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종문] 에너미 라인스 - 잘 만든 컴퓨터 게임같은.. |
|
에너미 라인스 |
|
|
hpig51
|
2002-02-17 오후 9:30:25 |
1939 |
[1] |
|
|
전체적으로 헐리웃 전쟁 영화는 몇가지의 공통점을 갖는다. 천하무적 영웅이 나타난다던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결국에는 목적을 달성한다던지 미국의 패배는 절대 있을수 없다던지 세계 경찰은 미국이 맡겠다는 간접 표현을 한다던지 등등... [에너미 라인스] 역시 헐리웃 영화의 이런 구조를 크게 벗어나진 않지만, 아마도 기존 전쟁 영화와 같다고 선입견을 갖는 것은 너무 성급한 추측이 아닐까? [에너미 라인스]는 미국만세 + 영웅탄생 소재의 영화들과 분명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 만약 아군이 적의 진지에 갇혀있다면, 모든 병력을 동원해서라도 꼭 구출해 온다!!! " 이것은 한명의 군인도 포기할수 없다는, 그건 바로 미국의 명예와 자존심의 실추라는, 그런 의미를 띄고 있는 미군의 기본 정신을 표현하는 문장인 셈이다. 하지만 [에너미 라인스]는 이렇듯 끈끈한 전우애를 부르짖는 주장을 뒤엎는다. 평화 협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수 있으니 버넷을 구출하지 말라는 상부의 지시는 지금까지 필사적으로 구출 작전을 펼쳤던 헐리웃 전쟁 영화들과 상반되는 것이다. 무조건 구출하겠다는 미국의 입장과 반대로 [에너미 라인스]는 그냥 놔두라는 입장을 취한다. 차이점은 또 한가지 있다. 꼭 영웅만 꼭 헐리웃 전쟁 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법은 없다!!! 주인공을 쏜 적군의 총알 수십수백발은 하나도 맞추지 못한채 전부 피해간다. 반대로 주인공이 쏘는 총알은 백발백중 또는 80% 이상의 명중률을 자랑한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영웅이 지금까지의 영화 주인공이었지만, [에너미 라인스]의 크리스 버넷은 다르다. 평범한 파일럿일뿐 그 이상의 능력은 없다. 밀려오는 포위망에서 빠져나가기 바쁘고, 살인마 샤샤에게서 도망치기 급급할뿐 좀처럼 그것에 맞서는 용기를 찾아볼수 없는 한명의 병사일 뿐이다. 항상 그래왔던, 이젠 지루하기까지한 미국의 자국민 구출 소재와 영웅 등장 소재. [에너미 라인스]는 그런 소재를 역이용하고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리가트 제독(@진 해크만)의 선조치 후보고 형태가 바로 그것이다.
위험에 빠진 병사를 무사히 구출해야 한다는 리가트 제독의 결정에서 소수를 다수와 동일하게 중요시 생각하는 인간애를 엿볼수 있다. ( "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하라. " 식의 스토리 설정은 이젠 지긋지긋하다. ㅡ.ㅡ;;; ) 관객은 그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내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에너미 라인스]는 헐리웃 전쟁 영화의 진부적인 코드로 결국 회귀한다는 것이다. 미국 군사력의 우월성은 입증되고, 무사히 돌아온 크리스 버넷은 영웅이 되며, 그 결과는 고스란히 미국 만세!! 아니면 역시 미국!! 이라는 이미지로 남게 된다. 리가트 제독의 결정은 진 해크만의 이미지만 좋게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미국 최강의 이미지를 더욱 굳어지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고... ㅡㅡ?
