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 위대했던 음악가가 있다. 그러나 그 위대함은 그의 삶에 대해 끝없는 자기 파괴와

이룰 수 없었던 사랑의 비극을 요구했다..

영화 불멸의 연인은 베토벤의 죽음직후 그의 유언 속 의문의 여인에 대한 자취를 따라가는 과정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풋내기시절의 여인부터 그가 한때 음악을 포기하면서까지 헌신했던 칼 베토벤까지..그러나 그가 사랑했던 여인과 가족들은 끝까지 그와 함께 하지 못한다. 베토벤의 포악한 성격과 괴벽때문이었을까?..

그러나 영화를 보면 볼수록 베토벤에 대한 나의 연민이 점점 더 깊어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속에서 베토벤은 냉소적으로 내뱉는다.

실수하는 건 괜찮다. 그러나 열정없는 연주는 죄악이다..음악을 듣는다는 건 그 곡을 쓰던 작곡가의 감정을 상상하며 이해하는 것이라던..

지나치듯 흘러가는 대사지만 영화와 함께 흐르는 베토벤의 주옥같은 음악들은 그의 험난했던 인생을 동시에 보여주며 그의 음악의 탄생이 그의 삶과 결코 무관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환희의 찬가가 흐르며 늙은 베토벤이  아버지에게 학대받던 어린 시절. 그를 피해 도망쳐나온 호수가의 밤하늘을 쳐다보는 기억을 회상하는 장면을 보면서 신은 베토벤에게 불행을 준대신 위대함을 잉태하게 했다는 생각이 문득 스치고 지나간건 지나친 과장일까?

그의 숨겨진 사랑의 이야기도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그의 인생은 이 곡 하나를  위해 존재했다는 내멋대로 생각에 빠지게 한 이 영화. 부끄럽지만 눈물까지 짜며 봤던 이 영화는내 삶속에 또하나의 흔적이 되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