-10-02 20:48
njindong
마지막 시..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인데 영화도 보고싶게 만드네요..   
2007-09-28 13:17
shelby8318
우와.. 글 정말 잘쓰셨쎄요.   
2007-09-27 21:48
leejisun24
미친듯이 기대ㅠㅠㅠㅠㅠㅠㅠㅠ   
2007-09-27 20:17
skh31006
아.. 행복 너무 재미있겠다 ㅠ ㅠ   
2007-09-27 18:03
1


행복(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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