전형적인 헐리웃 전쟁 액션이기 때문에 [에너미 라인스]를 짜증나게 봤다고 해도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부비 트랩의 충격파로 튕겨나가는 병사와 쾅쾅쾅~ 터지는 지뢰밭을 빠져나가는 버넷의 탈출, 버넷를 구하려는 헬기와 죽이려는 적군 병사들의 숨막히는 총격전,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웅장한 항공모함의 위용, 기타 등등 볼만한 장면은 많았던 편이다. 하지만 SAM(지대공 요격미사일)을 피하려던 F-18 의 몸부림치는 모습을 따라올만한 장면은 없다고 생각한다. 서너기의 미사일을 요리조리 피하다가 결국 격추되기까지의 긴장감 넘치는 스릴은 [에너미 라인스]의 자랑이며 언제 어디서라도 내놓을수 있는 자부심이라고 본다. ( 강력추천!!! 물론 시큰둥하게 느낀 사람도 있었겠지만... ㅡ.ㅡv )
간단하게 정리하면, 주인공 크리스 버넷(@오웬 윌슨)은 평범한 파일럿이다. 동료이며 주조종사인 스택 하우스는 죽지만, 부조종사이며 항법사에 불과한 버넷이 혼자 적진의 포위망(=Enemy Lines)을 뚫고 귀환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가 [에너미 라인스]이다. 온갖 위험한 상황을 극복하면서도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크리스 버넷이 영웅이 되는, 상부의 지시를 어겼지만 위험에 빠진 병사를 구출하기로 결정한 리가트 제독 또한 영웅이 되는, [에너미 라인스]는 무엇인가 다른듯 했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고 말았다. 살아 돌아오는게 불가능하다고 예상했지만 무사귀환한 크리스 버넷, 새로운 소재와 설정에 도전했지만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에너미 라인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크리스 버넷,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여차저차해서 마침내 불가능을 인정해버린 감독. "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 라고 평가되는 [에너미 라인스]... 이번에도 액션 영화의 발전으로 만족해야만 하는가? ㅡㅡa
ps) 종문이의 잡다한 생각들.. ^^;;;
1. 앞에서 보면? 옆에서 보면? 크리스 버넷 역할을 맡은 오웬 웰스. 옆 모습을 보면 잘 생겼는데, 앞 모습을 보면 영~ 아닌 외모. 삐뚤어진 코는 그의 연기 생활에 있어서 마이너스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연기력으로 카바하면 되겠지만, 아무래도 첫인상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는건데.. ㅡㅡa 문득 [화산고]의 송학림(@권상우)이 생각난다. 옆에서 보면 정말 멋진데, 앞에서 보면 평범한 외모... ( 권상우를 비방하는 것이 아니라, 오웬 웰스와 외모면에서 비슷하다는 의미이다. 절대 오해하지 말 것!!! 실제로 권상우를 봤는데, 정말 멋지다!!! 옆모습만... ^^;;; )
2. 이쪽은 눈이 펑펑~ 저쪽은 새싹이 파릇파릇~ 중요한 증거물인 마이크로 필름을 찾으러 가는 버넷과 그를 쫓는 저격수 샤샤. 필름이 있는 언덕위 여신상 주변은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 곳, 거기까지 가는 길은 새싹이 파릇파릇하게 돋아난 곳. 1km도 안 되는데, 여기는 눈이 오는 겨울이고 저기는 새싹이 돋는 봄이고... < 옥의 티 > 일까 아니면 그곳 기후가 그러려니 생각하며 조용히(?) 넘어가야 하는걸까. ^^a
3. [에너미 라인스] vs [에너미 앳 더 게이트]? 스토리와 설정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는 자체가 엉뚱한 생각이지만... ㅡㅡa 쫓고 쫓기는 것도 같고, 나쁜 놈이 한방에 죽어버린 어이없던 결말도 같고... 아마도 제목에 " Enemy " 라는 단어가 중복되어서 그런가 보다. ^^a 그럼 [에너미 라인스]와 [에너미 앳 더 게이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에너미 앳 더 게이트]는 만만한 실력의 두 사람이 쫓고 쫓기는 설정이지만, [에너미 라인스]는 일방적으로 도망치고 쫓아가는 설정일뿐. 그냥 주절거린 것이니까, 괜한 억지 부린다고 구박하진 마시길... ^^;;;
|
|
|
1
|
|
|
|
|
1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