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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 특유의 미적 가치가 부족하다. 라 비 앙 로즈
revopost 2007-10-07 오후 12:50:24 1299   [10]

앞뒤 꽉 막힌 그녀, 척박한 삶을 딛고 재능을 발현하다.

 

영화 초반부, 또래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고 있는 앳된 소녀가 있다.
시장 모퉁이에서는 한 여인이 '장미빛 인생'을, 시장통 사람들의 별 호응도 없는 채로 부르고 있다.
먹고 살기 위하여 그렇게라도 노래를 불러야 하는 그 여인은 앳된 소녀, 에디트 피아프의 어미이다.

 

피아프의 어린 시절은 찌들고 굶주리는 가난이었다.
군 복역 중인 아비, 제 딸의 보살핌 자체가 고역인 어미의 밑에서 방치 그 자체다.
결국 아비는 자신의 어미에게 딸의 보육을 위탁하고 남은 복무를 위해 떠난다.
그래도 할머니의 식당에서 티틴 등의 언니들과 곧잘 어울려 즐거운 유년을 보낸다.
그러다가 각막염을 앓게되고 언니들의 극진한 보살핌 덕에 치유된다.
양지바른 의자에서 눈에 씌운 붕대를 스스로 벗겨내던 날,
풍요로운 햇살에 꽃잎이 가득하다.

 

군을 제대한 아비는 피아프를 자신의 일터였던 서커스단으로 데려간다.
그 곳에서 호기심 가득한 표정의 피아프는 모든 것이 즐거움으로 그려지는 듯 하다.
그러나, 아비는 단장과의 불화 속에 서커스단을 나와 홀로인 채 길거리에서 돈을 번다.
별 신통치않은 서커스 실력이기에 구경꾼들에게 우스움을 받고, 그게 다냐는 조롱에
무작정 피아프더러 뭐든 해 보라며 내몬다.
모자를 들고 다니며 구경꾼들의 돈을 받기만 하던 피아프, 도대체 어쩌라는 난감한 표정에서
곧바로 노래를 뽑아댄다. 프랑스 국가, 마르세이예즈.
1차 세계대전으로 힘겨웠을 프랑스 시민들은 꼬마의 대담함과 꽤 실력있는 노래에 아낌없는 환호를 보낸다.

 

얼추 자란 피아프는 단짝 친구 모몬드와 길거리에서 노래를 하고 돈을 모은다.
공장가는게, 몸을 파는게 죽기보다 더 싫었기에 기껏 번 돈을 상납하며 힘겨운 삶을 영위한다.
그러다 레몽드의 눈에 띄어 드디어 '에디트 피아프-작은 참새'로 태어나게 된다.

 

빠에서 정식으로 노래를 부르며 청중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되는데, 또다른 시련이 닥쳐오고
또다시 노래를 부르고, 미국에서의 성공적인 공연 등이 이어지면서 일약 스타로 발돋움한다.
막셀과의 로망적 사랑, 모몬드와의 헤어짐...
비행기 추락에 의해 막셀과의 사랑, 그마저 끝나다.

 

영화는 내내 노래를 이어준다. 피아프의 삶 구석구석에, 그 장면에 가장 어울릴 듯한 노래들로.
그러다 인생의 막바지, 힘에 겨워 예정되있던 공연을 포기하려 했는데...
'후회하지 않아'를 듣고 마음을 다잡는다. 자신이 꼭 찾던 그 노래라며...

 

영화는 59년 뉴욕에서의 초췌한 피아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영화 초중반까지 중년과 노년의 모습은 어린시절, 유년의 모습, 푸릇하게 자라난 처녀적의 모습들과 교차된다.
말년의 인생이 결코 추하지 않음을, 한창 인기를 누리던 시절이 결코 헛된 망상에서 이룩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려는 듯한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중년의 해안가 인터뷰는 피아프를 보여주는 것에 다다름이 하나도 없었다.
식상한 질문에서부터 허무맹랑한 답변은 오히려 피아프의 삶을 가벼이 보여주는 것으로만 비춰진다.
피아프의 전체 삶의 궤적을 이미 간파했을 관객들에게 좀더 깊은 그 무엇을 보여주는 것이 좋았으리라.


마지막 침상에서 피아프는 아빠를 위해 기도를 올린다. 병든 육신, 힘겹고 가녀린 요동이 인다.
어린시절 식당에서 아빠로부터 인형을 선물받던 장면, 그 인형은 상점 차양막이 내려가는 그 순간까지 어린
피아프가 몸을 숙여가면서까지 시선을 놓치 않았던 집착이었다.
이미 없는 마르셀-아마도 자신의 어미인 듯 싶다-을 떠올린다. 그녀의 어미는 피아프의 재능을 남김없이
주었으리라. 잔돈을 구걸하는 그 어미를 조롱했던, 피아프는 마지막 침상에서 그 장면을, 그 어미의 삶을
어찌 바라보고 있었으리. 기도를 한다.

 

후회하지 않아........
남겨진 새날을 위해..........
오늘 다시 뜨는 새로운 태양을 위해............
내겐 후회 없으리......

 


프랑스 영화 특유의 미적 가치를 보지 못하다.

 

보통 어렵고 난해하다하는 프랑스 영화를, 그 나름의 독특한 영상미.
그리고 이어지는 듯, 끊기는 듯한 스토리...절제된 대사와 이미지로의 표현 등.
그래서 더 집중해서, 그래도 언뜻 이해되지 않는 그 무엇들...
이런 감흥들이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느껴지는 일련의 느낌이리라.
이 중 그 어느 한 가지라도 갖추지 못하면 프랑스 영화가 아닐지어다.
허나 '라비앙 로즈'에서는 이런 느낌은 감퇴되고 만다.

 

아쉽다...
에디트 피아프의 인생을 좀더 가까이 접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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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small
글쿤요   
2010-03-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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