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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의 아류작? 비커밍 제인
dazy222 2007-10-11 오전 2:28:55 1948   [10]

일반적으로 말해서는 좋은 영화라고 볼수있다..

 

영화를 보고나서의 반응을 봐서는 대부분 여자 관객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내 생각만을 이야기하자면 나는 별로다. '오만과 편견'보다 떨어지는 이야기를 제인 오스틴이라는 이름으로 팔아먹는 듯한 느낌이다.

소설가들이 난감해하고 또는 그주위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이 바로 소설을 현실의 반영이라고 너무 믿는것이라한다. 물론 소설에서 하고자 하는 의미나 내용은 현실의 반영이지만 그 작중인물들의 성격이나 경험은 작가가 창조한것이지 작가나 주변사람들의 성격이 그렇지는 않은데.. 독자들이 너무 쉽게 그럴것이라 생각하는게 문제라는 것이다. '비커밍 제인'은 소설인 '오만과 편견'에서 작가가 창조한 캐릭터를 실제 작가의 주변인물들에게 배분한 느낌이 든다. 영화에서나오는 인물이 소설속의 누구의 모델(? 사실은 그 역인것 같다.)인지 너무 확연히 드러나고 심지어 소설속에 나오는 갈등의 원인까지도 그대로 나타난다.

과연 제인 오스틴은 그것밖에 안되는 작가라는 것인가? 창조력은 빈약하고 단지 특이한 경험을 많이해서 그것을 글로 써내려가기만 했다는 것인지....? 아닐 것이다. '비커밍 제인'은 '오만과 편견'의 탄생 배경이 아니라 '오만과 편견'의 주인공들을 재배치한 아류작을 제인 오스틴이라는 이름을 빌려 영화화한것 뿐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영화속의 제인의 사랑이라고 표현되는 내용도 이해가 안될뿐 아니라 싫기까지한다.

오만과 편견이 결론적으로는 돈과 명예가 있는 사람과 행복하게 끝나는 해피앤딩이 될것(?)이라는 이야기가 영화에서 많이 나온다. 그리고 제인의 진정한 사랑은 소설과 달리 톰과의 사랑인것 처럼 나온다.

하지만 내가 볼때 영화에서 그려진 톰은 단지 게으르고, 방탕하고, 즉흥적이며, 예의없고, 여자들에게 생각나는 대로 지껄이며, 영화속에서 제인이 언니에게 편지를 쓸때 형용사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구멍뚤린 편지를 보내야만 하는 딱 그런 사람일 뿐이다.(작가도 나처럼 생각한 것인지,, 아님 제인이 그시대에서 시대의 관념을 초월하는 자유로운 여성상을 나타내 듯이, 톰의 그런 행동들도 단지 자유로운 남성상이고 그런 모습이 사랑받을 만 하다고 생각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오만과 편견이 제인 오스틴을 아직도 살아있는 작가로 만든것은 그런 가벼운 사랑 때문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피상적인 것을 극복하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과 그 심리를 잘그려냈기 때문이다. 오만과 편견에는 싹싹하기는 하지만 성실하지 못한 위컴이라는 캐릭터가 나오는데, '비커밍 제인'에서 톰과 제인의 오빠를 섞은 듯한 사람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때문에 위컴에게 빠진 엘리자베스가 겉모습이 중요한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 가는 과정도 소설의 중요한 내용이다. 그 위컴은 나중에 엘리자베스의 동생중 한명(기억이 그렇다는 거지 정확하지는 않다. 영화에서 톰이 처음왔을때 옆에서 피아노치며 노래부르던 나이어린 캐릭터랑 비슷한 인물이었던것 같다.)하고 사랑의 도피(?)라는 것을 하는 데 그것도 결국은 돈 때문에 도망가면서 같이 데리고 도망간 것에 불과하다. 정말 비열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그런데 '비커밍 제인'은 정말 친구들이랑 매일 술먹고 사창가에서 여자들이랑 놀아나고, 아무이유없이 쌈질이나 하며, 자신의 일에도 충실하지 못하고, 여성편력도 심한 톰이 제인의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왜 감독은 그를 조금더 미화하지 않고 내가 그렇게 느끼게 표현한 것일까? 아마 나랑 다른 생각일 것이다. 톰이 내가 생각하는 바로 그런 캐릭터라면 영화는 블랙코미디도 아니고 제인 오스틴의 어리석음을 비웃을려고 만든 영화가 될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처음부터 시골이라고 무시하고, 사람들에게 함부러 대하며, 저속한 이야기를 하고다니며, 여자들은 경험이 없다고 조롱하던 톰이 제인을 만나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제인도 그를 통해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는 이야기 일수도 있다. 만약 영화에서 말하는게 이런 거라면 더 싫다.

 

'오만과 편견'을 망가뜨리고 '제인 오스틴'을 바보로 만들 면서까지 '비커밍 제인'이라는 영화가 하고싶은 이야기가 고작 바람둥이나 그런 부류의 남자들도 진정한 사랑을 할수 있다는 것 뿐이라면 정말 이해할수 없다.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자주 나오는 이야기고 아직도 많은 여자들이 믿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이 '이 남자가 바람을 피거나 여성 편력이 있는 것은 진정한 사랑을 아직 못 만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내가 그 진정한 사랑일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적으로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일명 선수라는 사람들이 악용하고, 여자들은 거의 선수들에게만 이런 생각을 적용해 주는 것 같다.)

 

좋다! 그렇다면 톰이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됐다고 하자. 그러면 끝인가? 물론 그런 사랑도 의미가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오만과 편견'에서 엘리자베스가 다아시를 사랑하게 된건 진정한 사랑때문이 아니라 작가인 제인 오스틴이 해피엔딩을 만들기 위해서 쓴 것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잘 만들어졌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 할것 같다. 내가 영화를 잘못 이해했기를 바란다.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이나 취향에 따라 쓴 글일 뿐이므로 영화를 재미있게 본 많은 분들이 그려려니 하고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총 0명 참여)
thesmall
글쿤요   
2010-03-14 21:41
tonypooh
흥미로운 분석입니다. 저도 제인 오스틴의 팬으로서, 몇몇 부분은 수긍도 됩니다. 허나, 전 좋은 의도로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제인 오스틴이 더 좋아졌구요. 제 생각에 이 영화는, 너무 옛날 사람이라 위인처럼 느껴지는 "제인 오스틴"을 친구나 친언니처럼 편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2007-10-1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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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제인(2007, Becoming J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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