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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걸즈 드림걸즈
hongwar 2007-10-01 오후 11:07:16 1448   [5]

뮤지컬 영화는 화려하다. 눈과 귀가 호사스럽다. 많게는 1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비싼 티켓을 끊지 않아도 훌륭한 음향으로 한바탕 쇼를 즐길 수 있다. 아무리 그래봐야 실제 뮤지컬보다 생생한 감동을 주겠냐마는, 그래도 비용 대비 최대의 효과를 선사하는 기특한 녀석이 뮤지컬 영화이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는 무대예술의 한계를 쉽게 극복하는 영화적 기법의 날개를 달고 좀 더 멋들어진 순간을 선사하는 것도 사실 아니던가.


또 한 편의 뮤지컬 영화 [드림걸즈]는, 마찬가지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걸출한 뮤지컬 영화 [시카고]의 각본을 쓴 빌 콘돈 감독이 연출과 각색을 맡았고, 오리지널 배우들이 출연한 것은 아니지만 그 대신 인지도가 높은 유명 배우들이 여럿 등장한다. 미국 내에서의 폭발적인 인기와 골든글로브 수상 소식, 그리고 오스카 노미네이트 소식까지 이어지면서 영화 외적으로도 관심을 유도하는 요소들이 풍부하다.


그렇게 베일을 벗은 [드림걸즈]는, 과연 뮤지컬 영화가 줄 수 있는 재미를 100% 이상 선사한다. 뮤지컬 영화의 일차적 조건이 노래와 춤이라고 했을 때, [드림걸즈]를 수놓은 다양한 장르의 수록곡은 빼어난 사운드로 귀를 즐겁게 해주며, 배우들의 춤과 [시카고] 제작진이 만든 화려한 무대는 눈을 즐겁게 해준다. 원작 뮤지컬의 음악을 맡았던 헨리 크리거가 영화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원작에는 없던 신곡까지 작곡하면서 더욱 풍성한 사운드를 책임진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노래와 춤이 훌륭하다는 것은 그것을 전달하는 배우들의 매력도 빛을 발한다는 소리이다. 배역 상 가수이기에 더욱 노래와 춤에 열심을 보인 제니퍼 허드슨, 비욘세 놀즈, 에디 머피의 가창력은 흠잡을 구석이 전혀 없다. 무명의 제니퍼 허드슨의 폭발적인 가창력에 놀라고, 그저 예쁜 스타이겠거니 했던 비욘세 놀즈의 안정된 보컬에 놀라고, 코미디 배우인줄로만 알았던 에디 머피의 열창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상대적으로 노래의 비중은 적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연기만으로도 다른 배우들에 뒤지지 않는 존재감을 가지는 제이미 폭스도 빼어나다.


그리고 [드림걸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재미는, 실존인물에게 영감을 받은 등장인물들이 재현하는 과거의 미국사회와 쇼 비즈니스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미 잘 알려졌듯, [드림걸즈]의 "드림즈"는 실존 보컬 그룹 "슈프림즈"를 모델로 하며, "드림즈"의 디나 존스(비욘세 놀즈)는 "슈프림즈"의 다이애나 로스를 모델로 한다. "슈프림즈"의 탄생 동기부터 멤버의 탈퇴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이야기들이 각색을 통해 [드림걸즈]에 담긴 것도 물론이다. 흑인 차별과 검은 뒷거래가 성행하던 당시 쇼 비즈니스의 현실도 자연스럽게 드라마 속에 녹아 있다.


빌 콘돈 감독은, 먼저 이런 드라마의 곁가지는 최대한 배제하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가령 이야기 속에 흑인폭동이나 마틴 루터 킹 목사 등 흑인차별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실화가 삽입되는데, 이를 토대로 보다 깊은 이야기를 던지고자 하는 것은 아닌 듯싶다. "드림즈"와 제임스 얼리(에디 머피)가 흑인 그룹이기에 겪게 되는 차별도 드라마의 핵심 요소는 아니다. 대신 빌 콘돈 감독은 한 무명그룹이 성공하기까지의 큰 드라마 속에서 당시 시대상황을 연상시킬 수 있는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버무린다. 물론 드라마가 음악을 넘어서지 않는 선을 조절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렇기에 [드림걸즈]의 진짜 주인공은 음악이다. 다양한 장르의 빼어난 음악들은 등장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어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드라마 구성의 빈틈까지도 음악이 채워줄 정도로, [드림걸즈]의 음악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이 넘친다. 강하고, 부드럽고, 신나고, 애절한, 온갖 음악들의 향연이 [드림걸즈] 펼쳐져 있다.


서두에 던진 명제를 다시 한 번 상기한다. 뮤지컬 영화는 화려하다. 눈과 귀가 호사스럽다. [드림걸즈]가 정확하게 그러하다. 2시간을 훌쩍 넘기는 긴 러닝타임 내내 흘러나오는 다양한 음악들을 듣고 나면 누구라도 여운과 흥분의 포만감이 가득할 것이다.


(총 0명 참여)
thesmall
글쿤요   
2010-03-14 21:41
soja18
잘 읽었습니다..   
2009-12-22 18:39
shelby8318
글 잘 봤습니다.   
2007-10-02 08:0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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